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철학하다 - 당신에게 집은 어떤 의미인가요?
에드윈 헤스코트 지음, 박근재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15년 4월
평점 :
절판


난 집을 참 좋아한다. 지금 집에서 오래 살기도 했지만, 이 집을 떠나서는 못살것 같은 느낌을 항상 갖고 있다.

그만큼 나에겐 소중한 곳이고, 추억이고, 안식처이다.

 

그리고 내 방. 내가 숨쉬는 모든 공기와 내 모든게 차곡차곡 쌓여있는 방.

추억이 쌓일수록 물건이 많아질 수록 내가 설 곳이 없어지는 이 느낌은.

곧 내가 이 곳을 벗어나야하겠다 라는 생각도 들게 한다.

 

집을 철학하다. 과연 무슨 내용일지 너무 궁금했다.

내가 집을 사랑하고. 아마도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에게 집이란 존재는 특별할 것이다.

 

이 책을 한장 한장 넘기면서 정말 많은 생각을 했다.

아니 하게만들었다라고 해야겠다.

 

단순한 창문이나 바닥. 지하실. 벽. 욕실.서재.... 등 집을 구성하는 하나하나에 대해

이렇게 많은 생각을 해본적도 없고, 그렇게 중요하게 느껴져 본적이 없는것 같은데

그것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수많은 의미를 담고 있었다.

물론 지은이의 생각이 많고 하겠지만, 의미를 생각해보자! 하고 본격적으로 본다면

정말 끝이 없는것이 집인듯 싶다.

 

미술작품이나 소설등에 표현되어있는 집의 어느 부분이나 구조들이 말해주는 것들.

그리고 실제로 그것이 의미하는 것들.

여러사람들이 나름의 방식으로 느끼는 것들.

이런것들을 통해서 집은 그 나름의 생명을 얻는다.

 

어떤 방식으로 이야기가 풀어지는지 궁금하지 않은가?

내가 사랑해마지않는 책에 대해 쓰여진 부분을 예로 들여다보자.

 

책은 벽돌과 마찬가지로 건축의 기본적인 구성요소다. 나는 이 사실을 책이 없는 집을 방문하고서야 깨달을 수 있었다.

집에 책이 없다는 사실은 내게 충격적이었고 오싹한 느낌마저 들었다. 책이 없는 집이라니! 단 한권의 책도 없었다.

내부 장식은 과도하다 싶을 만큼 완벽했지만 책의 부재로 집은 미완성의 느낌을 주었고 심지어 집이 안쓰럽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 느낌은 일종의 상실감이었다. p.33

 

애서가의 고통과 책이 주는 기쁨 - 그의 작은 방은 잠을 자기 위해 모퉁이에 동굴처럼 파놓은 공간을 제외하고는 온통 책과 신문으로 가득 차 있었다. 무어 사건은 도시의 전설로 남은 호머와 랭글리 콜리어 형제의 죽음을 떠올리게 한다.

 

이들 뉴요커에게 책과 신문으로 이뤄진 세계는 천국인 동시에 지옥이었고 자신들이 스스로 만든 그 세계는 탈출구이자 감옥이었다. 참호 같은 집 안에서 두더지처럼 살던 호머는 결국 눈이 멀었다. p.38

 

 

굉장히 찔렸다. 요즘 책에 파묻히는 느낌이 솔솔 드는데 뭔가 이 글을 읽으니 소름돋았다고나 할까...

나는 책으로 내 방을 망치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니 나를 감옥속에 갇히게 만들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라는 생각이 들게 했다.

 

 

우리는 가끔 여행을 다녀오거나 멀리 외출을 다녀올때 집에 가까이 올수록 마음의 편안함을 느끼곤 한다는 것을 공감할것이다.

하다못해 지하철을 타고 멀리 다녀왔을때 3정거장 전부터 벌써 마음이 놓인다.

내가 사는 곳의 공기가 (아무리 안좋다한들) 제일 편하고 안락하다.

그것은 집이 있어서가 아닐까?

 

우리가 항상 기거하면서 나의 모든것을 맡기고 자유를 느끼거나 쉬거나 고민하는 곳.

 

다른이들은 이 집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으며 어떤 의미로 다가올수 있는지

이 책을 한번 읽어보면 색다른 재미를 느낄것이다.

 

특히, 집순이 집돌이들에겐 더욱 재미로 다가오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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