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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부를 전하며 - 헤르만 헤세 x 빈센트 반 고흐 ㅣ 세계문화전집 1
헤르만 헤세.빈센트 반 고흐 지음, 홍선기 옮김 / 모티브 / 2026년 4월
평점 :
반고흐를 죽인 안부, 헤르만 헤세를 살린 안부, 두 사람의 세나클 두사람이 생전 사랑했던 클래식 12곡 소개 및 해설, 독일 헤르만 헤세 박물관장 티모 하일러 특별 에세이다.
책의 앞 표지는 내가 참 좋아하는 빈센트반 고흐의 아몬드나무이다. 이 책은 헤르만헤세 탄생 150주년 기념으로 세계문화전집 헤세.반고흐편으로 제작되었다.
이 책을 보고싶었던 이유는 “헤르만 헤세도 분명 이 책을 좋아했을 겁니다.“ 헤르만 헤세 후손 대표가 한 말때문이다.
이 책이 꼭 읽어봐야하는 이유는 소문난 집에 먹을 것 없다는 것이 아닌 본 책에 삽입된 헤르만 헤세의 사진 및 수채화,편지 원본 등은 먼저 원고를 읽어본 헤르만 헤세 후손들의 지원 아래 국내 최초로 공개되기 때문이다. 그러니 내가 반 고흐와 헤르만 헤세를 잘 안다 하면…그래도 펼쳐 볼 만 한 작품일 것이다. 그리고 누구나 알다시피 작품은 보면 볼수록 느껴지는 감동이 매번 다르니 아마 당연히 고민없이 펼쳤을거라 생각한다.
어떻게 탄생한 지 150년이 지났는데도 사람들이 찾고, 기억하고 나누고 기념하는 것일까.
그 이유는 헤르만헤세 작품을 읽는다면 읽는 사람들이 모두 놀라기 때문이다.
나를 전혀 모르는 작가가 어떻게 이토록 나의 내면을 깊숙이 들여다 볼 수 있는가? 라고 자문한다고 한다.
그래서 2027년이 독일어권 문학계는 수개월에 걸쳐 다채로운 행사와 행외에서 찾아오는 방문객들과 대규모 기념식을 가지고 경축한다 말한다.
헤르만 헤세 박물관 관장 티모 하일러는 감히 말한다. 헤르만 헤세가 특별할 수 있던 이유는
첫째, 자기 시대의 사회, 문화, 경제, 정치의 생태변화를 민감하고 섬세하게 감지하며 자신의 여러가지 위기들을 글로 표현했다.
둘째, 전 세계 모든 계층, 연령층의 사람들과 편지를 교환했다. 현존하는 편지는 44,000통에 달하며, 이 편지들은 헤세를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작가이자 인간으로 느끼게 했다. 이만큼 편지가 많다는 것은 자신의 문학 작품을 쓰면서도 편지를 읽고 답장을 했다는 것 아닌가.
문학작품만 구상하고 써 내려가기만 해도 에너지가 어마어마 했을텐데 다양한 사람들과의 소통까지 놓치지 않았다니 사실 너무 놀라웠다. 그때 당시는 컨트롤C, 컨트롤 V도 안되는 시절이고, 챗 GPT가 대신 글을 써주지도 않았을텐데 심지어 양도 어마어마 하지만 그 답장도 도식적인 문구나 표준 양식이 아닌 진심을 담은 소통이었다고 하니 헤르만 헤세라는 작가를 다시 보게 되었다.
그렇다면 탄생 150주년을 기념하여 헤르만헤세를 기리기 위한 책이 아닌 반 고흐와 함께 연결하는 고리는 무엇일까 궁금했다. 이 둘은 만난적은 없었지만 이미 헤르만 헤세가 반 고흐의 작품을 알고 있었고 그의 운명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들이 펼친 예술에 대한 이해와 타인을 바라보는 시선은 달랐을지라도 문학과 회화에 대한 사랑, 수많은 위기, 우울에서 자살에 이르는 성향까지 내면적으로 비슷한 점이 많고 헤세는 작은 수채화로 고흐는 색채 구성에 첨부된 스케치가 텍스트와 이미지에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예술가들이라는 것을 입증한다. 즉 작가와 화가로만 표현하는 것이 아닌 종합적인 예술가라는 표현이 어울릴 듯 하다.
사실 반 고흐가 자신의 사랑하는 동생이자 지지자이자 후원자인 동생 테오에게 편지를 많이 썼다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편지를 전한 결 또한 다르다고 한다.
헤세에게 안부란 타인을 향한 관심과 의식의 표현이며, 상대방의 내면적 본질에 대한 인정이다. 반면 반 고흐에게 안부의 형식은 무엇보다도 부재하는 물리적 현존의 대체이며, 감정의 닻이었다.
12P 서론에서..
두 예술가의 공통점은 예술은 장식이 아니라, 실존적 진리에 대한 물음의 표현이라는 말은 헤르만 헤세 박물관 관장인 티모 하일러가 쓴 글을 읽지 않았더라면 내 스스로 찾기에는 어려웠을 듯 하다. 사실 헤세가 반 고흐의 대해서 인지하고 업적에 대해 칭찬했다는 글도 여기서 읽었기 때문에 두 예술가를 각각 알며 존경하는 마음은 있었지만 연결짓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초반부터 참 흥미롭다.
