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 프랑스 자동차 여행
김응호 지음 / 황금테고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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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기만 해도 얼마나 황홀한 제목일까 싶다. 생전 내 한몸만 챙기기도 버벅거렸던 나인데 결혼 하자마자 신혼을 즐기기도 전에 첫째 천사가 찾아오는 바람에 바로 엄마되는 연습을 조바심부터 시작했다.
지나고 보니 즐겼어야하는 그말..뱃속에 있을때가 좋은거다..하는 말을 즐기지도 못하고 지나서야 절감했다.

첫째 낳고 아..좀 통잠도 자고 말도 통한다 싶더니 둘째 천사가 갑작스레 찾아오고 기쁨도 잠시 다양한 이슈로 대학병원까지 전원하며 그야말로 전전긍긍하며 둘째를 만났다. 낳으면 다 알아서 클 줄 알았는데 육아는 생각보다 매웠다. 근데 이미 키운 친구들이 몸 편해져봐라 정신이 고단해진단다. 그냥 부모가 되는 순간부터는 눈 감을 때까지 걱정보따리를 지고 이고 살아가게 되나보다.

근데 은퇴 후 프랑스로 자동차 여행이라니!
등하원,밥, 숙제,씻기, 안전 등 내가 안챙겨줘도 알아서 한다니 아직 실감은 안나지만 생각만해도 훨훨 날라갈 듯 하다.
그냥 이 책은 실현가능성이 제로라 하더라도 꿈만이라도 꿔보고 싶어서 무작정 들어서 펼쳤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에디히긴스 트리오의 음악과 함께.
저자 김응호는 49일동안 프랑스를 아내와 둘이 다녔다고 한다. 한 평생 공학을 전공하며 딱딱한 논문과 보고서만 들여다보다가 알프스 산맥과 피레네산맥을 넘으며 경이로운 자연 풍광을 맛보고 라벤더와 해바라기 밭과 유서 깊은 카톨릭 성지들을 둘러보며 느끼고 겪은 일화들을 책으로 엮었다.

여행은 총 3가지 루트로 소개되었다.
1루트 자연이 주는 찬란한 풍경속으로-알프스의 광경을 기대하며 미국의 그랜드캐년과 비유되는 베흐동과 파디락의 동굴체험


저자는 시간의 흐름순으로 일기를 작성하듯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책 곳곳에는 방문했던 곳의 사진과 함께 지루하지 않게 이야기에 빠져들 수 있다. 그리고 평생 공학도로 사신 분이라 믿기 어렵게 사진의 구도나 느낌이 매우 정제된 느낌이 아니라 신선했다.
샴페인을 즐겨 마시지 않아 그냥 스파클링 와인은 샴페인이라 불리는 줄 알았는데 프랑스 샹파뉴 지역에서 생산되는 스파클링 와인만 샴페인이라 부른다고 한다.

슈바이처 박사가 부목사로 있었던 사실도 놀라웠는데 오르간을 연주한 교회를 알게되어 너무 흥미로웠다.
심지어 모차르트도 연주했던 교회라던데.
저자가 2022년 조선일보에 실렸던 슈바이처 박사의 기사를 함께 소개해주어 부족한 정보가 채워져 좋았다.
슈바이쳐 박사는 스트라부스 대학에서 철학과 신학 박사학위를 받고 모교의 신학 교수 겸 니콜라스 교회의 부목사로 활동했다고 한다. 친,외조부가 두분 다 목사이셨고 오르간 연주에 조예가 깊었다고 하며 슈바이쳐 박사 역시 바흐의 오르간 곡을 즐겨 연주했다고 해서 바로 바흐의 오르간곡을 검색해서 들어보았다.

2루트 시간의 흔적을 따라 걷는 영적 순례- 가톨릭 신자로서의 성지순례

저자가 천주교신자 이기에 천주교와 역사가 깊은 장소를 많이 방문하였다. 천주교와 연결된 역사적 이야기도 재미있게 읽었다. 천주교신자라면 저자의 여정의 감동을 배로 느낄수 있어서 더 좋겠다.

3루트 빛과 예술의 도시 파리 근교 산책-미술의 본거지에서 느껴보는 예술적 성취들;반고흐가 입원했던 생레미 정신 병원과 모네가 수련을 완성한 지베르니, 프랑스대혁명 시기의 마리 앙두아네트가 수감된 콩시에르 주리 등. 나는 개인적으로 오르세 미술관 이야기가 좋았다. 내가 좋아하는 르누아르 작품을 볼 수 있었고 그 외에도 모네, 마네 등 유명한 화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으니 훗날 직접 볼 수 있길 기대해보며.

엄마아빠 뒤를 졸졸 쫓아다니다가 성인이 된 후로는 여행을 계획하고 리드하다보니 마음이 급해서 항상 일행보다 4-5걸음은 빨리 걸었다. 꽃보다 할배에서 ‘직진순재’ 같은 느낌으로..그러다보니 같이 즐기면서 여행하지 못해서 재미없다고 하더라. 나 역시 자유여행을 좋아는 하지만 정작 계획하고 리드하다보니 결국 남는건 피로감밖에 없어서 아쉬운 적도 많았다. 70을 앞둔 두 부부가 언어도 안통하는 나라에서 그것도 자동차를 타고 돌아다니며 하는 여행은 담백하면서도 누구에게나 할수있다 용기를 주는 여행문이었다. 교통법규를 어겨 벌금도 내고, 휴무 여부를 미리 확인하지 못해 허탕도 많이 치고, 여느 부부처럼 여행하면서 다투기도 하고..(갑자기 신혼여행이었던 하와이에서 싸운 생각이 나서 혼자 피식거렸다)
유독 10-17도 이상 더 더워서 힘들었던 여름이었지만 그 과정이 날아가지 않고 책으로 남겨지니 얼마나 뿌듯할까. 워낙 한번 하려면 잘하고 싶은 마음에 새로운 것을 시작하는게 어려운 사람인데.. 이번 기회로 큰 아이가 20살이 되는 해에 남편과 둘이 여행을 한번 떠나봐야겠다 마음 먹었다.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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