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미쳐 있는 - 실비아 플라스에서 리베카 솔닛까지, 미국 여성 작가들과 페미니즘의 상상력
샌드라 길버트.수전 구바 지음, 류경희 옮김 / 북하우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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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은 성별에 따른 차이 없이 정치•경제•사회•문화적인 평등을 지향하는 사상과 활동을 말한다. 굳이 정의를 내리고 입 아프게 말할 것도 아닌 당연한 그것이 그동안 비정상적으로 작동했기에 여성들은 더욱 목소리를 높일 수밖에 없었고 당연한 권리를 찾아야 했다. 그런데 그 활동을 부정적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들이 점점 많아지면서 페미니즘 활동 또한 남들이 보기에 극단적 과격으로 비치기 시작했다. 그건 성별과 관계없이 서로를 비난하고 혐오하다 못해 범죄로까지 확장되며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비단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정치•경제•사회•문화적으로도 젠더 갈등이 격화되는 모습이다.

그러다 어느 순간 자꾸만 극단적으로만 그려지는 페미니즘의 진정성에 의문이 들었고 페미니즘의 발단과 그동안 어떻게 활동되어왔는지 궁금했던 찰나 이 책을 만나게 됐다. 샌드라 길버트 + 수전 구바의 『여전히 미쳐 있는』은 1950년 이후 부상했던 여성운동을 역사적 사건과 정치, 문학으로 중첩된 페미니즘의 지형을 면밀히 살피며 그동안 여성들이 어떻게 싸워나가며 지금에 이르렀는지 70년간의 기록을 보여준다.

20세기 중반의 성별 분화, 성 혁명과 베트남 전쟁, 가부장제에 저항하다, 페미니즘 내 갈등과 음모 등 서로 대립하고 경합했던 여성들에 대해, 제2물결 페미니즘의 고조와 백래시, 그로 인한 성공과 실패를 한자 한자 묵직하게 써 내려간 글이 나에게 결코 쉽지 않았다. 다행히 처음부터 읽지 않아도 챕터가 잘 정리되어 있어 관심 있던 키워드부터 찾아 읽기 시작했고 그와 관련된 키워드를 찾아 확장해 읽어내려갔다.

출판사에서 전달받은 키워드 가이드가 상당히 많은 도움이 되었는데 여성의 생각과 언어가 거부되던 시대에 의문을 품고 반기를 든 여성 작가와 예술가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당시 얼마나 어려운 싸움을 해 나갔는지 생생히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지금 그 계보를 이어가고 있는 여성 문학인과 예술가들을 응원하게 된다.
페미니즘은 갈등을 야기하는 운동이 아니다.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갈등을 조장하고 서로를 혐오하게 만드는 계략에 속지 않고 갈등이 아닌 평등과 포용이 함께하길 바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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