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조이스 시집 : 체임버 뮤직 - 수동 타자기 조판 아티초크 빈티지 시선 6
제임스 조이스 지음, 공진호 옮김 / 아티초크 / 2015년 5월
평점 :
절판


내 손에 들려있는 책은 저 여인의 표지가 아니예요

시원하고 아름다운 뒷모습의 여인이지요..

아티초크에서 나온 이 시집은 무려! 표지가 세가지나 됩니다 ㅎㅎ

골라보는 재미가 있다! >_<


시집이란게... 어릴때 교과서를 통해 보고...

솔직히 커서는 재미위주의 소설이나 에세이를 보게 되지 시집은 손에 잘 안잡히더라구요


그래도 그런거 있잖아요?

시집읽으면 뭔가 있어보이는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만 그런가?)


이 이쁜 시집을 받고서도 한참을 그냥 바라만 봤어요

선뜻 손을 내밀어 펼치기에는 시집이란 존재는...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랄까


그속에 어떤 심오한 글귀들이 날 어지럽힐까... 라는 두려움과

내가 시집이란것에 맛들이면 어쩌지!!! 라는 설레임...


어제 새벽.. 드디어 바라만 보던 요 아이를 꺼내 펼칩니다.


솔직하게 이야기 하자면 전 제임스 조이스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예요

대표 작품이라는 율리시즈나 더블린 사람들도 들어만봤지 보질 못했고...

그런데 이 시집은 그 사람이 제일 처음으로 낸 책이라고 해요.


음악을 사랑하고 문학을 사랑하던 그.


그는 당신의 이 시들이 노래와 함께 멋진 음악과 함께 연주되기를 바랐었나봐요.


그래서 이 노래 가사와 같은 이야기들은 체임버 뮤직이라는 시집으로 탄생되었고

그의 바람대로 많은 작곡가들에 의해 노래로 재탄생됩니다.



시집은 흔히 ... 함축적인게 많잖아요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건 무엇이었을까... 이 문장이 뜻하는건 무엇을 의미할까

한마디로 골치아픈 문학이기도 하지만

함축적으로 많은 것을 짧은 문장으로 표현해 내는 것에서 정말 멋진 문학이라고 생각해요


제임스 조이스의 체임버 뮤직은 요 부분에서 좀 다릅니다.

그는 많은걸 담아 썼다기 보다 솔직하고 직설적으로 쓴것같아요 (제 느낌에)

사랑을 갈구하는 그의 마음. 사랑하는 이를 위한 노래..

당신을 원하오 그리워하오 보고싶소 안고 싶소...

우리의 만남은 이게 끝이오...


이런식의 스트레이트한 표현이 많아요

그래서 어렵지 않고 더 마음에 직설적으로 다가오는게 그의 첫작품인 체임버 뮤직에 들어있는 시들의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시들을 쓸 때 나는 이상하고 외로운 사람이었어. 언젠가는 나를 사랑하는 여자가 생기겠지 하고 생각하며 밤마다 혼자 쏘다녔지. 그런데 여자들을 봐도 누구한테도 말을 건넬 수 없었어. ... 그런데 당신이 내 앞에 나타났지. 당신은 어떤 점에서는 내가 꿈꾸던 여자가 아니었어. 지금 당신이 읽으며 매혹적이라고 하는 시들은 그런 여자를 생각하며 쓴 시였지. 내가 상상했던 여자는 지난 여러 세대의 교양으로 무장한 근엄한 아름다움을 갖춘 여자였을지도 모르겠어" p.159


후..... 제가 이 사람의 여자친구이거나 와이프이고 저런말을 들었다면... 저는 주먹을 들어 강냉이를 털어...

아닙니다..전 이런 과격한 짓은 못하지요... (수줍) 저게 말입니까 방구입니까!!! 이런거는 솔직하지 않아도 되는거 아닙니까!!?? ㅎㅎ



수 많은 시들이 실려있지만 아티초크의 체임버뮤직의 매력은 보신분들은 아시겠지만

시의 중간중간 삽입되어있는 제임스 조이스의 일생에 대한 사진과 기억, 그리고 업적들이 함께 실려있어요.

재밌습니다!!! 집중해서 시를 보다가 그 작가의 상황이나 마음.. 그리고 주변인물이나 가족들에 대해 알아가게 되면서

더욱 이 시에 대해 이해를 하게 되었다고나 할까... 그의 다른 작품들이 궁금해지더라구요.


그런마음을 어떻게 알고는 막바지에는 그의 단편 <에벌라인>이 함께 실려있습니다.

사랑하는 이와 도망치려다가 포기하는 ... 오히려 저는 이 단편이 굉장히 함축적인 표현이 많았다고 생각되어지더라구요.


체임버 뮤직에 실린 많은 시들은...

그의 사랑을 노래하고... 사랑에 갈구하는 모습을 표현하고.... 사랑하다가... 애정이 식어가는것 또한 담담히 감내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에겐 사랑이라는 감정도 가득했지만, 아픔도 많았다고 해요.

정신 분석학자 카를 융은 그의 작품 <율리시즈>를 읽고 그의 딸 뿐 아니라 그에게도 정신분열증 진단을 내렸다고 합니다.

그가 사망하고 그의 유해만이라도 본국으로 돌아가게 하고 싶었지만 허락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시를 소개 하고 싶은데 맘에 드는 시가 여러 개라...(3.9.13.22.28.30.32.... ㅋㅋㅋㅋ )


마음에 들어온 시를 서너개 간략히 소개해 보겠습니다.


9

오월의 바람, 바다에서 춤추네,

기쁨에 들떠 고랑에서 고랑으로

둥글게 돌아가며 춤추고

거품은 날아올라 화환되어

은빛도 둥글게 공중에 걸치는데,

내 애인 어디에 있는지 보셨나요?

아, 슬퍼라! 아, 슬퍼라!

오월의 바람이 있어!

사랑은 사랑이 멀리 있어 슬퍼라!


28

상냥한 아가씨, 사랑의 종말에 대한

슬픈 노래는 부르지 말아요.

슬픔일랑 젖혀두고

지나가는 사랑이면 충분하다고 노래해요.


죽은 연인들의 길고 깊은 잠을

노래하고, 무덤속에서는

모든 사랑이 잠잔다는 것을

노래해요. 사랑은 이제 지쳤어요.


32

온종일 비가 내렸다.

가지 늘어진 나무 숲으로 가자.

추억의

길에 낙엽이 두껍게 쌓여 있다.


추억의 길가에 잠깐 머물다

우리는 헤어지겠지.

가자, 내 사랑아, 내가

너의 마음에 호소할 수 있는 곳으로.




문학작품들도... 음악도.. 노래도.... 자신의 상황이나 경험에 맞추어 마음에 다가오곤 하죠.

제게 다가온 노래와 같은 시들은 이렇더라구요.. ㅎㅎ


영한번역. 사진. 기록.

번역노트부터 연보까지....

시집치고 정말 알차고 읽을거리 있는 이쁜 책입니다. (수동타자기 조판으로 시가 더 맛있어요~ 빈티지!!!느낌 ㅎㅎ)


다음엔 어떤 작품이 아티초크의 신선한 바람을 느끼게 해줄까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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