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보통의 하루를 만드는 엄마의 말투
조성은.황재호 지음 / 성안북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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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라는건 참 내뱉기가 쉽기도 하고 참 어렵기도 하다. 말의 영향력, 생각하면서 말하려면 사실 그 어떤 말도 쉽게 할 수 없겠지만 하루를 살다보면 또 가장 많이 사용하는게 말이다 보니 아이러니 속에서 항상 실수를 반복하며 사는 것 같다.

저자는 두명인데 그중 한명은 조성은 스피치 대표로 20년 넘게 사람들을 코칭한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이고 다른 저서로는 <어떻게 말해야할까>가 있다.

또 다른 저자 황재호 이력이 좀 특이했다. 육군 정보통신 장교로 복무한 예비역 소령이자 말하기와 글쓰기를 코칭하다가 농업회사법인 트루엔팜을 설립한 대표이다. 최근에는 건강한 먹거리로 사람들에게 힘이 되고자 ‘진심 밥심’ 이라는 식품 브랜드를 론칭하고 꼭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만 향한 바램이 아닌 모든 사람들에게 따뜻한 한마디로 힘이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그리고 여기서 나오는 엄마의 말투를 실천함으로써 모든 사람들에게 아주 보통의 하루(이보하)가 있길 소망하면서 썼다고 한다.

아주 많은 육아서들 중에서 이 책이 다른 차별점을 갖고 있다고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육아서들 중에서도 "말"을 다룬 책 들은 대부분 사례위주의 아이에게 어떻게 말해줘야 하는지를 말하는 책들이 많다고 한다. 하지만 구체적인 사례라 해도 실질적으로 책을 읽는 독자의 상황을 아우르는 사례는 없기에 훈육을 포기한다고 하는데 이 책은 제안에서 그치지 않고 적용이 가능한 말투의 원칙과 방향을 제시한다고 한다.

둘째, 자녀 교육에서 중요한 가치를 특정한다고 한다. 듣고 보면 다 좋은 말이다. 하지만 육아서를 읽고 혼란을 가져오는 경우는 아마도 이것 저것 좋은 가치들을 많이 언급하기에 정작 남아있는 알맹이가 없어서 아닐까라는 말을 한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자존감, 창의력, 배려심"이라는 핵심 가치를 내세워 기본으로 삼고 다른 가치들은 자연스레 따라오는 방식을 제안한다.

셋째, 자녀 교육의 확고한 신념과 철학을 담았다고 한다. 경험과 성찰을 통해서 부모들이 혼란없이 실천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한다고 한다.

부모로서의 완벽함보다는 함께 성장해가는 과정을 강조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책은 총 6가지 파트로 나눠져 있다.

Part1. 엄마의 마음이 변해야 말이 변한다.

Part2. 아이와의 관계를 개선하는 엄마의 말투

Part3. 아이의 자존감을 높여주는 엄마의 말투

Part4. 아이의 창의력을 길러주는 엄마의 말투

Part5. 남을 배려하는 아이로 키우는 엄마의 말투

part6. 시대와 환경의 변화 이후 필요한 엄마의 말투

사실 이 책을 집었다가 놓기를 반복했다. 유독 나의 말투나 화법 혹은 단어 선택에 너무나도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지금 아이는 잠들어 있는 시간 오늘 하루에 있었던 일들이 스쳐 지나갈 때 아이와 잘 했던 일보다는 후회가 밀려오는 대화가 바로 떠오른다. 즉 책에서 말하는 '의욕만 앞선 육아"를 오늘도 꾸준히 해왔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부정적인 감정을 최대한 배제해보자라고 마음 먹었는데 오늘 한가지 실천 할 수 있었다. 아이가 유치원 수첩에 언어전달 메세지를 쓰고 가방에 넣어야 하는 상황인데 항상 다른 일에 분주하다보니 지시어가 아닌 완곡한 표현을 매번 사용하기가 정말 어렵다. 지시어를 쓸때면 아이는 꼭 "방금 할려 그랬어!"라고 소리를 친다. 그럼 그렇게 소리친 아이의 말에 나 역시 주눅이 들면서 감정이 상하고 얼굴이 굳어져 버리고 언성이 높아진다. 계속 악순환이다.

