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머니로드 - 돈의 흐름을 바꾼 부의 천재들
장수찬 지음 / 김영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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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장사꾼들이 물건을 팔기 위해 서울로 몰려들었다. 그들은 주막집을 베이스캠프 삼아 며칠간 묵으며 납품업자들을 만나러 돌아다녔는데, 서울 사정을 잘 몰랐던 지방 장사꾼들은 매번 실패를 거듭한다. 그 모습을 보고 술을 팔며 시전 상인과 잘 알고 지내던 주막집 주인은 지역 장사꾼과 서울 상인을 연결해 준다. 한마디로 유통의 숨통을 틔워주는 플랫폼 역할을 톡톡히 해낸 것이다. 그 대가로 일정 수수료를 받으며 자본을 쌓아가던 주막집은 커다란 창고를 지어 물건 보관 수수료까지 받는다. 그리고 급전을 유통해 주고 이자를 받는 금융업까지 손을 뻗으며 엄청난 부를 거머쥐게 되는데...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주막집은 그렇게 거대 환전 객주로 성장한다. 마치 지금의 네이버나 카카오처럼 말이다.


돈을 벌고 싶으면 부자의 역사를 읽어라!

조선판 '부의 천재'들이 들려주는 돈과 권력의 역사 『조선의 머니로드』 이다.


7년 전쟁이라 불린 임진왜란은 조선의 승리로 끝났지만 전 국토가 만신창이가 되어버렸다. 군인들 또한 먹고 살 걱정을 해야 했는데, 흥미롭게도 그들은 탁월한 비즈니스 마인드를 갖추고 있었다. 훈련도감이 처음 벌인 사업은 '서적 출판'이었다. 전쟁 후에 농사지을 땅을 잃은 백성들은 뿔뿔이 흩어졌는데, 아주 그냥 고상하신 양반들은 책 읽기에 여념이 없었고 서적 수요 또한 폭발적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무기를 만드는 군수 공장을 활용하여 화폐 주조까지 했는데, 상평통보를 전국적으로 유통한 것도 군대였다. 그들은 땅까지 사들이며 엄청난 재력을 모으는데, 그들의 엄청난 무력과 재력은 왕권에도 큰 위협이 됐다. 이에 정조는 서울 군영의 재정력을 서서히 와해시키기 위해 수원 화성을 건설한다.


이외에도 책에는 화폐를 독점하고 수익을 올린 악덕 자본가 놀부의 투자 포트폴리오, 홍삼으로 동아시아를 지배했던 개성상인, 국제무역으로 번 막대한 부를 사치로 탕진한 세도가까지, 조선 경제를 주름잡았던 그들의 흥망성쇠와 부의 흐름을 바꾼 거상들의 성공적인 전략을 꽤나 흥미롭게 담아낸다.


S&P 글로벌 금융 문맹률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의 금융 문맹률은 33%로 나타났다. 나 또한 금융 문맹인에 가깝기에 나름 금융 공부에 관심을 가지지만 따라잡기가 쉽지 않다. 저자는 특히 젊은 층과 고령층의 금융 이해도가 평균보다 낮아 사회 문제로도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며, 불법 대출 피해와 금융 사기에서 빠지지 않기 위해 학교나 가정 내에서도 금융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말한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학교 교육과정에 금융교육이 포함되어 있어 어릴 때부터 저축 습관과 돈의 가치를 중요하게 여긴다고 하니 우리나라도 교육 과정 도입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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