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언제 어른이 되는가 - 서른에 다시 읽는 어린 왕자
김진하 지음 / 21세기북스 / 2026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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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에 읽은 어린왕자는 나에게 별 감흥이 없었다. 너무 유명한 작품이라 생각해서 그런지 강한 임팩트 혹은 화려함을 기대했었나.. 대사 안에 조용히 잔잔히 오는 울림을 담아내기에는 너무 어린 자아였을까.. 하여튼 나에게는 어린왕자는 명작은 아니었다.

그래서 부제는 “서른에 다시 읽는 어린 왕자” 이지만 나는 마흔에 다시 읽아보고 싶어졌다. 그리고 5-10분에 한번씩 가슴이 답답해서 숨을 몰아쉬어야 하고 내면에서 끓어오르는 분노와 이해 안됨과 그리고 상실감에 어린왕자의 순수함으로 내 내면도 좀 평온함을 얻을 수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시작해보았다.

저자 김진하 프랑스 문학가는 서울대학교 불어교육과 교수다. <어린왕자>에 관한 설명을 부탁받고 원서를 펼쳐들고 읽는데 익히 알던 장면에서 새로운 울림이 울렸고,문장을 읽을수록 감정은 더욱 깊어졌다고 한다. 그리고 느껴졌던 벅차오름을 이 책이 고스란히 옮기고자 노력했다고 한다. 생텍쥐베리의 경험담과 당대 프랑스철학, 그리고 어린왕자의 역사, 문학적 배경까지 담으려 했다하니 나처럼 어린왕자에 별 감흥이 없었던 사람도 다시 펼쳐보길 바란다. 분명히 다시 보이는 무언가는 꼭 있을테까 말이다. 어린왕자를 너무 좋아하는 펜이라면 당연히 읽고 싶어질테니 길게 말하지 않겠다^^

책 앞 표지에 있는 QR코드를 스캔하면 이 책의 특별 부록이 있다해서 기대하며 스캔했지만 비공개 게시물이라는 화면에 다소 실망했다.

어린왕자를 번역한 책이 100-200여종이 되는지 처음 알았다. 하지만 해설해 주는 책은 드물다는 사실에 저자는 해설을 붙일만큼 어렵지 않아서 일까 했지만 깊이가 없는 책이라면 오랜 시간 많은 사람들이 읽었을리는 없다 말한다. 어릴 적 나도 안에 함축되어 있는 의미보다는 글 표면에서 느끼는 의미로만 이해했기에 어린왕자의 매력을 몰랐던 듯 하다. 저자가 말하는 “길들이기” 시간을 두고 천천히 관계를 맺어가지 못했던 이유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어린이가 인생을 이해한다는 말로 서두를 시작하는데…어린이일때는 인생을 이해했는데 어른이 되면서 후퇴하는 걸까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가끔 첫째가 허를 찌르는 말을 하는 걸까라는 생각도 했다.

그러고 보니 “이해한다” 라는 뜻이 뭘까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어린왕자에서 나누고자 하는 주제들이 생명의 무상함, 생로병사의 과정, 고독과 사랑, 만남과 이별의 이치에 대한 깨달음을 포함한다고 하니 어릴 때 분명 나는 제목만 어린왕자를 읽었나보다 하는 생각에 이제는 읽어봤다고 표현하지 말아야 겠다고 생각했다.

혹시 다음과 같은 질문에 궁금하거나 알아보고 싶다면 서둘러 이 책을 조용한 곳에 자리잡고 펼쳐보길 바란다.

분명 이 책을 서평 신청했을 때만해도 더 가벼운 마음으로 신청했는데 그 사이 나는 인생의 터널을 지나고 있고 이 시간에 이 책을 읽을 수 있어 참 다행이라 여겨졌다.

이 책에서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들은 다음과 같다.

-어린이와 어른은 어떻게 다른가?

-어떤 어른이 되아야할까?

-우리는 왜 이성과 대화하기 어렵고 종종 사랑에 실패하는가?

-어른들이라는 사람들이 추구하는 가치는 무엇이고, 그것은 얼마나 보잘것 없는가?

-참된 인간관계를 맺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어째서 정말 소중한 것은 겉모습이 아니라 마음일까?

-생명이 덧없다는 것은 무엇일까?

-고독과 사랑과 그리움은 어떻게 이어질까?

9P 중에서..

이 책에서 던지는 질문들을 따라 가다 보면 인생은 생로병사의 여정에서 희로애락을 겪으면서 고독과 사랑이 만드는 이중의 변주를 엮어 나가는 과정임을 알 수있다.

