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엄마의 오장육부 - 이 고약한 시절을 건너는 엄마 동지들에게
나민애 지음 / 서교책방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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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엄마가 전부라더니

이제는엄마가 짜증나니?!"

나는 오늘 아침에도 아이들에게 짜증을 냈다.

출근 준비하던 남편이 내가 너무 감정적이었는지 화장실로 조용히 와서

왜이렇게 짜증이 심하냐고 한마디 하고 간다.

나도 내 감정 저 아래에는 이렇게 짜증낼 필요가 없고 아침부터 짜증내서 서로 좋을게 없는건 알지만...

그냥 무슨 말만 하면 "싫어! 아니야! 아~쫌~" 하는 말이

내 감정도 상해버렸다.

지은이 나민애 교수님은 워낙 서울대학교 학부대학에서 글쓰기를 가르치며 강의평가가 좋기로 유명한 교수님이며 유튜브, EBS 등 다수 채널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하시며 국어의 올바른 사용과 중요성을 유쾌하게 강조하는 모습을 많이 보았다.

그런데 그런 나민애 교수님이 "사춘기 엄마의 오장육부" 라니 괴수같이 소리치고 후회하는 모습을 나민애 교수님도 겪는건가? 왠지 나교수님은 화를 내도 우아하게 내고 감정적으로 휘몰아치지 않고 국어문법 하나 틀리지 않고 점잖게 지나가실 듯 한데 아닌가? 싶은 반가운 마음에 책을 후다닥 펼치게 되었다.

저자 소개에도 솔직하게 나온다. 사회에서는 '서울대 인기교수' , '시인의 딸'로 불리지만 집에서는 사춘기 남매 앞에서 아이 방문을 부숴버리고 싶은 마음을 꾸역 꾸역 누르는 '그냥 엄마' 라는 말.. 수천 명의 학생을 만나왔지만 내 아이 둘은 어찌할 줄 모르는그래서 분노의 파워 워킹을 하고 아파트 구석의 나무를 붙잡고 운다는 말이.. 왠지 모르게 그냥 위로를 받는다.

아이의 사춘기, 이왕 지나갈 거 남들 하는 시기에 하는게 제일 좋다는데.

사실 나의 아이는 사춘기에 접어들 나이와는 한참 멀었지만 그래도 벌써부터 두려운 이유는 모든 것을 다 해주던 아이에서 이제는 어엿한 한 인격체로 발돋움을 하려는 첫 발걸음이라 나에게는 십대 청소년의 사춘기와 감히 같다 말할 수 없지만 결이 비슷한 시기를 지나는 것 같다.

이미 십대를 키우는 친구 엄마들이 콧방귀 뀌며 어디가서 힘들다 말하지 말라 했지만 그들도 지금 시기를 지나올 땐 어찌할 줄 모르는 그 방황하던 감정의 순간들을 이미 다 잊고 새로운 어려움에 허덕이는 것이라고 그렇게 이해하고 말을 아꼈다.

책은 총 1막, 2막, 3막으로 구성되어 있고 부록에는 사춘기 엄마들의 분노를 잊게 할 콘텐츠를 소개하며 책은 마무리 된다.

책은 3막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제목을 훓어보고 읽고 싶은 페이지로 맘 편히 넘어가도 된다. 나민애 교수님이 바로 옆에서 함께 수다 떠는 것처럼 편하게 책장을 넘길 수 있다.

사랑스럽고 보드랍고 작은 내 딸은 사라져버렸다. 딸은 딸인데 그 딸이 아니었다.내가 사랑하고 나를 사랑했던 아이는 어디 갔을까. 소중한 아기가 사라진것이 서러워 나는 당황했다.

11P

예전에 나태주 시인께서 봄이 가장 아픈 시기라고 말하셨다 한다. 새싹이 자라면서 씨는 자기 살을 찢어야 하고, 언 땅을 뚫고 올라가려면 새싹의 머리는 아주 아플 거라고, 작고 여린 것이 아주 많이 아플 것라고,

그게 바로 아이가 겪는 사춘기 일테다. 사실 이 책을 사춘기 비스무리 한 걸 겪으면서 위안 받고 싶어 폈는데 첫 장부터 나는 "나도 힘든데.." ..."그걸 처음 겪는 너는 얼마나 힘들까" 벌써 부터 마음이 짠해지고 부들해진다.

