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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세트] [BL] 고양이 별 아래 용 (총2권/완결)
나다 지음 / W-Beast / 2017년 10월
평점 :
판매중지
어떤 소원이든 이룰 수 있다는 '현자의 돌, 엘릭서 '를 손에 넣으려는 자들의 음모와 위험한 여정을 그린 판타지물. 반인반룡의 콤플렉스에서 벗어나기 위해 완전한 용이 되고 싶은 태경과 잘생긴 반룡에게 홀려 간도 쓸개도 다 빼줄 듯 헌신하는 지하의 진짜 보물 찾기 여정. 비정상적인 부모로 인해 어딘지 비틀려서 정말 중요한 것이 뭔지 뒤늦게서야 깨닫게 된 태경으로 인해 상처받은 지하가 안쓰러웠다. 흥미로운 스토리와 의외의 반전 요소, 나름의 교훈까지 있던 전개라 재미있게 읽긴 했지만 초반부터 호구처럼 태경에게 휘둘리는 지하가 이해되지 않기도 했고, 판타지스러운 스펙터클한 장면들을 기대했는데 전투신이 너무 단조로워 아쉬웠다.
둘 만으로 완벽하게 완성된 세계에 빠져 친아들에게 손톱만큼의 관심이나 애정 따윈 보이지 않고 이용할 가치가 있는 물건으로만 취급당하며 자란 태경. 이기적이고 냉혹한 부모인데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집착하는 이유가 자신의 몸속에 흐르는 인간의 반쪽 피 때문이라 여겼던 태경은 어떤 것에도 얽매이지 않는 완전한 용으로 거듭나기 위해서 '현자의 돌'이 절실했다.
" 『현자의 돌』 을 찾아주세요. "
천적 지간인 고양이족과 뱀족의 혼혈로 태어나 어느 쪽에도 속하지 못하고 애물단지로 배척당하며 자랐던 혼혈 이족 지하. 100여 년 전 중국 황산에 나타난 '엘릭서'를 찾으러 갔다가 죽을뻔했던 트라우마가 있기에 다시는 위험한 일에 끼어들지 않으리라 다짐했었다. 골동품점을 운영하며 이족으로서의 능력이 필요한 소소한 해결사일을 겸하던 지하는 어느 날, 현자의 돌을 찾아달라는 고액의 의뢰를 제의받는다. 돈보다 목숨이 더 중요했기에 엘릭서 따위와 엮이지 않으려 했는데 의뢰인을 직접 만난 순간 뭐에 홀린 것처럼 제의를 수락하고 만다.
" 반룡에게 반해서 홀랑 엘릭서 관련 일을 맡았으니,
세상에 그런 머저리가 또 어디 있겠냐?
보나 마나 얼굴이 취향이거나, 아니면 그 반룡이 갈무리하지 못하고
줄줄 흘리고 다니는 기운에 홀랑 넘어간 거겠지."
넋이 나갈 만큼 아름다운 얼굴에 홀린 건지 아니면 몸 안에 흐르는 반쪽짜리 뱀의 피 때문에 용족의 피가 흐르는 태경에게 복종하게 되는 건지 알 수는 없었지만 시간을 되돌린다고 해도 테러 수준의 그 얼굴을 보면서 거절할 자신도 없으니 정보만 모아주고 빠져나올 생각이었다. 불로불사의 약이라고도 알려진 엘릭서는 종족의 한계를 넘어 좀 더 상위의 존재로 진화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생명의 돌로도 유명하기에 인간이든 이족이든 눈에 불을 켜고 찾았음에도 100 년 전 중국 황산을 마지막으로 어디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 인족 마법사들에게 있어서는 영혼을 팔아서라도 가지고 싶은 물건이고,
이족들에게 있어서는 자신의 태를 벗고 진화하기 위한 중요한 열쇠라고 할 수 있지요. '
가장 마지막으로 나타났던 중국 황산의 엘릭서가 진짜인지 아닌지도 확실하지 않은 상황이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기에 위험이 득실거리는 죽음의 땅 황산으로 가야만 했다. 그리고, 울며 겨자 먹기로 동행하게 된 지하는 100년 전의 악몽과 다시 마주하게 된다. 과거 지하의 손목을 잘랐던 자와 또다시 같은 팀이 되어 협력해야 한다는 끔찍한 현실만으로도 힘든데 엘릭서가 파묻혀 있는 무덤 속 상황은 100 년 전과 달라져 있었다. 살아 움직이는 시체 외에도 마물들이 수시로 공격해오고 신뢰할 수 없는 수상한 동료들까지 거느린 채 거대한 미로와도 같은 무덤 속에서 지하와 태경은 과연 '현자의 돌, 엘릭서'를 찾아서 무사히 살아 돌아갈 수 있을까?
" 엘릭서를 손에 넣으면 뭘 하실 겁니까? "
주인공들의 관계는 반룡에게 홀려 이용당하는 얼빠 반고양이였고 서로에게 느끼는 감정도 사랑인지 동질감 혹은 죄책감인지 모호하여 주인공들의 로맨스보다는 자신의 피까지 혐오하는 태경의 뿌리 깊은 상처와 그의 이기적인 냉혈 부모의 사랑이 더 강렬하게 와닿는 느낌이었다. 행방불명된 지하 부모의 생사, 지하의 심장 속에 존재하는 말하는 검에 대한 사연, 황산에서 있었던 여러 의문들은 해소되지 않아 혹시라도 개정판이 나오게 된다면 그런 부분들이 보완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