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마음이 단단한 부모가 아이를 지킨다 - 아이를 키우며 무너진 감정을 회복하는 안내서
힐러리 제이콥스 헨델.줄리 프라가 지음, 정윤희 옮김 / 서울문화사 / 2026년 2월
평점 :

육아를 하면서 가장 힘든점은 못난 내 모습을 계속 마주하는 것이다. 그리고 지치는 것은 이런 육아서를 읽은 적이 한 두번이 아니고 돌아서고 나면 육아서에서 배운 것은 제로이며 결국 내가 느끼는 감정대로 내가 겪어온 것 그대로 아이에게 반복한다는 것이다. 물론 육아서를 읽으면 머리로는 이해하고 배우고 싶은 점, 적용해 보고 싶은 점은 넘쳐난다. 하지만 실전에서는 그게 참 어렵다.
사실 마음이 단단한 부모가 아이를 지킨다는 내용도 좋았지만 제목이 정말 맘에 들었다. 그리고 표지도 초록색 바탕에 엄마와 아빠가 함께 사랑모양의 테두리를 지키며 그 안에 아이를 감싸고 다 함께 웃고 있는 그림인데 표지만 보아도 위안이 되고 따뜻해지는 디자인이었다. 디자인을 찾아보니 "오성민"이라는 이름만 있었는데 짧게나마 이런 책 표지가 탄생하기 까지의 짧은 스토리를 적어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 그럼 인쇄를 해야하는 비용이 추가되는 것일까. 궁금해질정도로 제목과 표지가 맘에 들었다.
이 책을 지은 저자는 힐러리 제이콥스 헨델, 줄리 프라가로 공동저자이다.
힐러리는 생화학 학사, 사회복지학 석사, 그리고 심리치료 연구소에서 정신분석 4년 인증 프로그램을 마친 후 심리치료사이자 정신분석가로 활동하고 있다. 다소 특이한 이력이라고 생각했다. 한 학술대회에서 '변화의 삼각형'을 접한 뒤 이 도구를 책, 블로그, 영상, 강연 등을 통해 수많은 사람에게 가르쳐 왔다고 한다. 이 책에서도 파트1 마지막 부분에 양육의 든든한 길잡이 편에 나온다.
줄리는 심리학자이자 부모 교육 전문가이다. 어린 시절 오프라 윈프리 쇼에서 '내면의 아이'를 치유하는 힘에 관한 것을 보고 심리치료에 관심이 가져졌고 아이를 출산한 후에는 산후 우울과 불안을 겪는 부모를 돕기 시작했다고 한다. 샌프란시스코 캠퍼스에서 예비 부모를 위한 수업을 진행하고 있고 <뉴욕타임스>,<페어런츠>,<NPR> 등 여러 매체에 산후 우울증과 양육 관련 글을 기고하고 있다고 한다.
옮긴이 정윤희는 초등교육과를 졸업하고 초등영여교육과 학위 논문상을 수상하며 현재는 바른번역 소속 번역가로 활동중이고 옮긴 책으로는 <영혼이 단단한 아이의 비밀 정서 지능>,<부모의 태도가 아이의 불안이 되지 않게>가 있다.
저자의 편지에 이런 글이 나온다.
때로는 불안에 휩싸이고, 슬픔에 휘청거리며, 분노에 뒤흔들리고, 두려움에 얼어붙기도 한다. 기쁘고 자랑스러운 순간조차 왠지 낯설고 어색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아마도 감정을 받아들이고 마음껏 느끼는 법을 배워본 적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어떤 날은 모든 게 혼란스럽고, 버겁게 느껴지기도 한다. 감정의 파도는 어느 부모에게나 찾아온다. 종종 아이가 감정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듯, 부모인 우리도 세찬 감정의 파도 속에서 속절없이 흔들릴 때가 있다.