그리고 때로는 인생이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물음이 한 시기에 밀물처럼 밀려온다는 말을 하는데 너무 공감했다.

저자는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반드시 어린왕자를 읽고 시작하길 추천한다.

소설을 읽는 방식에는 여러가지 방식이 있지만 언제나 본문 자체에 머물러야 하고, 그 언어와 구조가 독자의 마음속에서 생생히 재현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어른의 문턱에서 잃어버린 동심을 되찾고 싶다면, 넘실대는 고독에 위로가 필요하다면, 뿌연 일상에서 분명하고 참된 가치를 찾고 싶다면 이 책을 통해서 그 목소리에 귀기울이길 바란다고 말한다.

책은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어른을 위한 어린이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이야기 어린왕자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이 부분을 읽다보니 내가 알았던 어린왕자는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임을 알게 되었다. <어린왕자> 읽기는 내용과 형식을, 작품의 안과 밖을 함께 읽어야 한다고 말한다. 본문 앞에 놓인 헌사와 맨 끝에 있는 후기도 그냥 관례적인 글이 아니라고 하니 다시한번 곰곰히 정독하게 되었다. 이 글들로 인해서 현실의 작가를 작품 속의 화자와 연결하면서 현실의 어른을 작품 속의 어른으로 전환한다고 말한다.

1부는 어른이 된다는 것

2부는 마음을 준다는 것

3부는 나만의 가치를 찾는다는 것

4부는 고독을 마주한다는 것

5부는 진정한 관계를 맺는다는 것

6부는 만남과 이별이 가르쳐주는 것

각 장에서는 각자에게 타이밍은 다르지만 반드시 한번 쯤은 거치는 중요한 가치에 대해서 말한다. 나는 요즘 만남과 이별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는 시기라 그런지 6장에 대한 내용이 한구절 한구절이 아렸고 애틋하게 느껴졌다.

긴급한 삶의 문제에 집중하다 보면 어느새 삶의 근본적인 가치를 잊게 된다. 물론 현실은 언제나 해결해야 할 문제투성이다.

239P

김진하 작가가 한 줄 한 줄 읊어주는 어린왕자의 구절을 읽다보면 동화인 척, 가벼운 내용인 줄 알았던 책에서 인생의 희로애락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어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모른다. 물론 2026년 지금의 내가 읽었을 때는 인생의 희노애락 중 "애"가 강조되었지만 3년 후 5년 후 또 다른 내가 읽었을 때는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 지 기대가 되기도 했다.

잠든 이 어린 왕자가 이렇게까지 내 마음을 감동시키는 것은 꽃 한 송이에 대한 그의 변함없는 마음, 잠들어 있을 때조차 꺼지지 않는 등불처럼 마음속에서 빛나고 있는 한 송이 장미꽃 덕분이야..

250P

어린왕자를 한번 쯤 읽었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 라는 구절을 기억할 것이다. 하지만 이 부분에서 소제목으로 눈에 보이는 세계가 아름다운 이유라고 지었다. "별들이 아름다운 건 눈에 보이지 않는 한 송이 꽃 때문이야.." 라는 구절때문이다. 즉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해서 눈에 보이는 것이 다 부질없거나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지 않는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 때문에 오히려 눈에 보이는 세상이 더 아름다울 수 있다고 말한다.

이 말이 참 위로가 되고 내 마음에 강한 울림을 주었다.

나는 벌써 내 인생에 너무나 그리운 사람들이 2명이 되었고. 이제 살아갈 수록 그런 사람들은 늘어갈 것이고 혹은 내가 그 그리운 사람들 중 한명이 되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어린왕자의 이 구절이 나에게는 내가 엄청나게 그리워하는 이들로 인하여 지금의 내 인생이 그리고 앞으로의 시간들이 의미없는 것이 아니라 계속 함께 이어져 가고 함께 한다는 것. 그리고 그리워하는 이들로 인한 내 삶이 더 풍성해 질 수 있다는 말로 해석되면서 또 한번 잔잔하지만 단단한 위로를 얻었다.

모든 생명은 덧없다는 말을 한다. 그래서 더 소중하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어느 생명이든 소멸하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는 점점 죽음에 가까워지는 과정을 살아가고 있다. 단지 그 시간들이 다 다를 뿐이다. 그래서 미루지 말고 표현하고 그때 그때마다 아끼며 즐겨야 한다.

생명에 대한 사랑은 책임으로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 사랑의 죽음에 대한 책임은 기억으로 뒷받침되어야 한다. 사랑의 책임은 기억과 애도의 책임으로 이어진다.

29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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