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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오패 - 공자의 시경(詩經), 사랑을 노래하다, 개정판
한완 지음, 배주미 삽화 / 지식과감성# / 2023년 6월
평점 :
공자 시경을 바탕으로 춘추시대에 패권을 다투던 다섯 패자 혹은 다섯 방백의 이야기가 방대하게 펼쳐지는 인문소설, 역사소설이다.
인문소설 춘추오패는 공자의 시경, 사랑을 노래하다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다섯 마리의 왕이 앞을 똑바로 쳐다보거나 혹은 옆을 견제하듯 흘끗거리며 치고 나오는 표지가 멋스럽다. 앞뒷표지에는 각자 색이 다르고 종류와 크기가 다른 몇 마리의 나비가 나풀나풀 날아다니고 있다.
뒷표지에 이르기를,
때로는 나비처럼 연약하고 애틋한 여인 하나로 역사가 바뀐다. 그래서 사람 사는 세상이다!
라고 나와 있다.
역사 속에 나라를 폐망으로 이끌었던 경국지색의 이야기다.
나라를 망할 정도의 미모로 왕을 유혹한 중국 4대 미인의 하나인 포사의 이야기로 포문을 연다. 동주를 멸망시킨 주유왕과 포사. 흉노족이라 불리는 서융, 견융의 침입으로 왕은 죽고, 포사는 사로잡힌 후 그 종말을 알지 못하게 되었다.
춘추시대를 이해해야 다섯 패자가 벌이는 패권 다툼을 온전히 알 수 있으므로 소설 중간 중간 춘추시대 생활상과 가치관, 국가간의 형태 및 사상과 이념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어서 재미를 배가 시켰다.
춘추시대는 봉건제로 왕이 직접 통치하는 지할지를 제외하고 나머지 영토를 열국에 나눠주고 다스리게 하는 분권형 국가형태를 띠었다. 봉토를 받은 제후는 벼슬에 따라 소위 5등작으로서 공작, 후작, 백작, 자작, 남작의 순위다. 예를 들면 송나라가 공작으로 가장 높고, 제나라 군주는 이보다 한 단계 낮은 후작이었다.
춘추시대의 전쟁과 패권다툼에 있어서 왕실과 제후국의 서열은 중요하였고 제환공의 북행 땅 회맹으로 시작된 눈치작전은 향후 패자로 등장하는 중요한 일로 관포지교로 유명한 관중의 작품이었다.
이렇듯 이 소설은 단순한 소설이 아니다. 시경을 바탕으로 하나 <관자>, <사기>, <손자병법>, <논어> 등에 관한 내용도 방대하게 실려 있다. 한 권으로 중국 고전을 독파하는 느낌으로 고사성어, 용어 해설, 시대적 배경 등 궁금하였던 점들을 자세히 설명해주어 반갑다.
춘추시대에는 여러 주나라의 제후국들이 주의 천자를 존중하고, 각자의 세력을 다투던 시기입니다.
회맹 천하의 체제를 구축한 제환공
19년 망명 끝에 방백에 등극한 진문공
남만의 오랑캐에서 패자로 거듭난 초장왕
한 시대를 풍미한 이무기, 오왕 합려
와신상담의 복수를 성취한 월왕 구천
이 다섯이 <춘추오패>에서 선정한 오패입니다.

혹은 송양공이나 진목공을 춘추 오패로 꼽기도 하는데, 이 소설 속에는 송양공이나 진목공과 오나라 부차에 대한 이야기도 나옵니다. 각각 패자가 되는 과정에서 협력하거나 전쟁을 벌이는 대상으로 이야기를 이어나가기 때문에 제왕의 면모를 갖춘 춘추시대 영웅들을 만나볼 수 있는 소설이랍니다.

영웅의 이야기는 다분히 남성위주의 서사이고, 시대적으로 사랑에 대한 생각이 다 다르다. 패륜이 주를 이루는 것은 권력관계가 분명하고, 힘으로 여자를 취득하거나 형수취사같은 이방의 법이 있어서 현대적인 관념에서 보자면 거부감이 들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역사를 이해하는 정신이 중요하다. 지금 오늘을 사는 여성의 지위에 감사하는 마음도 생기고, 성숙한 미래사회를 위해 나아가야 할 바를 깨닫게 된다.

고전은 읽고 읽어도 재미있다.
익숙해지기까지 과정이 필요한만큼 한번 친숙해지고나면 태고의 시절부터 역사의 흐름을 따라 인간의 정서와 삶을 통찰하고 싶은 욕구가 일어난다.
이 소설은 그런 욕심을 채우고도 남아 이 무더운 여름에 춘추시대의 패자들에게 빠져들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