이 책은 아이의 분노를 가라앉히는 비법이나 중학생 자녀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팁, 고등학생 자녀를 훈육하는 비결을 알려주지 않고 스트레스가 가득한 순간에 감정을 어떻게 다스려야하는지를 알려 준다. 자신의 감정을 그대로 알아차리고, 인정하며, 건강하게 다루는 방법을 알려 준다. 감정을 다루는 기술은 모두에게 꼭 필요하지만 제대로 학교에서도, 사회에서도 배워본 적이 없다.
가정에서도 평범하게 자라왔지만 특별히 감정을 잘 느끼고 표현하고 다스리는 방법을 배우지 못하고 누구나 겪는 사춘기 역시 물 흐르듯이 지나왔기에 때로는 내가 느끼는 것이 무엇인지,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탐구하지 못한 채 부모가 되고 육아를 시작하게 되었다. 순간 순간 인생의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내가 느끼는 것이 정말 내가 원하는 것인지에 대한 반문을 여러번 해야 했다. 그리고 가끔 사회에서 만난 이들 중에 뭐든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의견에 대해 확신을 가진 사람이 부럽기도 했다. 확신은 가지고 싶어도 저절로 자연스레 갖을 수 있는 감정은 나에게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부모로서의 여정에서 등대의 환한 불빛처럼 환하게 길을 밝혀주는 두 가지 길잡이를 소개한다. 첫 번째 길잡이는 '변화의 삼각형'인데 감정을 이해하고 다루는 데 도움을 주는 일정의 감정 지도로, 양육 과정에서 정서 건강을 지키는데 큰 힘이 돼준다. 두 번째 길잡이는 '네 가지 역량'이라고 부르는 평온함, 유대감, 호기심, 연민이다. 아이를 대할 때 혼란이 아닌 평온함 속에서 , 단절이 아닌 유대감 속에서, 통제가 아닌 호기심으로, 판단이 아닌 연민의 마음으로 행동하도록 이끌어 준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미 9페이지에서 나는 머리를 한대 맞고 시작했다.
내가 힘들어하는 아이의 행동은 사실 매우 자연스러운 발달 과정이라는 것.
나는 자연스러운 발달 과정을 매우 힘들어하고 그 행동에 대해 짜증을 냈다는 것이 허공을 바라보며 한숨을 깊게 쉬었다.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고 1부, '열린 마음 양육의 길잡이' 우리가 부모와 정서적으로 얼마나 깊이 연결돼 있는지, 부모의 양육 태도에 얼마나 쉽게 영향을 받는 존재인지를 살펴본다. 그리고 감정을 이성적인 사고로 극복하거나 의지력으로 억눌를 수 없는 이유를 설명한다.
2부와 3부에서는 변화의 삼각형 세 꼭짓점과 진정한 자아의 열린 마음 상태를 자세히 살펴보며 2부에서는 방어와 억제 감정에 해당하는 불안, 죄책감, 수치심 같은 억제 감정을 다루고 3부에서는 핵심감정인 슬픔, 두려움, 분노, 혐오감, 기쁨, 진정한 자아의 성장과 치유를 돕는 자부심같은 확장감정도 다루어 본다.
설명을 들어보면 다소 복잡하고 심오할 수도 있지만 감정의 정의를 먼저 소개하고 그 감정을 다양한 양육 상황 속에서 살펴보며 구체적인 사례와 대화 예시를 통해서 내 실 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기 때문에 부모의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쯤은 정독해보길 추천한다. 실제로 생각보다 내가 느끼는 감정을 명확하게 파악하기 보다는 불분명한 경계 속에서 제대로 살펴보지 못한 채 삶을 살아가며 명확한 대책 없이 감정적, 행동적 실수를 저지를 때가 많았기 때문이다.
각 장 곳곳에는 '나 되돌아보기', 그리고 마지막에는 '길잡이 연습'이라는 코너를 통해 마치 내가 심리치료사와 1:1로 마주 앉아 질문을 받고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기에 상담을 받아보고 싶다고 생각한 사람이나 , 직접적인 대면 상담이 부담스러웠던 사람들에게도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으며 이 책에서 얻은 통찰은 반드시 일기장이나 메모장에 꼭 적어보라고 권한다.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된다. 내가 특별히 관심이 가거나 호기심이 가는 부분이 있다면 먼저 펼쳐 보아도 된다. 하지만 전체적인 맥락을 이해하려면 3장부터 읽기를 권한다.
