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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머무는 마음 - 시가 피어나고 그림이 머무는 자리
나태주 지음, 나난 그림 / OTD / 2026년 9월
평점 :

워낙 나태주 시인 할아버지야 한국에서 모르시는 분이 없을 정도로 따뜻한 시를 통해 바쁘게 앞만보고 달려가는 현대인들에게 다시 한번 방향을 돌아볼 수 있는 여유를 선사해 주신다.
이 책을 보며 호기심을 갖고 살펴본 이는 그림을 그린 나난 아티스트였다. 편집장, 기자, 광고 크리에이터로 살아보았지만 여전히 자신이 가장 행복했던 때는 그림을 그렸을 때라고 고백한다. 그리고 그림을 그리는 이로 살기로 결심했고 2000년 대 초 친구 집에서 우연히 창문에 그림을 그리며 사랑에 빠졌고, 그렇게 한국 최초의 윈도 페인팅 아티스트가 되었다고 한다.
현재는 첫 개인전에서 그림 앞에서 떠나지 못하는 관객들을 보며 미술 치유의 힘을 실감했고, 지금은 임상미술치료를 공부 중이라고 한다.
무엇보다 작업은 계획보다 우연이 먼저였다는 말에 단 한 줄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힘을 얻을 듯 하다. 내가 그러하듯이. 우리 모두 가슴 속에 하고 싶은 일들 하나씩은 품고 현실과의 괴리에서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물론 하고 싶은 일도 막상 생업과 연결이 되면 분명 그 마음이 달라질 것이라고 하지만.. 그래도 오래 머무는 마음이 현실과 마음 속 소망을 더 가깝게 해주는 가교 역할을 해 줄 것이다.
1장은 너도 꽃을 피워라
2장은 사랑이여, 조그만 사랑이여
3장은 다만 사랑해서 좋았단다로 구성되어 있다.



책은 표지를 슬쩍 훑어만 보아도 지금 계절과는 사뭇 다른 봄내음이 물씬 풍긴다. 핑크빛 책과 표지에 그려진 꽃잎과 잎은 약간 몽환적인 분위기도 풍기면서 잔잔하니 따뜻함을 선사해준다. 그리고 멀리 떠있는 해와 걸쳐진 구름과 산은 인생의 찬란함과 겸손함을 표현하려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표지도 그러하고 책도 한장 건너마다는 명확한 색감의 그리고 귀엽기도 한 삽화들이 가득한데 목차는 그림에 의해서가 아닌 오롯이 글로만 표현하고자하는 진중함이 느껴지기도 하고 깔끔하게 시에 대한 목차만 나와있다.
시들은 대부분 1페이지, 2페이지 이상을 넘지 않았다.
그래서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아이와 함께 낭독을 해보기도 했다.
아직 그 속안에 담겨진 뜻을 다 헤아릴 수는 없어도 아이는 자기도 짧은 글 하나를 다 읽어낼 수 있다는 뿌듯함에 시에 대한 호기심을 보이기도 했다.
혹시 좋은 글을 써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추천하기도 한다.
짧은 시를 써보면 너무 오랜 시간을 들이지 않고도 이어나갈 수 있고
이 안에 적힌 시들이 너무 따뜻하고 차분하고 그리고 좋다.
내가 좀 더 나이 든다면 이런 삶을 살아온 사람으로 이런 이야기를 우리 아이들에게 해줄 수 있다면 참 좋겠다라는 소망도 가지게 되었다.
그래서 시인 할아버지가 써주시는 글이 더 정겹고 소중하다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다. 워낙 요즘은 평균 수명이 길어져서일까, 불과 10년 전만해도 50-60대로 접어들면.. "이만하면 되었다"의 느낌이 있었던 듯 한데.. 요즘은 그런 숨 돌릴 시간보다는 끝없이 내 수명이 허락되는 날까지 계속 쉬지않고 달려야 하는 듯한 벅참이 가득 느껴진다. 그러기에 그냥 틈틈이 매일 매일 조금씩은 숨돌릴 수 있는 여유를 가져야 버틸 수 있겠다.


시의 매력이란게 언제 읽느냐에 따라 나에게 다가오는 느낌이 참 다르다.
누군가에게는 보여주기 어려운 그리움, 아픔, 소망, 사랑 등.. 우리는 모두 가슴이 품고 살아가지 않는가. 그래서 사람은 항상 외롭다고 하는가 보다.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나누기 힘든 영역은 존재한다. 그래서 나는 더 독서를 한다.
그리고 그럴 때 시를 읽으면 내 안에서 고인채로 아픔이 되어가기 보다는 날 좋은 날 바람 좋은 날 환기를 시키듯이 내 안에서 순환되어 또 다른 이름의 감정으로 자리 잡다 지금을 열심히 살아간다.
이해되지 않는 단어들이 없어서 더 좋다.
어렵지 않아서 금방 읽어내려가며 곱씹을 수 있다.
그래서 이 책은 지금 가을이 한창 일 때 읽으면 더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