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받는 사람들을 위한 쇼펜하우어 열다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지음, 우르줄라 미헬스 벤츠 엮음, 홍성광 옮김 / 열림원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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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처음 보았을때 사실 쇼펜하우어에 대해 아는 바가 없어서 첫장을 펼치기 까지 시간이 걸렸다. 스트레스와 쇼펜하우어의 철학을 연결지은 이유가 궁금했다. 일단 쇼펜하우어는 1788년 2월에 독일에서 태어났고 그의 철학은 주로 인간의 의지와 욕망이 고통의 근원이라 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러한 비관적이고 개인 중심적인 사상은 근대 이후 철학과 문학, 예술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고 금욕, 예술, 철학을 통해 구원을 강조했다고 한다. 쇼펜하우어가 살았던 시대는 18세기 말~19세기 중반이고 년도로는 1788-1860년이다. 이때의 핵심적인 키워드로는 계몽주의의 쇠퇴, 낭만주의의 부상,산업혁명, 나폴레옹전쟁, 독일 민주주의, 철학의 전환기로 추려볼 수 있다.

1. 나폴레옹 전쟁은 쇼펜하우어가 15-20대 시기에 벌어졌는데 이때 사회의 분위기는 매우 혼란스러웠다. 독일은 여러 소국들로 쪼개져 있었고 프랑스의 지배를 받았기 때문에 국가적 정체성의 위기를 겪는 시기였다. 이때의 불안과 무질서가 쇼펜하우어의 “세상은 이성으로 통제되지 않는다“의 비관적 현실주의와 연결된다.

2.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혁명은 유럽 전역으로 퍼지기 시작했는데 기계화, 도시화, 빈부격차가 심해졌다. 인간이 기계처럼 일하는 현상은 “의지의 노예상태“와 비슷하다.

3. 18세기 계몽주의의 쇠퇴의 시작은 “이성으로 인간은 행복해 질 수 있다”는 이론과 반대로 현실은 프랑스혁명과 전쟁으로 폭력이 난무하면서 사람들은 회의감을 갖기 시작했다. 쇼펜하우어는 “세계는 이성이 아니라 의지로 움직인다”라는 새로운 철학을 제시하기도 했다.

스트레스란 몸과 영혼의 한계점에 이르게 하는 신호이고 이게 쌓이다 보면 결국 탈이 나고 자신의 중심을 잃게 된다. 기본적으로 스트레스의 주 원천은 외부로 부터 온다고 본다. 하지만 쇼펜하우어는 스트레스와 절망, 불행, 죽음 등에 대한 두려움에 대한 치료법은 당사자 자신에게 있다고 확신하며 내면의 상태를 결정적 요인으로 보았다. 그리고 쇼펜하우어는 단순한 낙관주의를 회피하기때문에 오히려 현실을 차분하게 마주할 수 있는 위로와 격려를 얻는다. 이 책의 목차를 살펴보면 스트레스를 대하는 우리의 바람직한 태도를 의미하는 듯 하다.

목차 끝 부분에는 이 책을 옮긴 이 홍성광선생님의 해설이 있다. 독문과를 졸업하고 토마스만의 장편소설 <마의 산>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22년에는 번역가 문학상을 수상하고 쇼펜하우어의 관련된 다수의 책을 번역하고 니체, 괴테, 게오르크 루카치, 헤세 등 다양한 철학자들의 저서들을 깊이 연구했다.

쇼펜하우어는 칸트의 후계자라고 불리만큼 그의 사상과는 밀접하다. 자신의 사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칸트철학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 이외에도 플라톤 학파의 사상과 우파니샤드 철학을 알면 자신의 사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나처럼 철학자들과 친하지 않고 무슨 사상, 무슨 주의가 생소하게 들린다면 반드시 홍성광 선생님의 해설을 읽고 이 책을 시작하길 바란다. 읽는 것과 아닌 것은 매우 다른 시작을 의미할 것이다. 사실 읽어도 어렵기는 하다.

가장 신선했던 부분은 내가 아는 ’의지‘라는 개념은 이성과 동일시 했는데 쇼펜하우어가 생각한 의지는 맹목적으로 작용하는 모든 자연력 속에 현상하고 숙고를 거친 인간의 행동 속에서도 현상한다.

쇼펜하우어 철학에서 의지는 이성의 힘이 아니라 삶에의 맹복적 본능, 충동, 욕망 등을 가리킨다. 그는 인간만이 이 진리를 반성적, 추상적으로 의식할 수 있고, 인간이 실제로 이것을 의식할 때 철학적인 사려 깊음이 생긴다고 말한다.

202P

이 책은 쇼펜하우어를 잘 몰라도 읽을 수 있다. 물론 쇼펜하우어의 철학을 정확하게 알면 그 깊이가 느껴 지겠으나 그렇지 않아도 그저 어느 현인이 해주는 좋은 글이라고 생각하고 가볍게 읽으면서 생각해 보아도 좋겠다.

어떤 사람이 얼마나 행복한지 대충 알아보려면 그가 어떤 일에 즐거워하는지가 아니라 어떤 일에 슬퍼하는지 물어보아야 한다. 사소한 일에 슬퍼할수록 더욱 행복하다고 할 수 있다. 별 탈 없이 잘 지내는 사람이야 사소한 일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우리가 불행한 상태에 빠지면 그런 사소한 것을 전혀 느끼지 못한다.

29-30P

확고한 원칙이 없다면 우리는 외부적 영향에 의해 반도덕적 충동을 일으키는 감정적 자극에 굴복하고 말 것이다. 원칙들에 맞서는 동기와 상관없이 그 원칙을 고수하고 준수하는 일은 극기이다.

13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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