우리 모두 내 자녀에게는 그리고 내 자신에게도 어제보다는 나은 삶을 전달해주고 싶어 하지 않는가. 어느 부모가 내 자녀가 나보다 못나길 바랄까.
가끔은 이것 역시 중력이 법칙과 연관이 있을까 엉뚱한 발상을 해보기도 하지만 사람은 너무나 자연스럽게 앞으로 나아가며 발전하길 원하지 후퇴하길 원하지 않는다. 나도 모르게 계속 잡아당기는 힘에 대한 생존 욕구일까.
저자는 감정에 관한 내용은 자녀, 부모에게도 도움이 되며 막 육아를 시작한 부모든 사춘기 자녀를 키우는 부모든 성인 자녀와 갈등을 겪는 부모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내가 먼저 마음을 열고 자녀와 건강하고 편안한 관계를 맺도록 도와줄 것이라고 말한다. 물론 여기나온 예시가 동일하지 않더라도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이유는 누구나가 느낄 수 있는 보편적인 감정에 대해 이해하고 다루는 법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31페이지에 같은 상황이지만 다른 방법으로 접근하는 법을 보여준다.
상황1은 꼬마 과학자라고 여기는 아이 스스로가 컵에 있는 물을 쏟았고 그것을 통해 어떤 상황이 벌어지는지 보고 싶은 호기심에서 나오는 행동이었는데 소란스럽게 안됀다고 하며 급하게 청소하며 투덜대는 엄마로 인해 불안이라는 감정을 느끼며 자신의 행동을 잘못했다고 인지했다.
상황2는 여전히 벌어진 상황은 동일하다. 하지만 여유롭게 반응하며 중력을 발견했다며 동시에 치워야 할 시간이라고 하며 함께 치우는 모습을 통해 짜증나거나 불안해하지 않은 엄마를 보고 아이 역시 중력과 청소하는 법을 동시에 배운 상황이었다.
저자는 상황1의 부모처럼 반응해도 부끄러워 하지말라 말한다. 대부분의 부모가 그럴 것이라고 나 역시 오늘 아침 바로 둘째가 그랬다. 매트 위에 컵에 있는 물을 부웠고 출근하려는 아빠 바지로 물이 흘러 내렸고 바쁜 아침에 그러기에 아이를 신경질적으로 의자에서 내려 혼을 냈고 다시는 그러지 말라고 엄포까지 놓았다. 저자는 이러한 반응도 상황2처럼 반응을 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야 있는 그대로 사랑한다고 느끼고 본연의 모습 그대로 존중받고 자신이 가진 감정 또한 그대로 받아들여진다고 느끼며 이럴 때 차분해지고 정서적 유대감을 느끼고 호기심과 연민이 자란다고 말한다. 생각해보면 나 역시 어릴 때 무언가를 쏟았을 때 엄청 크게 혼이 났던 기억으로 인한 영향을 내 아이에게 똑같이 반복하고 있는 것을 느낀다. 이미 지나간 트라우마는 없앨 수 없다. 단지 내 아이들을 위해 새로운 미래는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2부는 감정에 대해서 말한다.
감정이라 하면 사람들이 흔히들 강한 정신력으로 통제할 수 있다고 말한다.
화가 올라오고 짜증이 났을 때 심호흡을 하면서 가라앉히고 말이나 행동을 해야한다고 말하는데 즉 그렇게 통제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느껴지는 감정은 통제할 수 없고 그 감정이 생기는 것도 막을 수 없고 다만 그 감정에 대해 어떻게 반응할지는 스스로 통제할 수 있다는 점을 말하는 것이다.
또 감정은 머릿속에 있다고 오해하는데 그것이 아니라 몸 안에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감정을 이성적으로만 해결하려 하면 애써도 감정은 남아 있다고 한다.
감정과 생각으로 인해 다른 사람에게 상처 줄 수 있다는 것도 오해다. 그것이 아니라 그 감정과 생각으로 인한 나의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상처 줄 수 있는 것이다.
