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같은 아이도 공부할 수 있을까요?
김주현 지음, 최미란 그림 / 만만한책방 / 2026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다산 정약용과 그의 제자 산석의 이야기가 담겼다.

사실 책의 앞부분 보다는 훓어보다가 부치치 못한 편지를 먼저 읽게 되었다.

시작은 <그리운 선생님께-오늘도 책상을 쓰다듬는 산석 올림>,<달려가 뵙고 싶은 선생님께-선생님 기억에 남아 있길 바라는 욕심을 내 보며 산석 올림>

<오늘도 선생님께-더 바랄 것 없이 행복한 자리에서 둔하고 미련한 일흔다섯 살 제자 산석 올림> 이 부분을 읽으며 다들 잠을 자는 고요한 시간이라 그런가 감수성이 더 풍부해 지며 울컥 올라오는 마음이 가득했다. 분명 나는 정약용 선생님을 만났던 사람이 아닌데, 제자 산석을 아는 사람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제자가 스승을 기리는 마음과 그리워하는 마음이 너무 생생하게 느껴져서 마치 내가 이미 이들을 알고 지냈던 또 한명의 지인인 듯한 그리움과 아쉬움과 그리고 추억할 수 있는 시간들이 있음에 다행이라 여기기도 하였다.

이 책의 저자 김주현 선생님은 <커다란 경청>,<대단한 실수> 등 여러 책을 쓰셨고 다산 선생님의 마음으로 글을 쓰려 한다고 말한다.

그림을 그린 최미란 선생님은 <슈퍼 히어로 똥 닦는 법>,<말들이 사는 나라> 등 여러 작품이 있고 슈퍼 히어로 똥 닦는 법을 통해 이미 그림체가 너무 익숙하고 정겹기까지 했다. 워낙 똥, 방귀면 무작정 좋아하는 두 녀석이 집에 있다보니 다양한 책을접했는데 사실 그림도 너무 귀여워 기억에 오래 남아있다.

저 같은 아이도 배울 수 있을까요?

그래, 너같은 아이가 어떤 아이냐?

첫째, 너무 둔하고, 둘째, 앞뒤가 꼭 막혀 융통성이 없습니다.

셋째, 답답해서 고지식합니다.이런 제가 공부할 수 있을까요?

44P

아이가 자신을 향해 '둔함','막힘'과 '답답함'이라는 말을 썻으니, 저는 그 단어의 앞면의 뜻 말고 뒷면을 보여 줘야겠다 생각했습니다.

자신의 부족함으로 생각했던 둔함과 막힘과 답답함이 배움의 좋은 자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려 줘야겠어요.

세상이 좋게 평가하는 민첩함과 뛰어난 재능이 꼭 공부의 모든 것이 될 수 없다는 것을요. ..

반짝이는 재능 앞에 느리고 우직한 걸음은 눈에 잘 띄지 않습니다.재능 있는 자들은 훨훨 나는 것 같은데, 자기는 하염없이 느리니 불안하거든요. 뒤쳐지는 마음에 불안하지요. 더 빠른 결과와 화려한 결과를 갈망합니다.그러나 생각하는 것보다 공부는 긴 과정입니다. 늦는 것보다 걱정해야 할 것은 조급함일지도 모릅니다.

가르친다고 하지만, 실은 가르치면서 스스로 깨닫고 확장되니 결국은 배우는 일이지요. 아이에게 말하면서 스스로 다시 한번 배웁니다.

45-46P

다산 정약용 선생님이 하시는 말씀은 사실 공부에 관련된 말 같지만 곰곰히 씹어보면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해당되는 잔잔한 나침반 같은 말이다.

요즘 바쁘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을까.

하지만 가끔 조용히 버스를 타거나 바쁘게 걷는 사람들 속에 떠밀리듯이 걷다보면 내가 지금 가는 방향이 맞는지, 잘못된 길을 멈추지 못하고, 용기내지 못하고 걸어가는 것은 아닌지.. 두려울 때가 있다.

30대가 되면 40대가 되면 이런 고민은 없을 줄 알았다.

뭔가 확실하게 보일 줄 알았다. 그리고 그때 고민했던 일이 뭔가 쉽게 느껴질 줄 알았지만 40대에서 50대로 향해가는 이 시점에서 한가지 깨달은 것은 세상에는 쉬운 일이 없다는 것을 깨닫는게 바로 인생같다.

그래서 왜 어렵지? 왜 이런 문제가 생겼지? 처럼 "왜" 로 시작하기 보다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초점을 둔다면 어차피 누구나 갖고 있는 힘듦에서 그래도 따뜻함, 용기, 희망, 안도감, 위로 등등의 보이지 않지만 중요한 가치를 깨달을 수 있지 않을까?

제자 산석을 만났을 때 다산 정약용 선생님의 처지가 사실 평안한 때는 아니었다. 유배지로 귀향와서 건강은 나빠졌고 순탄한 상황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제자 산석과 함께 배움을 통한 또 다른 인생이 펼쳐졌다.

배움이 많다고 해서 힘을 과시하지 않았다.

나이가 많다고 해서 권위를 내세우지 않았다.

오히려 어린아이 같은 수순함이 느껴지고 그 안에서 따뜻한 권위가 느껴졌다.

서평을 쓰다보니 너무 무거운 내용인가 싶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산석과 정약용 선생님의 이야기가 재미있다. 그리고 정약용 선생님의 인생이 궁금해지기도 한다. 남들이 다 위대하다고 해서 가지는 관심이 아니라 나도 이렇게 늙어가고 싶다라는 소망에 진정한 어른으로 살아갔던 이의 시간들이 궁금해졌다.

책은 휘리릭 읽어내려간다. 귀여운 일러스트에 웃음도 난다.

그리고 메모하고 싶은 좋은 글귀도 많이 나온다.

그 안에서 느껴지는 잔잔한 위로를 느껴보길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