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밤 11 시, 하루 한편의 미술이 에세이와 함께 깊이 있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책은 데일리 미술 구독 서비스 BGA에서 발행한 콘텐츠 중, '작품+에세이'로 구성된 아름다운 작품과 글들을 담아내고 있다. 미술평론가가 아닌 시인, 방송작가, 큐레이터, 화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인 여러 명의 필자들이 작품 속에서 '나만의 시선'으로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나만의 감정'을 언어로 표현한다.


화가들이 작품을 구성할 때 분명 의도된 바가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관객은 그 의도가 무엇이든 내가 느끼는 감정대로 따라가면 된다. 굳이 그 의도를 파악하지 못했다고 해서 예술에 무식한 자가 되는 건 아닌다. 1+1=1이 될 수도, 1+1=3이 될 수도 있는 게 바로 예술 분야가 아닐까.


이 책이 가장 좋았던 거 명화보다 동시대 작품들을 많이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명화는 평론가들의 작품평에 워낙 익숙해져 다른 감상을 할 수가 없는데 동시대 작품은 오로지 내가 느낀 시선과 감정을 그대로 따라갈 수 있어 좋았다. 특히 필자들이 각 작품마다 기록한 진솔한 이야기들은 작품에 좀 더 깊이 다가갈 수 있는 가이드 역할을 해준다.


그중 발신인과 수신인이 정해져 있지만 도달하지 못하는 편지들. 엄마에게 그림과 사진에 글을 담은 에세이는 내 시선을 한참 머물게 한다. 그리고 작품 속에서 나 또한 엄마를 발견한다. 그리고 누구에게 무슨 그림을 선물할 것인지를 상상한 에세이는 내가 가지고 싶었던 작품을 소장하는 상상만으로도 흥분하게 만든다. 역시 미술은 분석하고 이해하기 보다 감정과 감각을 그냥 느끼면 되는 것이라는 걸 다시 한번 깨닫는다.


칼로 정확하게 그어놓은 듯 반듯한 평이 아니어서 더욱 편안한 그림 안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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