헤르만 헤세와 같은 동시대를 살았던 <위대한 게츠비>를 썼던 스콧 피츠제럴드의 친필 헌정 문구가 담긴 책이 경매에서 6억원에 낙찰되었는데 오히려 헤르만 헤세의 친필 서명이 여러줄 담긴 책은 100만원~170만원이면 구매한다는 것이 의외였지만 서론을 읽으며 짐작은 되었다. 이미 독자들이 쓴 편지에 정성스럽게 답장을 하며 소통을 했던 편지가 4만 4천통이 있고 매번 서명을 했으니 값어치는 떨어질 수 밖에. 내 추측이지만 한국에서도 오히려 <위대한 게츠비> 작가의 명성보다는 <데미안>,<수레바퀴 아래서> 등으로 헤세의 명성이 더 높을텐데도 말이다. 물론 작품성을 두고 운운하는 것은 아니기에 혹시 피츠제럴드를 존경하는 독자들이 읽는다면 (내 글을 읽을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오해하지 않길 바란다.
서명에 대한 이야기는 반 고흐도 마찬가지이다.
반 고흐는 살아생전 아무도 알아주지 않던 무명의 화가였고 그래서 아무도 반 고흐에게 사인을 요청한 적도 없기에 반 고흐의 사인은 완성된 작품에만 남아있다.
다정했기에 저렴한 서명과(헤르만 헤세)
고독했기에 천문학적인 액수가 된 서명(반 고흐)
22P
반 고흐와 헤르만 헤세는 비슷한 점이 있다. 아버지가 둘 다 목사였고 또 신학교를 진학했다가 실패했고, 심각한 정신 질환을 앓고 자살시도를 했었고 다르다면 반 고흐는 결국 37살에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비슷한 듯 하지만 다른 점이 있다면 안부를 전한 방식이라고 옮긴이는 말한다. 헤세는 세상을 향해 안부를 전했고 자연을 바라보며 정원도 직접 가꾸며 밭도 일구었고 심지어 세상이 헤세를 거부해도 오히려 적극적으로 세상을 향해 안부를 전하는 내면이 단단한 사람이었다. 반면 반 고흐는 주로 동생 테오에게 편지를 전했고 다정하거나 예의가 있다기 보다는 오히려 닥달하고 갈구하는 느낌의 편지였고 자연을 그렸지만 본인은 그 속에서 하나가 되지 못한 외로운 삶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고흐를 알고 나면 화려하다 못해 정열적이기 까지 한 해바라기는 약간 괴리감이 느껴지기도 하고 카페 테라스도 즐거운 대화로 꽃을 피우는 모습이며 화려한 조명이 비추지만 어딘지 모르게 쓸쓸해 보인다.
제목은 +를 쓰지 않고 교차되는 X 곱셈으로 표현했다. 그 이유는 헤세를 읽다가 반 고흐를 보고, 반 고흐의 편지를 읽다가 헤세의 수채화를 보는 순간 100년의 시차를 두고 있었지만 같은 질문을 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고 한다. 그리고 그 질문은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에서 독자가 스스로 발견하길 바란다는 말을 남긴다.
이 책은 세계문화전집 시리즈 첫 번째 이기에 이 다음의 시리즈가 무엇인지도 매우 기대가 되는 바이다.
이 책은 읽으면 읽을 수록 고흐의 그림을 당장 보러 달려가고 싶게 만들고 헤세가 쓴 다른 작품들을 다시 펼쳐서 보고 싶게 만든다. 특히 헤세가 사랑하는 아들에게 쓴 편지는 정말 너무 따뜻하고 사랑이 가득 담긴 문구가 대단한 작가가 쓴 편지가 아닌 애정이 가득 담긴 아버지가 쓴 편지라는 점이 돌아가신 아빠의 따뜻했던 메일을 떠올르게 했다. 그리고 헤세가 그린 그림은 사실 이 책을 통해 처음 보았다. 그리고 으외로 잘 그린 그림에 놀랐고 또 그 그림이 주는 느낌이 좋았기 때문에 이 책으로 하여금 나에게 헤세는 대문호의 작가가 아닌 예술가로 기억하게 되었다.
진짜 신기한 것은 분명히 다른 두 사람인데 정말로 헤세의 그림을 보고 반 고흐의 편지를 읽고 헤세의 글을 읽고 반 고흐의 그림을 보면 묘하게 연결되는 느낌이 있다.
이건 정말 책을 통해서 직접 읽어보고 느껴봐야 알 수 있다.
이 책은 절대로 빌려보지 않길 바란다.
두고 두고 그때 그때 마다 펼쳐서 읽고 느끼고 또 스스로 안부를 전해보길 바란다.
헤세처럼 다양한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서는 그런 따뜻한 안부를..
고흐처럼 살기위해 몸부림 치면서 표현은 직설적이고 차가워 보이지만 그 속에 느껴지는 애절한 안부를 ..두 사람의 세나클을 책을 통해 느껴본다면 나처럼 이들의 작품을 다시 한 번 제대로 느껴보고 싶게 될 것이다.
오늘,
살아있는 지금,
당신은 누구에게 안부를 전하겠습니까.
이 질문이 나의 마음을 쿵 하고 울린다.
이 책을 읽을 때 들으면 좋은 클래식도 함께 소개하고 있으니 꼭 리스트를 미리 만들어놓고 즐겨보길 바란다.
그리고 그 뒤에 보면 엮은 이의 소중한 초대장을 볼 수 있다.
헤세와 반고흐를 잘 알지 못하는 독자를 위해서도 , 이미 반고흐와 헤세를 잘 알고 있는 독자에게도.
그리고 추천하는 번역본과 판형이 크고 소장 미술관과 정식 계약을 맺은 출판사 책을 소개하기 때문에 참고해 보면 좋겠다.
<본 서평은 리뷰의 숲 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