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어휘를 쓰고 싶은 당신을 위한 필사책
이주윤 지음 / 빅피시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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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접하면 접할수록 저자의 또 다른 자식, 혹은 자아라고 표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심혈을 기울여서 저자가 표현하고 싶은 내용을 고민하고 또 고민하고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며 결국 세상에 나오는 것이니깐 말이다.

이 책 더 나은 어휘를 쓰고 싶은 당신을 위한 필사책은 딱 5분만에 사랑에 빠지고 소중하게 여기게 되었다. 아마도 서평이 아닌 서점에서 서성이다 우연히 만났더라도 설령 무거운 짐이 이미 있었다 하더라도 서점에 놓아두고 오지 못했을 책이었겠다.

책 맨 앞표지에는 장 자크 루소의 에밀의 한 구절이 있었다.

이 구절이 유독 눈에 더 와닿았던 것은 아이를 키우면서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시 여기고 바라보고 언급하며 칭찬해주라는 말을 많이 들어서 였을지도 모른다.

나 역시 그런 과정을 소중하다 여기며 자라왔는데 어느 순간 성인이 되고 세상에 나와 오랜 시간을 지내다보니 과정보다는 결과를 중시 여기는 세상에 물들어져 너무나도 익숙하게 나의 아이도 과정보다는 결과를 중시 여기며 키우게 되었고 익숙해져있던 무언가를 다시 되돌리는게 너무 어렵다 어렵다 하소연 하고 있었다.

과정이냐 결과냐 무엇이 먼저인지는 모르겠다.

일에 따라 다르고 대상에 따라 다르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분법적으로 무조건 세상은 결과만 중요하다 여기지 않는다. 그저 너무 빠르게 변화하고 돌아가다 보니 과정도 중요하게 여기지만 일단은 먼저 결과를 더 우선적으로 본다 여겨진다. 그래도 과정이 너무 엉망인 최고의 결과란 있을 수 없겠지만 어쩌다가 그런 요상한 일이 벌어진다 하더라도 결국 진상이 드러나지 않을까.

책 표지와 함께 한 부분의 구절만 필사하고 읽었을 뿐인데 나도 모르게 내 안에서 구구절절 사연이 풀어져 나온다. 그 누구에게도 쉽게 표현하지 못하고 말할 수 없는 나만의 감정이 피어오르고 아이디어도 떠오른다. 그리고 책임과 의무에서 벗어나 나도 자주 만나지 못한 그냥 내 자신을 쉽게 마주 할 수 있는 시간들을 가질 수 있다.

이 책 나에게는 마법과 같은 책이었다.

결혼을 하고 육아를 하며 나의 진로는 어느 순간 길을 잃어 버린 이 시점에서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 서러운 것도 아니지만 내 스스로도 나를 잃어버리는 거 같은 서러움에 외로울 때가 정말 많다. 나와 같은 처지에 있지 않은 사람일 지라도..

그저 "고독", "외로움"을 조금은 느끼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들고 필사를 해도 좋고 그저 저자가 고심해서 고른 한 구절 구절을 곱씹고 감상해봐도 좋을 것이다.

세상 살면서 외롭지 않은 사람이 어디있겠는가.

그래서 아마 모든 사람이 읽어도 참 좋고 위안받고 충전되고 꿈이 피어나기도 하고

새로운 관점에서 보기도 하고 세분화해서 다시 분석이 되기도 하고

관계가 업무가 세상이 심지어 내 자신도 다시 한번 전환되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저 좋은 구절만 소개되고 필사하라는 책이 아니다.

저자 이주윤이 이 책을 통해서 말하고 싶은건 의사소통을 위해서 필요한 어휘들은 이미 다 알고 있겠지만 노력을 통해서 더 많은 어휘를 알고 사용해야 하는 이유는 사고가 다채로워지고 그에 따라 바라보는 세상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 어휘를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좋은 글을 많이 읽고 필사를 하라고 권한다. 여전히 작가인 저자도 글을 쓰지 못하는 날이면 그냥 고민만 하지 않고 좋은 글을 필사 하며 재정비 한다고 한다.

이 책은 총 세 파트로 나눠져 있는데 파트 1은 일상 어휘, 파트 2는 감정 어휘, 파트 3은 품격 있는 어휘와 관련된 문장을 수록해 두었다.

연속성을 지닌 것이 아니니 독자가 순서를 마음대로 오가며 읽어도 좋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 책에 나온 어휘를 다 소화하고 내 것으로 만들겠다는 전투태세 말고 조금은 여유로운 마음으로 원래 알았던 어휘도 감춰진 속뜻을 찾아보고 나의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 할 수 있는 새로운 어휘도 알아가보고 때론 깊게 때론 가볍고 넓게 종횡을 넘나들며 여행하는 마음으로 펼쳐보길 추천한다.

개인적으로 모두가 잠든 시간에 책을 읽으니 너무 좋다.

고요함 속에 오는 풍성한 감성과 여운이 오롯이 다 내 안으로 들어와 스며드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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