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유의 글쓰기 상담소>에는 은유작가가 글쓰기 수업과 강연에서 자주 받은 질문과 대답으로 구성되어 있다.
나를 쓰게 하는 것들
재능이 없으면 글쓰기를 그만두어야 하나요?
글쓰기로 고통을 치유할 수 있을까요?
글감을 어떻게 고르나요?
첫 문장을 어떻게 쓰면 좋을까요?
어휘력과 글쓰기 테크닉이 부족해요. 그래도 글을 쓸 수 있나요?
책 리뷰는 어떻게 쓰나요?
작가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차례에서 마흔여덟 개의 질문 중 그동안 내가 글을 쓰며 가장 궁금했던 것부터 찾아 읽게 됐는데, 이 책이 가장 좋았던 건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준다는 거다. 글쓰기 첫 문장은 항상 어려웠고 어휘력과 글쓰기 테크닉도 부족했다. 책 리뷰를 쓰는 건 그래도 어느 정도 나만의 스타일을 갖춰가는 거 같은데, 진짜 내 이야기와 타인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는 건 너무나도 조심스럽고 부담스러운 마음에 결국 글쓰기를 포기하고 만다. 그런 나에게 은유작가는 고통을 정확하게 서술한 글이, 덮어둔 문제와 아픔을 건들고 마주할 힘을 누군가에게 주기도 한다며 주저하던 '그것'을 꼭 한번 써보라고 말한다. 그리고 어떤 형태의 글이든 매일 쓰는 행위가 중요하다며, '글쓰기의 유년기'를 편안하고 충분하게 누렸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글을 못 써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다 쓴 글이 잘 쓴 글입니다."
다 쓴 글이 잘 쓴 글이라는 은유작가의 말이 참 큰 힘이 된다. 나한테는 좋은 글이지만 누군가에게는 관심조차 없는 별로인 글이 될까 긴장하며 올린 적도 있었고, 아무리 봐도 부족해 보여 올리지 못한 글들도 있다. <은유의 글쓰기 상담소>에는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글쓰기 유년기'의 사람들이 많았다. 아직 어린아이에 불과한데 멋지고 근사한 문장을 쓰려니 막힐 수밖에... 은유 작가 말처럼 어떤 형태가 됐든 솔직하고 정직한 글을 매일 써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내 글쓰기의 시작은 오만하고 나빴지만 좋은 책을 읽고 그 글을 마음에 담아 쓰기 시작하면서 나의 글도 변화는 거 같다. 좋은 사람들의 글을 읽고 마음을 나누는 이 공간도 나에게 글쓰기 스승과 같아 늘 소중히 읽고 있다. 마음을 나누고 글을 나누는 곳이 있는 것만으로도 글 쓰는 사람들에게 큰 힘이 된다. 글쓰기를 하면서 더 나은 내가 되려 노력하게 되고 타인을 존중하게 됐다는 은유 작가의 말에 큰 공감을 하며 나도 글을 쓰며 더 나은 내가 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