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문장이 되어 흐른다
박애희 지음 / 청림Life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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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하루하루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듯 하지만 사실 한줄이라도 남기는 날들을 보낸다. 작은 듯 하지만 한줄이라도 남길 수 있다면 그것이 나중에 모인다면 그만큼 소중한 추억도 없을 듯 한데 그게 참 쉽지 않다.

작가 박애희 선생님의 여덟번 째 책이 출간되었다. 라디오 작가, 에세이 작가 등으로 이미 살아온 시간 반 이상을 쓰는 사람으로 살아왔고 현재는 <쓰기의 책장> 모임을 운영하며 글쓰기 회원 다수가 공모전에 입상하거나 브런치 작가에 합격하고 에세이 작가로 데뷔했다. 저자가 원하는 건 서로를 알고 싶고 이해하고 싶은 사랑하는 마음으로, 더 많은 사람이 함께 읽고 쓰며 삶의 의미를 발견하기를 꿈꾼다.

헤르만헤세의 명문장이 서문에 실려있다.

나도 다시 한 번 가슴에 새기고 싶어 적어본다.

한 사람 한 사람은 그저 그 자신일 뿜만 아니라 일회적이고, 아주 특별하고, 어떤 경우에도 중요하며, 주목할 만한 존재이다. 세계의 여러 현상이 그 존재에게서 오직 한 번 서로 교차되며, 다시 반복되는 일이 없는 단 하나의 점이다. 그렇게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가 중요하고, 영원하며, 신성할 것이다.

7P

저자는 쓰는 것은 자신을 위하기 보다는 누구보다도 자신을 잘 아는 사람이 글을 남긴다는 것은 남겨진 사랑하는 이들에게는 남겨진 가장 큰 선물로 남는다는 말이 가슴에 너무 크게 와닿는다. 그래서 우리 모두에게 권한다고 한다. 나이가 많고 적음을 떠나 죽음에 멀리 있건 가까이 있고를 떠나 우리 모두 각자의 이야기를 시작해보라고. 그래서 적어보고 싶어도 너무 막막한 우리들을 돕고자 저자는 함께 고민해본다.

그래서 질문을 써보고 그 질문에 답해보라고 한다. 저자의 경우에는 '사랑'이라는 기준으로 흩어진 기억과 삶의 조각을 모으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 책에는 마음을 건넨 '에세이'와 훌륭한 작가들의 삶에 관한 문장을 담은 '필사하는 밤' 페이지도 쓰는 여정에 다정한 격려가 되길 바란다고 한다. 혹시 당장 나만의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이 어렵다면 여기 필사하는 책을 통해 행동으로 옮겨보는 용기를 얻길 바란다.

1장은 나

2장은 순간

3장은 사람

4장은 추억

5장은 취향

6장은 대화

7장은 희망

이 장들 중에서 먼저 마음에 와닿는 장을 펼쳐 보아도 좋다.

나는 첫장 '나'를 먼저 펼쳐 보았다.

아이들의 엄마로 살아가면서 '나'를 온전히 느끼고 살아가보지 못한다고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결코 후회하거나 원망스러운 마음은 아니다. 그저 지금은 아이들의 나의 손길을 가장 많이 필요로 하고 그 손길의 도움이 다했을 때 내가 홀로 남겨졌을 때 나 역시 무엇을 해야할지 갈팡질팡하지 않고 당장 무언가를 시작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에서 첫 장을 펼쳐 보았다.

그리고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유희야, 너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어. 너무 애쓰려하지마.

지금 아픈 것도 더 건강한 가을과 겨울을 나기 위함이니깐.

지금 아픈 것은 주안이가 새로 시작한 언어치료와 감각통합 세션이 아이에게도 큰 변화이지만 엄마인 너에게도 큰 변화이기 때문에 몸이 더 축난거 같아. 이 시간을 돌아보면 분명 참 잘 했다 생각할 거야. 조금만 더 힘내고 아프다고 짜증내지 말자."

이 책은 매장 왼쪽은 저자가 쓴 글, 오른쪽은 저자가 읽는 나에게 던져주는 질문이 있고 그것에 답해보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가 던져주는 첫 번째 질문은 지난 1년 동안 무엇을 할 때 가장 즐거웠냐고 묻는다. 그리고 그때 당신은 어떤 표정을 짓고 있었는지도 적어보라고 한다.

당연히 지난 1년간 가장 즐거웠을 때는 아이들과 함께 했을 때라고 말할 수 있다. 두 형제가 즐겁게 깔깔거리며 웃고 있을 때, 아빠랑 노래를 틀고 신나게 춤을 출 때, 나는 그런 모습을 영상으로 남기며 나 역시 함께 웃고 있었다.

류시화 작가가 말했듯 모든 생명에게는 "세상의 위험으로부터 자신이 안전하다고 느끼는 곳"이 필요하다고 한다. 당신에게 나만의 안식처이자 피난처는 어디이며, 그곳에서 주로 무엇을 하면 마음이 회복되는지 물어보았을 때, 딱 떠오른 것은 2-3가지 였다. 첫 번째는 내가 좋아하는 찬양을 들으며 진정하고 그리고 기도하는 것이다. 그리고 책을 읽고 나의 생각을 써 내려가는 것. 그리고 이런 행동 속에서 느낀 것을 친한 이들과 나누며 수다 떠는 것.

책을 읽어내려 가며 너무 신기했다. 꼭 작가가 던저주는 질문들이 마법 보따리 같았다. 분명 그렇게 강한 메세지도 아닌데 생각보다 술술 나의 생각이 나왔고 쓰고 싶어진 마음까지 들었기 때문이다. 나는 내가 쓴 글씨를 보면 참 부끄러워진다. 어쩜 이리 글씨를 못쓸가 싶기 때문이다. 나처럼 글씨 쓰는 것에 자신이 없다면 책을 읽으며 워드에 혹은 블로그에 글을 써내려가도 좋겠다. 생각보다 재미있고 마음 한켠이 개운해지고 가벼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나의 생각이 잘 떠오르지 않고 정리가 되지 않는다면 유명한 작가들의 글만 먼저 필사해보아도 좋겠다. 그리고 쓰고 싶은 마음이 들 때 써내려가도 좋을 듯하다.

이 책은 소중한 이들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이기도 하다.

추억은 가는게 아니라 오는 것이라는 구절도 참 좋았다.

나는 먼저 엄마에게 이 책을 선물하고자 마음을 먹었다.

우리에게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인지는 아무도 알 수 없지만 그래도 누구보다도 엄마의 인생을 가장 잘 이해하고 알아주고 싶은 사람이 바로 내가 되고 싶기 때문이다. 워낙 쓰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분이라 어떨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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