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좋은 삶을 위한 철학 - 천사와 악마 사이 더 나은 선택을 위한 안내서
마이클 슈어 지음, 염지선 옮김 / 김영사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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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이 '선하다'라고 생각하며 다른 사람이 자신을 '좋은 사람'으로 여기길 바란다. 그러다 보니 작은 거짓말을 하더라도 더 나은 선택을 하고자 한다. 이 책은 일상에서 벌어지는 복잡한 함정과 선택에 있어 공리주의에서 실존주의, 아리스토텔레스에서 피터 싱어를 넘나들며 더 나은 삶으로 안내하는 위트 넘치는 철학의 질문들에 유쾌한 답을 내놓는다.


쇼핑몰 카트를 쓰고 제자리에 갖다 놓지 않아도 되는지, 친구의 구린 패션을 눈감아 줘야 할지, 지구 반대편에서 굶주리는 사람이 있는데 최신 휴대폰을 사야 할지, 윤리적으로 문제 있는 빵을 계속 먹어도 될지 등 일상에서 마주치는 거대한 난제들을 돌직구로 독자에게 던진다. 가끔 쇼핑몰 카트를 주차 한쪽 구석에 두기도 했었고, 친구의 구린 패션을 예쁘다고 칭찬했으며, 아프리카의 노동착취를 욕하면서 하루에 커피를 열 잔씩 마셨다. 난 선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지만 알게 모르게 악함이 조금씩 자행되고 있었던 것이다.


생각해 보면 나 나름대로 '윤리적 피로감'에 힘겨울 때가 많았다. 악덕기업 제품 쓰지 않기, 아무리 급한 일이 있어도 불법 주정차하지 않기, 노동친화적이고 친환경적인 회사의 제품 사용하기, 도덕적인 정치인에 투표하기 등 '더 나은' '더 윤리적'인 선택을 하려 했다. 하지만 그 정도와 상황들이 점점 높아지면서 정신적 육체적 피로감도 쌓였다. 그러다 보니 나 혼자 이것저것 다 지킨다고 더 나은 삶이 되겠어라는 생각에 하나둘 내려놓게 되는 순간들이 온 것이다.


저자는 우리가 좋은 사람이 되고자 한다면 이 땅에서의 피곤한 삶의 무게를 고려할 때 윤리적 피로감에서 벗어나 잠깐 휴식을 취하는 것 정도는 괜찮으며 그렇게 함으로써 정신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면서 사람이나 동물에게 해를 끼치는 않는 선에서 규칙 위반을 어느 정도 허용해도 된다고 말한다. 그리고 도덕적으로 완벽한 삶은 없지만, 타인에 대한 배려와 관용이 나와 세상을 더 나아지게 하므로 도덕적 중심잡기를 잘 하자며 좋은 삶을 살수 있는 두 가지 조언을 한다.


너 자신을 알라.

지나치지 말 것.


네가 중요하게 생각하고 마음을 쓰는 것이 무엇인지 기억하고, 온전한 존재로서 너 자신을 이해하며 그에 맞는 삶을 살라는 것.

무엇이든 지나치면 일을 망치니 친절이나 관대함, 용기 같은 덕을 쌓되 지나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책에도 쓰여있었지만 철학은 한 가지 질문이 생기는 순간 그 질문의 답을 찾는 동시에 그것이 맞는 질문인지, 그 질문을 왜 하는지 이해하기 위해 또 다른 50가지 질문을 던진다. 꼬리에 꼬리는 무는 질문, 꼬꼬무가 이어지는 참으로 어렵고 복잡한 철학이다. 이 책 한 권으로 더 나은 더 윤리적인 선택을 하게 되는 나로 발전할지는 나도 모르겠지만 유쾌한 질문에 유쾌한 답들이 이어지니 조금은 아주 조금은 흥미로웠던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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