이게 문제다. 하루에도 수십번을 롤러 코스터를 타니 없던 멀미도 생겨 오바이트하고 비틀거린다. 내가 겪는 지금은 명함도 못내미는 시기라 하니 진정으로 두려워진다. 분명 나 역시 그 시간을 지나왔을 텐데 왜이렇게 새롭고 다른지 나민애 교수님도 말한다. 자신의 사춘기와 아이의 사춘기와는 다르다고 10대였던 나에게는 그게 자연스러웠는데 엄마에게 아이의 사춘기는 이해 불가의 상태라고. 그래서

부모가 되어서 "사춘기는 무엇일까?"다시 질문해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사춘기를 헤르만헤세의 소설 '데미안'을 비유하여 말한다.

얼마전 헤르만헤세의 "스스로 깨어라"를 재미있게 보고는 감탄을 했는데 분명 10대에 읽었을 때는 이런 감명을 느끼지는 못했는데 하고 지금 책에서 나오는 구절을 함께 읽으니 아... 데미안 소설의 여러 구절이 "사춘기"와도 비슷하구나 싶었다.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곧 세계이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 새는 신을 향해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프락사스라고 한다.

데미안 소설에서,29P 재인용

사춘기가 서로에게 지독한 것은 바로 언제 올지도 모르고 언제 끝날지도 모른다는 것. 조금이라도 대비를 할 수 있게 예고를 해주면 좋을텐데.

그게 참 사춘기를 지독하고 외롭고 힘들게 만드는 큰 요인인듯 하다.

그래서 우리 모두는 저자처럼 사춘기 자녀를 오늘은 그 부루퉁한 얼굴을 그대로 보면 안되고 얼굴 안에서 분투하는 "새"로 보아야 한다. 아직 날개를 펼쳐보지 못한 새가 끙끙거리고 있다고, 부모된 자는 숙명처럼 그 새를 기다려야 한다고.

나비가 번데기를 찢고 그 속에서 나오는게 힘들어 보여 조금 도와주면.. 결국 그 나비는 이겨내지 못하고 적응하지 못하고 죽어버리는 것 처럼...

힘들지만 그래도 조금 더 살아온 부모가.. 이 시간을 제대로 지나가지 못하면 결국 도태되고 죽을 수도 있는 나비처럼 그렇게 보고 견뎌내야 한다.

가능하다면 남편과 한 팀이 되어...

더더더 가능하다면 이미 사춘기를 지나온 아이와 한 팀이 되어

혹은 아직은 안 온 아이의 미소로 힘을 얻으며...

방문포비아 편을 읽으며 혼자 키득 거렸다.

누구네 집은 방문을 굳게 닫은게 싫어 유리문으로 바꾸니 아이가 깨버리고

누구네 집은 방문을 떼어버리니 아이가 집을 나갔다더라...

어느 집은 방문 굳게 닫지 않고 사춘기가 지나갔다는데... 이렇게 보니 그 집 아이는 유니콘이었나보다.

이 책은 첫장에서 사춘기 엄마 클럽장이 초대장을 보내면서 시작된다.

이상하다. 나의 자녀는 아직 사춘기가 오지 않았는데도...

이미 이 책에서 나오는 글과 상황속에 몰입하여 나와 아이의 추억을 하나하나씩 곱씹게 된다. 그리고 잊고 지냈던 아련한 순간들도 다시 기억하며 첫사랑을 회복하기도 한다. 그래서 모든 엄마들이 이 책을 꼭 읽어보았으면 좋겠다.

사춘기가 지나간 엄마들도

사춘기를 겪는 엄마들도.

이제 사춘기를 맞이하는 엄마들도.

분명 우리가 겪은 상황들은 조금씩 다 다르고 깊이도 다르지만 저 아래 광천수가 흐르는 깊은 땅속정도에서는 하나로 통하는게 있는 것 같다.

그게 엄마인가 보다. 우리 모두 처음 겪어보는 일.. 이 책을 통해서 동지하나 든든하게 생기면 참 좋겠다.

둘째의 사춘기라 해도 별반 다르지 않을 듯 하다.

다들 키워봐서 알지만 둘째 아이라 해서 쉬운건 그냥 육아의 루틴정도만 익숙하다는 것 뿐이지 두번 째 사춘기라해서 비슷한건 전혀 없을테니 말이다.

이제 곧 긴긴 연휴가 시작될때 나민애 교수님이 추천해준 꿀같은 <사춘기 엄마를 위한 콘텐츠들>로 내면을 채우고 그래도 한번 더 웃어주고 안아주자.

눈에 넣으면 아프지만 그래도 내쌔꾸인데…

http://blog.naver.com/2try1/224268924848


본 서평은 리뷰의 숲 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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