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없는 육식의 탄생
체이스 퍼디 지음, 윤동준 옮김 / 김영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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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동물 700억 마리 이상이 인간의 식욕을 채우기 위해 고통 속에 죽어가고 온난화를 부추기는 기업형 동물농장 시스템이 전 세계적으로 가동되고 있다. 그런데 모든 차량과 선박, 기차, 온 세계를 누비는 비행기가 내뿜는 양보다 기업형 동물농장에서 배출하는 온실가스 양이 두 배 많다는 건 과히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이젠 전 지구적 문제가 돼버린 온실가스의 심각성을 더 이상 외면할 수는 없다.
이에 뜻을 모은 과학자와 환경단체, 거기에 미래 먹거리에 대한 수익성을 바라보는 기업과 투자자들이 푸드테크에 도전했다.

기후변화와 동물복지, 항생제에 대한 반감과 기아 문제 및 식량부족이 전 지구적 문제로 심화되고 '비거니즘'을 지향하는 세계적 흐름 속에서 대체육이 급부상하고 있다.

도살하지 않고 세포증식 만으로 만들어진 고기.
동물 세포를 소량 떼어내 배양시킨 고기.
'세포 배양육' 또는 '배양육'이라는 제품이 지금 활발하게 개발되며 그것이 곧 현실화되길 기다리고 있다.

“진정 죽음 없는 육식을 탄생시킬 준비가 되었을까?”

책은 네덜란드, 미국을 포함한 유럽 주요 국가의 푸드테크 스타트업이 '세포배양육' 제품을 시장에 내놓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생생한 현장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각 정부의 규제와 목축업자들의 강한 반발로 시판 현실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거기에 고비용의 개발비와 인건비, 그리고 고가의 '배양육'에 대한 부담도 있었다. 세포배양육 기업이 이루어낸 성과와는 별개로 현실과 마주한 어려움은 꽤 긴 시간 이어지고 있었다.

“세포배양육이 진짜 고기인가? 그리고 안전한가?”

세포배양육의 가장 큰 장벽은 사람들이 배양육을 이질적 식품 시스템의 부산물로 여긴다는 것이다. 엄격한 통제하에 멸균한 바이오리액터 안에서 배양하기 때문에 박테리아, 살모넬라균, 대장균 등의 위협으로부터 안전하다 하지만 세포배양육에 대한 식품 안전성은 여전히 의문점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동물농장 시스템이 끼쳐온 환경 피해를 푸드테크 기업들이 충분히 해소해 줄 거라 주장하지만 그 이면에는 큰 이익을 노리고 있는 자본주의가 도사리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어쩌면 인류의 안전을 미끼로 각 정부와 목축업자, 그리고 기업과 투자자들이 서로의 이익을 더 극대화하기 위해 각자의 주장들을 펼치고 있는 건 아닌지 하는 의문도 든다.

그동안 비거니즘, 환경 이슈에 대한 관심이 많았는데 책을 읽으며 잘 몰랐던 '배양육' 산업에 대한 다채로운 이야기를 접할 수 있어 무척 흥미로웠다.

살아 있는 소에서 채취한 미세 세포를 연구실에서 배양하여 만든 고기는 진짜 고기일까?
과연 고기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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