감정은 억누르면 사라지고 이 과정이 정신 건강에 해롭지 않다고 보는데 이는 억누르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인정하고 받아드림으로 치유할 수 있다고 말한다.
아이가 특히 체력적으로 피곤하면 둘째는 조용히 들어가 혼자 쉬고 잠을 자는데 첫째는 그렇지 않고 꼭 옆에 있는 나, 내가 옆에 없으면 나를 찾아서라도 나에게 감정풀이를 한 후에야 진정이 된다. 그래서 이럴 때는 어떻게 도와줬으면 하는지 표현하고 감정을 진정시켜보자고 말하는데 오히려 아이에게는 감정을 인정하고 받아드리는 표현보다는 억누르고 컨트롤하라는 말로 들렸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감정이 올라와서 격해져 있는데 심호흡을 한다고 해서 당장 가라앉을까. 전혀 그렇지 않다. 어떤 일로 기분이 상했는데 상대방이 사과를 한다고 한들 아프거나 짜증난 감정이 바로 가라앉는가. 아니다. 사과와 함께 적당한 시간이 지나야 감정이 수그러들고 신경계가 안정이 된다. 이제는 자리를 벗어나 지금 드는 이 감정을 조금 잊어보도록 아이에게 제안해보아야 겠다. 장소를 바꿔 편한 자세를 취하며 전환을 하던가 이럴 때 내가 화가 났구나, 속상하겠다. 피곤하구나, 졸리구나, 끝까지 마치고 싶은데 졸음이 와서 짜증이 나는구나 라고 감정을 알려주고 인정하는 표현을 내가 더 적극적으로 해줘야겠다.
파트3에는 변화의 삼각형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변화의 삼각형은 마음의 지도같다고 말한다. 슬픔, 분노, 두려움, 혐오감, 기쁨, 설렘 같은 핵심감정 뿐 아니라 불안, 수치심, 죄책감 같은 억제 감정을 알아차리도록 도와준다고 말한다.

어느 꼭지점에서 출발할지는 현재의 정서 상태에 따라 다르다고 말한다.
여기에서 언급되는 핵심감정, 억제 감정, 진정한 자아의 열린 마음 상태에 관해서는 각 챕터에서 자세하게 다루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을 알기 원한다면 참고해보고 실천해보면 좋겠다.
이 변화의 삼각형을 활용할 때는 세 꼭지점 중 어디에 있는지 알아차리고 핵심 감정에 이름을 붙이고 그대로 인정하며 억누르거나 차단하지 않고 받아드리면 열린 마음의 상태에 진입하기가 쉽다고 말한다.
이것은 아이에게 가르치기 위함이 아니라 어른인 내가, 부모가 먼저 감정을 다루는 법을 실천하고 그 모습을 아이에게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아이가 십대를 훌쩍 넘거나 성인이라면 함께 내용을 공유해보면 효과는 더욱 크겠다.
이 책은 나를 정말 잘 돌아볼 수 있다. 아이와 함께 감정 동화를 읽을 때 적잖게 당황한 적이 있었다. 생각보다 기쁨, 슬픔, 행복함, 아픔 명확하게 보이는 감정 외에는 세세적인 감정에 이름붙이는게 생각보다 어려웠고 머리가 멈춰지는 듯한 느낌에 감정에 대한 것 역시 공부를 제대로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적이 있었다.
조금씩 아이는 사춘기가 다가올 것이고 나는 갱년기가 다가올 것이기에 아마 크나큰 전쟁이 우리 집을 강타할 것이다. 뭐 생각보다 잔잔할 수 있고 또 예상치 못한 변화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러나 저러나 하여튼 무언가를 잘 들여다보고 알아간다는것은 좋은 과정이고 필요한 것 같다.
큰 변화를 위한 실천보다는 그냥 작은 일상에서의 소소한 성공을 위해 도전해보고 싶다. 물을 쏟았을 때 궁금해서 그랬구나라고 반응할 수 있는 그런 엄마가 되보기를 바라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