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서 언급되는 예기, 중용은 사극을 볼 때 똑똑한 세자가 읽는 고전일 뿐 나에게는 읽어보고 싶은 리스트정도에 그쳤는데 신기하게 저자가 말하는 이 고전을 나도 빌려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저자의 다른 저서 <하루 한장 고전 수업>을 빌려보고 고전에 대해 다가가보고자 한다.
아이를 키우다 보니 나의 그릇이 크고 깊이 않았음을 알았지만 너무 확실히 깨닫는 순간들이 온다. 지난 화요일에는 새로 유치원으로 입학하는 둘째와 이제 7살로 진급하는 첫째가 동시에 유치원으로 등원하는 날이었다. 둘다 기관을 이미 가던 터라 사실 달라진 것이 그닥 없는 일상 아침인데도 이상하게 마음이 분주하고 싱숭생숭했다. 아마도 이른둥이로 태어나 여러모로 늦된 아이의 본격적인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둘째 때문이었을까. 그리고 또 마침 그런 나의 불안함을 건드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바로 마시던 우유를 두 아들이 번갈아가며 쏟은 것이다. 워낙 먹는것을 즐겨하지 않는 아이들이라 항상 식탁 앞에서가 전쟁이다. 가만히 앉아서 먹지 못하는 것은 기본이며 갑자기 둘이 눈이 마주치면 일어나 댄스타임을 갖기도 하고 귀엽다 하고 같이 웃으면 되는데 나는 그게 안되고 제지하기 바쁘다. 한마디로 진짜 재미없게 흥에 오른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엄마이다. 컵에 담긴 우유가 걸렸다. 저러다 쏟지 싶었다. 그래서 이미 수차례 경고 했지만 어김없이 우유는 두번이나 엎질러 졌다. 그래서 냅다 소리를 질렀고 이미 경고한 상황이 벌어지니 첫째, 둘째 둘 다 미안해요 부터 말하며 곤란해했다. 분명 수없이 읽은 육아서에는 잘못한 것을 비난하지 말라 했지만 나는 비난부터 했고 씩씩 거리며 우유를 닦았다. 그러면서 스쳐 지나간 나의 어린시절이 생각났다. 그때 물병으로 흔하게 쓰던 델몬트 쥬스 물병을 부엌 바닥에 떨어뜨려 와장창 깨뜨리며 괜찮냐는 엄마의 말 한마디 보다는 씩씩거리며 정리하는 엄마로 인해 섭섭하고 속상해서 나는 그러지 말아야지 했는데 말이다.
시작하는 첫날인데 혼부터 내서 너무 미안했다. 그래서 정리하고 일어서면서 입술이 무거웠지만 그래도 사과부터 했다. 소리질러서 미안하다고..
사과했지만 실수로 인해 혼이 난건 없어지지 않았다.
저자가 말한 분노가 한순간에 튀어나와 우리 아침을 무너뜨려버렸다.
마음 다스리기는 인생의 황금기를 누리는 사람도 마냥 평온한 삶을 사는 사람도, 고난에 있는 사람에게도 '마음공부'는 반드시 해야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 책이 주별읽기로 구성되어 1년에 거친 독서와 필사를 통해 마음 그릇을 빚어내고 정돈하고, 닦아내고, 키워가는 과정에서 삶이 가치 있게 살아가는 소중한 힘을 얻을 수 있다 제안한다.
책은 1장은 빚어내기 2장은 정돈하기 3장은 닦아내기 4장은 키워내기로 되어있다.
1년 52주 구성이기에 앞에서부터 차근차근 시작해보길 바란다.
1주에 7일 2-3장으로 구성된 부분을 하루에 한 번씩 7번만 읽어도 아마 느껴지는 구절들이 매번 다를 것이다. 그게 고전의 묘미이다. 나의 상황에 따라 달리 보이고 지나쳤던 문구가 다시 한번 깨달아지고 그 맛이 달라진다.
그런 고전의 다양한 맛을 봄이 오는 이 시기에 느끼며 점점 달라지는 나의 그릇을 통해 중용에서 나오는 중화의 상태에 다가서길 내 스스로도 바라본다.
중: 감정도 욕심도 없이 스스로 잠잠함
화: 감정이 겉으로 조화롭게 드러나 있는 상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