이토록 재미있는 미술사 도슨트 : 모더니즘 회화편 - 14명의 예술가로 읽는 근대 미술의 흐름
박신영 지음 / 길벗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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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에서 20세기 사이의 '모더니즘 회화'는 다양한 특징을 가진 작품들을 탄생시켰다. 모네의 인상주의, 고흐의 표현주의, 고갱의 원시주의, 마티스의 야수주의, 피카소의 입체주의, 달리의 초현실주의 등 많은 예술가들이 등장했다. 왕과 귀족, 종교인 등 권력자의 전유물이었던 미술은 프랑스 시민혁명 이후 자유를 찾은 예술가들로 인해 새로운 그림들의 등장을 예고했다. 귀족이 주인공이 아닌 친서민적 사실주의가 등장했고, 그림의 형식 또한 다양하게 변화한다. 빛의 미술을 통해 '모더니즘 회화'의 문을 연 모네, '보이지 않는 감정'을 '보이는 그림'으로 그린 고흐, 모든 대상을 도형으로 분해서 그린 세잔, 색을 붕괴했던 마티스와 파격에 파격으로 맞선 피카소 등 근대 미술을 대표하는 14명의 예술가들의 작품들과 그 속에 깃든 역사적 배경, 명화에 깊은 이야기들이 흥미롭게 담겨있다.


모더니즘 회화를 다소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많다. 사실적인 고전 회화와 달리 다양한 기법과 파격적이고 난해한 작품들을 해석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물감을 흩뿌린 그림과 한두 가지 색으로 칠한 것이 전부인 그림이 엄청난 가치로 인정받는 게 도저히 이해가 안 되기도 한다. 특히 자주색, 녹색과 빨간색이라는 마크 로스코의 작품이 2,500억에 거래됐다고 하니 나는 그냥 백지로 내놓고 100억 받아볼까라는 생각까지 든다.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내 그림은 슬프게도 코딱지로 머물겠지만...


책 속에서 따로 소개된 모더니즘 회화의 비주류인 초현실주의 예술가들의 작품들 이야기도 무척 흥미로웠는데, 특히 얼마 전 전시회를 갔다 왔던 달리와 내가 좋아하는 작가 르네 마그리트의 등장은 너무 반가웠다. 초현실주의는 '근대 문명에 대한 저항'이라는 정치적 목적이 명확했던 미술이었고, 다른 예술가들보다 더 의식적으로 시대를 반영하려 했기에 환상과 판타지 같은 것이 아니라 그 배경은 끔찍한 전쟁이었다는 걸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어 나에게도 큰 의미가 있었다. 


읽다 보면 자연스레 이해되는 모더니즘 회화의 흐름

보는 거 만으로도 빠져드는 작품들과 예술가들의 흥미로운 스토리텔링은 마치 도슨트의 설명을 따라 한 시대를 파노라마처럼 여행한 듯하다. 그리고 이 책은 언제든 꺼내볼 수 있게 우리 집 잘 보이는 책장 앞에 꽂아놓은 책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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