랫맨
미치오 슈스케 지음, 오근영 옮김 / 피니스아프리카에 / 2015년 7월
평점 :
절판


[문맥효과] 인간이 뭔가를 지각하는 과정에서 전후의 자극이 지각의 효과를 변화시키는 현상.

 

[명명효과] 한번 믿음이 굳혀지면 의도적으로 견해를 바꾸려고 하지 않는 이상 처음 생각이 바뀌지 않는다.


랫맨. Ratman 이란 제목이 의미하는 모든것이 이 두가지 설명에 의해 풀이된다.


 

 이 그림이 바로 랫맨 그림. 이 그림은 무엇으로 보이는가.

안경쓴 아저씨처럼 보이는 사람도 있고, 꼬리가 길게 말린쥐 처럼 보이는 사람도 있을것이다.

전자처럼 느낀 사람은 다시 봐도 그렇게 보일것이고

후자처럼 느낀 사람은 물론, 계속 그렇게 느낄것이다.

이것이 위에서 말한 문맥효과가 명명효과에 의해 더욱 분명한 형태를 띄게 되는

이 소설의 중심측이다.



반전이 놀랍다고 이미 스포아닌 스포를 접하고 책을 펼쳤다.

그 실마리랄까.. 하나하나 세밀한 부분이 나타날때마다

반전은 이걸거야! 분명해~ 아~~ 시시하구만 ㅎㅎㅎㅎㅎ 이걸 반전이라고 하나~

이러면서 더욱 확신을 굳히며 책장은 더욱 빠르게 넘어간다.


고1때부터 오랫동안 같은 밴드를 해온

다케우치, 히메카와, 다니오,  그리고.... 드럼을 맞게된 히카리. 

이렇게 네 사람은 4인혼성 카피밴드를 만들어 10년이 넘게 연습도하고 공연도하며

그들만의 취미를 즐겨왔다.


아버지와 누나를 어려서 잃고 어머니와의 관계도 무너져버린 히메카와

마찬가지로 어릴때 어머니도 떠나고 아버지 마저 사라져버려 여동생과 둘이 살고 있는 히카리

둘은 마음의 위로가 되고 이해할수 있는 서로에게 자연스럽게 끌려 사귀게 되었고

꽤 오랜 시간이 흐르자 둘은 당연히 결혼할 것으로 주변은 확신하고 있었다.


히카리가 원치않게 임신을 하게 되고, 결혼이라는 말대신 히카리는 아이를 지우기로 결정하면서,

히메카와의 과거속에 안개처럼 뿌옇게 가려진 이야기도 같이 풀려나온다.


뇌종양으로 오랜기간 병상에 누워있던 아버지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는 어느날 사고사한 누나

그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세상을 떠난 아버지

죽기직전 아버지가 히메카와에게 한 의문의 한마디


누나의 그림...

엄마의 그림...


그리고 누나가 죽은 뒤 자신을 쳐다도 보지 않고 냉정하게 대하는 엄마....


"내가 뭘 어쨌다고..?"


연가시가 뱃속에 가득찬 사마귀를 밟아죽인 히메카와..


그리고... 그들 사이에 벌어진 또 하나의 살인사건.



똑같은 일을 해라...

나와 똑같은 일을...




이 모든것들은 이미 저자인 미치오 슈스케의 손바닥 위에 그려진 그림위에

하나씩 계획되어 그려진 랫맨 그림을 위한 앞선 그림들이었다.


앞에 사람들이 연달아 있는 그림뒤의 랫맨그림은 아저씨로 보인다.

앞에 동물들이 연달이 있는 그림뒤에 있는 랫맨 그림은 쥐로 보인다.


그냥 그렇게 보여지게 만들어진 그 그림대로 우리는 흘러가고 있었다.


.....



그리고... 반전....



헐~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아래부터는 스포추측 가능의 요지가 있음)





뭔가 뒷통수를 맞은 느낌.

아니 뒷통수를 맞고 피 흘린채로 걸어가다가.

나중에 알고 봤더니 그게 친구가 새 빨간 토마토를 던진거라는걸 알게된...  뭐 그런...

반전 더하기 반전!!



프롤로그에서 훅! 끌어당겼지만

초반에는 좀 어수선해서 뭔가 집중하기가 힘들었다면

이야기가 진행됨에 따라 속도가 붙고 뒷부분이 두려워진다.

내가 생각하는 반전이 아니길... 제발...

결국 작가가 그려놓은 그림은 내가 생각한 그림이 아니었고,

거기에 또 다른 그림까지 숨겨 놓았던...


자신의 생각대로 이해해버리고 그것때문에 오해와 멍이 깊어져가는 일련의 일들이

이 소설의 중심이지 않나 싶다.

랫맨. 우리가 어떤 생각을 하던지간에 그 생각을 바꾸기란 쉽지 않다.

그렇지만 자신의 생각이 꼭 옳다고만도 할수 없다. 그것이 어떤 또 다른 그림을 우리 인생에 그려줄지 아무도 모를테니

돌다리도 다시한번 두드려보고, 이해와 존중, 대화가 이 모든것의 해결책이자 미래이지 않을까.




괜찮은 작품이다.

300페이지 정도의 길지 않은 이야기. 예상을 뒤흔드는 반전. 가볍지만은 않은 이야기.


약간 아쉽긴 한데, 그게 뭔지 뚜렷하게 잘 모르겠다 ㅎㅎㅎㅎ 이야기가 금새 끝나 아쉬운건지,

약간 그림이 흐릿하여 아쉬운건지... 처음 반전에 이어진 또 다른 반전 때문에 뭔가... 어수선해 진건지...

한번 더 읽어보면 또 다른 맛을 느낄수 있을까?



올 여름 가볍지만은 않은, 생각 좀 하게 만드는 이 소설 추천! 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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