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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기세 - 지치지 않고 좋아하는 일을 계속하는 용기
서울라이터 박윤진 지음 / 윌북 / 2026년 1월
평점 :

다정함과 기세란 동시충족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못했다는 박서련 소설가의 추천서를 읽으며 공감했다. 다정한건 부드러움이고 기세란 강한 사람이 내뿜는 기운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다정도 기세도 성실이 근본이란 말에 사실 공감보다는 반가움이었다. 어릴 때부터 잘하는 것은 자신 없었어도 성실은 자신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상에서는 성실만 가지고는 인정받지 못했다. 그러다보면 힘이 고갈되고 지쳤다. 내 20대 때 이런 응원의 메세지를 들을 수 있었더라면 어땠을까 생각해보았다. 조금 실수해도 조금 버벅거려도 괜찮다고 토닥임을 스스로 해가며 또다른 선택을 했다면 나의 인생은 또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말이다.
저자는 시작하는 말에서 나즈막히 말한다. 이 책은 자기계발서라고 하기에는 온도가 낮고 엄중한 회고록이라 하기에는 거창한 인생을 살지 못했다고.
20대땐 그래도 30대가 되고 40대가 되면 이 보다는 덜 미숙하고 여유있을줄 알았다. 하지만 40대가 되어보니 여전히 새로운 일은 가득하고 해보아서 익숙해지고 반가움 보다는 ‘이건 또 어떻게 해야 좋을까’를 고민하고 있고 이미 지나간 일을 제대로 돌아보기도 전에 나를 찾는 아이들의 부름과 어디서 멈춰야하는지 모르는 시간의 챗 바퀴속에 굴러가는 햄스터 같다는 생각도 종종 들었다.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지만 우리는 조금씩 강해지고 있다고 저자는 위로를 건낸다.
매일의 부침이 긴 인생을 헤쳐나갈 자기만의 힘을 쌓는 여정임을.
저자 박윤진은 현재 서울라이터 1인 기업 대표이다.
잘 다니던 회사를 나갈 이유보다 남을 이유가 더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는 일을 지치지 않고 잘하기 위해서 회사를 나왔다고 한다. 유명 회사의 광고 디렉팅과 ㅏ피라이팅을 담당했고 광고계의 대표 행사인 칸 라이언즈에 연사로 참여하기도 했다.
좋아하는 일을 오래 하기 위해서는 일을 대하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나는 전형적인 내향인이다. 어릴 때는 미쳐 나 스스로 깨닫지 못했는데, 그 이유는 내가 갖고 있는 밝은 에너지때문에 다들 나를 외향인으로 보고 나 역시 내 스스로도 사람들 속에서 새로운 환경 속에서 에너지를 얻고 새로운 메뉴를 시도하는 것을 통해 기력을 회복하는줄 알았다.
나는 밝은 에너지를 가진 체력 약한 내향인이다.
한 두번 경험해본 상황에서는 밝은 에너지가 더 발산되고 빛을 발하니 소위 말하는 첫만남보다는 여러번 만남에서 매력을 발산한다.
일할 때 기운이 좋은 사람을 보면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 일을 좋아하는 사람이 가진 특유의 기운은 전염성이 강하기 때문이다. ‘인기’라는 말도 결국은 ‘사람의 기’라는 뜻아닌가. 좋은 기운을 가진 사람은 자연스럽게 타인을 끌어당기고 인기를 얻는다.
기세는 타고나는게 아니다. 내가 생각을 조금 바꾸고 멋쩍게 느껴지는 순간에도 내 스스로에게 주문을 걸어 만들어 가는 것이다. 그럼 내가 즐거워지고 그 즐거움은 전달되기 때문에 원하는 방향으로 밀고 나가는 힘이야 말로 결국 일을 잘하고 사람을 끄는 자들의 공통점이라 한다.
요즘 계속해서 진로에 대한 고민을 끊임없이 해본다.
뭔가를 크게 결정하기 보다는 작은 일이라도 조금은 도전하면서 찾아가보고 싶은 맘인데..
손 많이 가는 두 아이의 육아를 전담하는 내 현실에 여전히 고민만 하다 끝나고 이러다가 정말 나를 찾는 곳이 없어지면 어떻하나 두려움도 느낀다.
그래서 지금이라도 일을 시작한 다른 엄마들은 나와 출발선이 다르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워킹맘으로 일하는 친구의 말을 들어보니 또 그 입장에서 느끼는 고충역시 작지는 않고 버거워보이기도 했다.
