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메이커스, 인공지능 전쟁의 최전선
케이드 메츠 지음, 노보경 옮김 / 김영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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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잘 탈줄 알았던 나의 첫 자전거 탑승은 처참했다.

당당하게 두발을 페달에 올렸지만 마치 누가 세게 밀어낸 것처럼 바닥에 패댕이쳐졌다.

그 후로도 수없이 넘어지길 반복하다 지그재그 흔들흔들 간신히 앞으로 나아가며 중심을 잡기 시작했다. 몇 시간 후 중심을 잡고 자전거 타는 방법을 자연스레 터득했고 꿈에 그리던 친구들과의 자전거 여행도 즐길 수 있었다.


내가 수없이 넘어지는 경험과 중심을 잡을 수 있는 학습을 통해 자전거 타기를 성공했듯 컴퓨터 또한 사고나 학습을 통해 인간이 가진 지적 능력을 구현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인공지능이다. 그리고 이제 인공지능은 인간을 능가하는 성능을 보이며 불가능한 것들을 현실로 만들고 있다.


우리의 삶을 유용하게 만들어줬지만 우리의 삶도 위협할 수 있느 AI의 역사, 인공지능을 만든 '미친' 천재들의 이야기. 케이드 메츠의 『 AI 메이커스 인공지능 전쟁의 최전선』 이다.


1950년 인간 두뇌를 모방한 신경망이라는 기술이 연구되었지만 기대한 만큼 성과를 얻지 못했다. 하지만 제프리 힌턴은 언젠가는 인간 지능 수준의 인공지능을 만들어낼 수 있을 거라 믿었고 두 제자와 함께 딥러닝 기술을 개발한다. 그동안 기계는 만들어진 규칙과 코드에 의해서만 움직였지만 기계 스스로 학습하며 움직이는 강력한 기술이 만들어진 것이다. 그리고 구글,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바이두가 인공지능 기술에 뛰어들며 인공지능 세계대전의 서막이 열린다.


책은 인공지능 기술이 처음 등장한 날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불꽃 튀는 경쟁에 뛰어든 과학자들과 개발자들의 숨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특히 딥마인드가 첫 도전으로 게임 분야를 인공지능의 실험장으로 활용했던 사례 이야기는 한국의 이세돌 9단과 알파고와의 숨 막혔던 대결을 그리며 우리에게 알려지지 않았던 당시 개발자들의 비하인드도 흥미롭게 담고 있다.


당시 4 대 1로 알파고가 승리했지만 한 번의 실패 요인에는 알파고가 인간은 78수까지 두지 않을 거라 예측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세돌 9단이 1만 분의 1이었던 78수를 둠으로써, 알파고의 계획은 틀어지게 되고 곧바로 승률은 곤두박질치고 만다. 알파고가 그랬던 거처럼 이세돌 9단 역시 새로운 경지에 도달했던 것이다. 다시 한번 이세돌 9단의 경이로운 대전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 후 인공지능은 빠른 속도로 진화했고 지금은 음성인식, 챗봇, 영상 및 문서 요약, 얼굴인식, 헬스케어, 교육, 스마트공장, 추천 알고리즘, 자율주행 등 우리도 모르는 사이 생활 속 깊숙이 들어와 있다. 그리고 사람처럼 행동하는 휴머노이드 로봇의 상용화도 예고하고 있다.


코로나 확진 예측부터 치료제까지 우리에게 생명의 안전과 생활의 편리함을 가져다준 인공지능이지만 군사 활용과 비윤리적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기에 무엇보다 두려운 존재이기도 하다. 실제로 구글이 미국 국방부와 맺은 정밀 타격 인공지능 군사 프로젝트와 중국 정부가 소수 민족 위그르족을 추적 및 통제할 목적으로 인공지능을 활용한 사례는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실수로 핵무기보다 더 위험한 것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는 인공지능.

위험한 양날의 검처럼 누가 이 인공지능을 손에 쥐냐에 따라 인류의 역사는 달라질 수도 있다.

모든 인간의 지능을 합친 것보다 뛰어난 지능을 가진 AI가 오는 시기. 그 '특이점'이 두려워지는 건 도저히 예측할 수 없는 미래 인류의 운명 때문인지 모르겠다.


미친 두뇌의 소유자들이 광기의 미친 자들이 되지 않게 소수의 윤리적 판단이 아닌 전 국가적•세계적 인공지능 윤리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져야 하고 그에 따른 감시와 통제도 이루어져야 함을 절실히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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