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만 번의 다이빙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18
이송현 지음 / 다산책방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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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무원.

미숙아로 태어나서 개구리가 꿈인 박무원은 수영을 시작한 이래 각종 대회에서 입상을 합다. 열두 살, 꿈에 대한 첫 좌절감에 흔들렸던 무원은 두려웠어요. 물 밖의 세상에서 꿈을 꾼다는 것을. 나 자신을 포기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불안감을 느꼈어요. 그 때 기재코치의 한마디.

"내가 본 최고의 다이빙 폼이었다."

그는 열두 살에 다이빙 선수의 길을 갑니다. 늦은 출발이었죠.


플랫폼 위에서 바라본 세상은 한없이 넓습니다.

그러나 뛰어내려야 하는 세상은 늘 한없이 좁아보였죠.

무원은 일만 번의 추락을 하면서 손끝, 발끝에 힘을 주어 전신을 꼿꼿하게 세우며 1.8초의 찰나를 연기해냅니다.


수영장에서, 다이빙대에서, 한없는 추락을 경험하며 동고동락한 친구들은 모두 국대를 꿈꿉니다. 오늘도 일만 번의 추락을 감내하면서 보이지 않는 경쟁 속에 동료를 시기, 질투하며 두려움을 이기려 극복하는 1.8초를 만들어갑니다.



늦은 출발을 만회하는 법은 연습밖에 없다는 박무원.

엘리트였으며 자타공인 다이빙계의 에이스인 권재훈.

성실만이 살 길이다! 참고 인내하며 슬럼프를 극복하는 나은강.

이들을 지도하는 다이빙 코치 김기재.

편의점의 기적을 만들어낸 알바생 구본희.


각자의 사연이 샐러드 속 재료처럼 버무려져 제 맛을 내는 소설입니다. 중요한 대회가 코앞으로 다가올 때 '메달'과 '경쟁' 사이에서 갈등하는 선수들의 마음과 더욱 단단해져 가는 연대하는 마음을 그려낸 청소년 소설이네요.



내가 보고 싶은 건 메달이 아니라 너의 굳은 의지야.


이 말에 다가가기까지 숱한 나날들을 갈등하며, 자신만의 생각과 틀을 만들어가며 고군분투하는 다이빙 유망주들.


그리고 이들을 뜨겁게 응원해주시는 주변인들- 박무원 부모님, 기재코치와 옛친구 그리고 다이빙 감독님, 분식집 할머니, 약수터 기창 할아버지, 편의점 알바생 구본희 등-의 열렬한 지지와 응원, 그리고 토닥임. 함께라도 외롭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 어우러져 살기를 포기하지 않아야 하는 분명한 이유가 책 속에 그려집니다.


왜냐구요?

사람이 답이기 때문이죠.

고아로 태어나 홀로 운신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구본희가 모든 것을 잃었을 때도, 아버지의 사업을 접고 다시 용기를 내도록 토닥일 때도, 나은강, 권재훈, 박무원이 슬럼프와 부상을 겪고 회복할 수 있는 힘을 준 것도 모두 '사람', 나와 함께하는 사람들덕분이었어요.


청소년기에 배워야할 것은 경쟁에서 이기는 것이 아닙니다. 경쟁은 내 옆의 친구와 하는 것이 아니라, 어제의 나와 하는 것이라는 것을 진실하게 깨달아야 하는 시기이죠. 경쟁이 아니라 연대의 힘을 배우며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님을 추락을 통해, 실패를 통해 배워나가는 시기인 것입니다. 용기는 뛰기 시작할 때뿐만 아니라, 넘어졌을 때에도 필요합니다. 소설은 홀로 일어서는 것이 아니라, 손내밀어주는 동료의 손을 힘있게 잡고 일어나 함께 뛰는 것도 용기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비인기종목 다이빙을 감상하는 법을 제대로 알려주는 책. 특별한 악인이 없이도 즐거운 서사가 가능함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책. 

방학이 끝나기 전에 읽어서 참 좋네요.^^


다작을 하신 이송현 작가님의 내공을 확인하였으니, 다른 작품도 읽고 싶은 의지가 샘솟습니다.^^ 이열치열보다는 이열치독 어떤가요.


여름은 물이 제격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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