그래서 조금은 생각을 바꿔서 현재는 육아전담으로 당차게 기세좋게 해내보기로 했다. 그리고 좋아하는 책 마구 읽고 글도 마음껏 써보고 엄마랑 맛있는 것도 시간되면 먹고 일을 하게 되면 누릴 수 없는 것을 제대로 누려보기로 마음 먹었다. 아픈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종종 거리지 않아도 되고, 지금은 영원할 것 같은 내 품에 쏙 들어오는 아이를 마구 안아보고 뽀뽀하기로 했다. 목이 터져라 책도 읽어주고. 물론 일을 안하니 주머니 사정은 여전히 팍팍하지만 뭐 일을 하면 당장 두둑해지는게 아니니 그건 괜찮다! 이리 마음먹으니 달라진 상황이 1도 없지만 신기하게 아이를 한번 더 안아주고 싶고 밀대미는게 조금은 가벼워진다.
과거에는 잘 쓴 카피가 곧 유행어가 되는 시대였기에 능력 있는 카피라이터란 자신만의 언어를 가진 사람이었다. 하지만 오늘날 능력 있는 카피라이터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언어를 빠르게 캐치하는 사람이다.
이 책을 읽으며 좋았던 점은 겪은 일의 과정을 살펴 볼 수 있는 점이었다. 워낙 빨리 변화하는 시대에 특히 SNS나 인터넷은 말하고자 하는 결론부터 빠르게 전달하다보니 느껴지는 여운이 적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너무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게 친구랑 수다떠는 느낌으로 읽어갈 수 있어 위안이 되었다.
그거 아니?
파도에 맞서본 돌멩이가
더 찬란하게 빛나는 거야
조금씩 오르다 보면
찾아올거야
네 이름으로 세상을 뒤덮을 그날이
맑고 깨끗한 청춘은 별이다
칠성사이다
돌아가신 아빠가 목놓아 외치던 퍼스널브랜딩 이야기가 나와서 그리움도 살짝 올라왔다. 20대 철없던 시절에 무엇을 해야할지 잘 몰라 방황했을 때 그때는 왜 책에서 답을 찾을려하지 않았는지.. 그런 나에게 아빠는 계속 퍼스널 브랜딩을 해서 차곡차곡 쌓아야한다 말씀하셨는데 도대체 어디서부터 그런걸 시작해야하는지 감을 잡지 못하고 흘려들어버렸다. 그리고는 어느 덧 40대가 시작되었고 저자의 '서울라이터'라는 1인 기획을 구성하고 차려서 일을 해나간다는 결과가 부럽고 과정은 숭고해보였다.
퍼스널 브랜딩은 그 자체로 성장하는 과정이다.
내가 모르던 나를 발견하기도 하고,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을 끊임없이 탐구하게 되니 말이다.
자신을 중심으로 하나의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면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지, 어떤 이름으로 불리고 싶은지, 세상에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은지에 대한 답을 먼저 찾아보자.
이 모든 질문에 답을 찾았다면 당신의 퍼스널 브랜딩은 이미 시작된 것이다.
혹시 나처럼 퍼스널 브랜딩에 관해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면 저자가 말한 위의 질문에 대해 생각으로만 그치지 말고 구체적으로 써내려가보길 바란다.
나도 2월 한달에는 위의 질문들에 대한 나의 생각을 다시 한번 정리해 보려 마음 먹었다.
저자는 얼마 전에 해보고 싶은 직업 몇 개를 버킷 리스트에 추가했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한국어 선생님, 광고와 카피 노하우를 전하는 강사,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커뮤니티 운영자, AI를 다루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비디오 팟캐스트 진행자, 심리 상담과 명상을 진행하는 공유 오피스와 공유 주택 운영자, 케이팝 작사가.. 생각보다 결이 비슷한 부분도 있고 의외의 직업도 있어서 솔직하게 내 마음을 들여다보며 적어봐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상하게 책을 읽다 내려가다보면 계속 나도 해보고 싶고 적어보고 싶은게 생긴다.
카피라이터의 기운이 전달되는 것일까.
뭔가 생각을 정리해보고 안해보던 것도 도전해보고 싶게 만드는
정말 뜨겁지도않고, 대단한 인생에 대해 나열하지도 않은 책이지만 그래서 더 소중하게 책 표지를 한번 더 쓰다듬어보는 그런 책이다. 이런 책을 40대인 지금의 내가 읽을 수 있어 다행이고 또 여전히 자신들의 위치에서 고분분투하며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전해주고 싶은 마음이다.
그리고 모든 개인들이 좀 더 단단해지고 건강해져서 밝고 힘찬 기운들이 서로에게 돌고 돌며 좋은 영향력을 끼치는 건강한 가정과 사회가 되길 바라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