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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를 위한 말하기 수업 ㅣ 사춘기 수업 시리즈
권희린 지음 / 생각학교 / 2025년 5월
평점 :

저자 권희린 선생님을 직접 만나 본 적은 없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아이들을 진심으로 대하는 교사구나, 아이들의 실수를 안타까워하고 아이들이 잘해서 용기를 얻으면 참 기뻐하는 교사구나라는 생각이었다. 아이들을 교육하는 다양한 채널들을 들어보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다. 바로 성공하는 경험을 작더라도 꼭 한번 경험하게 해줘라. 그럼 시키지 않아도 움직인다는 말을 정말 많은 전문가들이 말한다. 권희린 선생님도 말 한번으로 삶의 방향이 바뀌고 관계가 바뀌는 것을 알고 있기에 보다 많은 아이들이 그런 경험을 하기 원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한장 한장 써내려갔다고 한다. 다른 저서로는 <사춘기를 위한 진로 수업>,<사춘기를 위한 문해력 수업>,<사춘기를 위한 맞춤법 수업>,<학교 가기 싫은 날> 등 다양하게 있다.
내가 어릴 때 한동안 웅변대회가 붐이 일었다. 그래서 엄마도 동네 엄마들이 다 보낸다는 말에 함께 나와 오빠를 웅변대회에 세운 적이 있었다. 결과는 참담했다.
웅변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그냥 무대에 올라가서 우물쭈물 서있다가 내려왔다. 나름 그런 무대에 서본 경험이 전무했기 때문에 경험으로 따지면 값졌다고 할 수 있겠지만 지금도 생생히 기억나는것을 보면 살아오면서 실패를 아주 통쾌하게 맛본 그 날에 엄마에 대한 원망이 컸던 것 같다. 내 보낼 것이면 준비라도 시켜서 보낼 것이지... 어릴 때의 경험이었지만 대중 앞에 서는 것을 겁내하는 것은 청소년기 까지 지속 되었던 듯 하다. 저자 역시 웅변학원을 다니며 상을 휩쓸었다는 것을 보니 반가웠다. 하지만 실제로 친구들과 말하고 소통할 때에는 웅변할 때 뽐냈던 실력과는 다르게 어려웠다고 한다. 그런 저자에게 담임 선생님의 한마디 말하기에는 정답이 없기에 용기를 내서 좀 더 도전해보면 어떤지에 대한 따뜻한 응원에 점차 나아졌다고 한다.
다양한 기술들이 발전하면서 내성적인 사람들도 자신의 아이디어나 영향력을 세상에 알릴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이 생겼다. 하지만 여전히 말하기는 중요한 기술인 것은 틀림없다. 발표를 하던지, 친구들 속에 대화를 하던지 나의 생각과 마음을 전달하기에는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자는 어릴 때의 자신감이 없었던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며 말할 때 꼭 필요한 요소들을 정리해서 사춘기 친구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경청의 기술, 어휘력, 소통을 위한 노하우, 상대방의 감정과 생각을 존중하는 것의 중요성, 자기 자신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꿀팁도 제시해주기 때문에 꼭 말하기 기술이 아니더라도 "나"라는 존재를 돌아보기에도 참 좋은 책이겠다.
다른 사람과 소통을 잘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나 자신에 대한 이해가 높아야 훨씬 수월하고 또 삶을 살아가는 매 순간의 만족도가 높기 때문이다.
책은 총 4교시로 구성되어 있다.
1교시는 말하기의 연습단계인 기본을 말하는데 대부분의 내용이 잘 경청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너무 흥미롭게도 잘 경청하는 핵심 기술은 3가지 인데 호기심, 리액션, 진심이라고 말한다. 진심으로 호기심을 느끼면 상대방이 하는 이야기에 건성으로 대답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질문을 하면서 적극적으로 다가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부분을 읽고 보니 첫째 아이에게 유치원 생활은 어땠는지 물어보면서 매번 진심을 다해 경청을 했었는지 돌아보게 되었다. 혹은 내가 분주할 때 아이가 놀이에 대해 설명하고 관심을 가져주길 바랄 때 잘 경청했는지 돌아보았을 때 그러지 못한 기억도 참 많았다. 잘 말해주지 않는 모습을 보고 아들이라 잘 말하지 않는건가 했는데 사실은 내가 정말 진심으로 들었는지를 돌아보게 되었다.
매 교시가 끝날 때마다 쉬는시간 코너에는 아싸가 모르는 인싸의 말비책1-4가 있는데 주제별로 실제 대화를 통한 공감, 질문, 긍정, 칭찬에 관하여 저자가 말하는 꿀팁도 준비되어 있다. 언급되는 내용들이 새롭거나 창의적이지 않다. 하지만 잘 읽어보면 내가 놓치고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알 수 있고 작은 부분이라도 바꾸면 분명히 관계가 바뀌고 상황이 바뀔 것이라는 확신은 든다.
2교시 부터는 말할 때 선택하게 되는 어휘력에 대해서 말한다. 단어의 의미를 정확하게 아는 것과 한자어를 알면 대화할 때 유익하다는 점을 꼽는다.
책 93p에 보면 요즘 아이들이 많이 쓰는 신조어/비속어 대신 대체할 수 있는 한자어를 저자가 제시했는데.. 사실 웃음이 났다.
개꿀이네 대신에 정말 유익하네!
정말 찌질한 놈 대신에 너 정말 소인배야!
야 너 꼰대냐 대신에 너 왜 이렇게 구시대적이야? 를 쓰라고 제시하는데..
부모로서 쓰면 좋은 어휘인지는 알겠는데 분명 이를 놀리고 비웃는 친구들이 있을텐데 라는 우려가 들었다. 이 부분은 실제 청소년들을 키우는 친구들에게 한번 물어 보았는데.. 아이들도 이미 어른들과 이야기 할 때와 또래와 이야기 할 때의 어휘 필터가 다르게 적용되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어떻게 표현할지 몰라서 신조어나 비속어를 사용하기 보다는 좋은 어휘를 알고 선택해서 쓸 수 있다면 발전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저자는 50가지의 감정도구어, 나만의 단어장으로 어휘력을 향상시키는 법, 꾸준한 독서등으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3교시에서는 주변 사람들과 똑똑학게 소통하는 법에 대해서 언급하는데 가족에게 내 마음을 잘 표현하는 "나 대화법"이 소개 되어 있다. 이 부분은 친구나 가족들과의 소통에 어려움을 느낀다면 함께 읽어보면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겠다. 뒷 부분에는 부모님과의 협상에 도움이 되는 말하기 방법도 소개되어 있어서 아이들 입장에서도 매우 유익하다고 느끼겠다.
책 구석구석에는 아이들과 자주 소통하는 선생님이 전달력을 높이고자 다양한 표나 대화를 통한 방법으로 표현했다. 청소년을 키우는 부모님이나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 혹은 잘 말하는 것에 관심이 있는 친구들이라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내용들이 가득하다. 아직 영유아를 육아하는 내가 읽어도 매우 유익하고 도움이 되었기 때문에 매일 소통을 하며 살아가는 누구라면 읽어보면 도움이되는 실전 팁들이 가득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