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 만물관 - 역사를 바꾼 77가지 혁명적 사물들
피에르 싱가라벨루.실뱅 브네르 지음, 김아애 옮김 / 윌북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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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고가의 명화, 역사적 가치가 있는 오래된 유물이 아닌 우리 삶을 구성하는 사물들에 얽힌 아주 특별한 세계사를 들려준다. 우리가 매일 접하는 것들, 부엌에서 사용하는 것들, 세상을 바꾼 혁명을 이룩한 것들, 여행지에서 가서 만나볼 수 있는 것들 등 총 77가지 사물의 역사를 흥미진진하게 소개한다.


유럽 기독교 사회에서 정조를 해칠 수 있다며 사용을 금했던 비데, 대량 소비를 이끈 마트 카트, 하인과 노동자가 신을 수 있는 유일한 신발 플립플릅, 이교도의 물건이라 죄악시되었던 서핑보드, 동물 창자나 생선 방광으로 만들었던 피임도구, 통조림 캔 소비의 중대한 전환점이 된 제1차 세계대전, 견고하고 가볍고 내용물을 잘 보호해 주며 맛도 변질되지 않았던 음료수 캔, 낭비 사회로의 진입을 예고했던 페트병 외 지폐, 페니실린, 여권, 재봉틀, 볼펜 등 일상에서 마주치지만 우리가 전혀 몰랐던 사물들의 과거들이 속속들이 밝혀진다.


지금은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물건들이지만 당시 이 사물들의 등장은 획기적이고 혁명적인 물건들이었다. 그리고 우리의 일상은 그전 보다 편해졌지만 그만큼 또 다른 노동에 시달려야 했고 늘어나는 일회용품들로 인해 환경오염이 심각해지고 있다. 특히 우리가 흔히 쓰는 작은 볼펜은 매일 수백만 개 생산되고 팬 매되고 버려진다. 그 결과 플라스틱 쓰레기가 쌓여 일곱 번째 대륙이 생길 정도다.


저자는 우리의 일상에서 빠지지 않고 매일 등장하는 사물들의 역사를 교역, 전쟁, 문화의 큰 흐름과 함께 짚어가며 무척 흥미롭게 이야기를 들려주면서도 그것들이 현재에 이르러 인류의 치명적인 도구가 될 수도 있다는 경각심 또한 일깨워준다.


어제 뉴스에 차세대 교통수단인 드론 택시가 내년 전남 고흥을 시작으로 3년 내 상용화된다는 발표를 했다. 강남에서 김포공항까지 10분, 하늘을 나는 택시는 또 다른 사물의 혁명을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대통령실 이전으로 서울의 비행 금지 구역이 변경되면서 시작부터 삐걱 되고 있다. 앞으로 이 사물은 또 어떤 역사를 써 나갈지 무척 궁금해진다. 세계사의 만물관에는 오늘도 새로운 사물들이 이렇게 켜켜이 쌓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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