그런데 오늘은 어쩐 일인지 아이 스스로 수첩을 가방에 집어 넣을려고 하는 찰나를 보았고 둘째 아이를 챙기다보니 그 찰나가 지나쳐버렸다. 그 후 저녁식사를 준비하다가 문득 아이가 스스로 수첩을 정리한 일이 생각나서 칭찬해주고 싶은 맘이 들어 말을 하려는데 순간 칭찬이 아닌 확인을 강조한 듯한

"수첩 넣었니..?"가 나오려는 순간 꾹 참고

"아까 수첩을 이미 넣었드라~" 라고 말했다.

아이는 으쓱대며 "이미 넣었지~" 라며 스스로도 뿌듯해했다.

이렇듯 나는 긍정적인 말, 자존감을 높여주는 말을 하는게 참 어렵다.

아마 나만 그런게 아니라 대부분의 양육자들은 쉽게 느끼는 어려움일거라 생각한다. 유독 이런 부분이 어려운 이유는 생각해보면 나의 엄마가 나를 이렇게 양육하며 그런 분위기, 말투에 익숙했기 때문에 나 역시도 내가 흔히 접했던 단어, 말투, 분위기를 내 아이에게도 그대로 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심리학자 엘리슨 고프닉은 부모를 두가지 유형으로 비교했다. 목수와 정원사.

단어에서도 두 단어의 차이가 확연히 드러난다. 당연히 정원사 부모가 아이를 자유롭게 성장할 수 있게 양육하는 좋은 유형이다. 그래서 말한다. 부모는 목수이지만 정원사처럼 행동해야 한다.

요즘 첫째 아이가 부쩍이나 말대답이 너무 심했졌다. 너무나 당연한 변화라고들 말하지만 거의 모든 순간을 (가끔은 너무나 말이 안되게 우기는 상황까지) 말대답으로 하니 폭발하는 순간이 오곤 한다. 내가 요즘 아이에게 쓰는 빈도가 높은 표현이 뭔가 했더니 "그냥 네 하면 되."라는 표현을 자주 쓰고 있었다.

책에서 말하는 소통이 아니라 일방적인 명령이었다. 저자는 이 때 아이들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부모에게 순응하면서 다음에도 똑같은 잔소리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돌고 돈다는 말을 한다.

엄마들은 아이와 대화를 할 때 무조건 가르치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무엇이 문제이며, 그것에 대한 정답이 무엇인지 알려주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일방적인 소통은 아이가 어릴 때에는 가능할지 몰라도, 성장할수록 문제가 된다.

38P.

이 부분을 읽으면서 내가 아이의 대답이 말대답으로 들리는 이유를 파악했다. 즉 나는 아이와의 대화에서 옳고 그름이 중요한 기준이 되었던 것이다. 이것을 조금만 관점을 바꿔서 아이를 이해하려고 하고 그러기 위해서 아이의 말을 좀 더 들을려고 한다면 단순히 아이의 말이 "말대답"으로 들리지는 않겠다는 생각을 했다.

육아는 체력전이다

58P

엄마가 아이에게 좋은 말을 하기 위해서는 잘 먹고 잘 쉬고 운동을 통한 체력을 길러야 한다고 말한다. 생각해보면 첫째 아이가 태어난 후로 숙면이란걸 제대로 해본 적이 없다. 그래서 매일 남편과 딱 24시간만 아무도 나를 찾지 않고 잠만 자보고 싶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래서 아이가 하는 말에 더 날이 선 반응을 보이는 것 같다. 즉 내가 편안해야 아이에게도 편안한 말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위에서 쓴 글을 종합적으로 보면 파트 1에서는 대부분 엄마의 몸과 마음의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걸 강조한다.

그리고 파트 2,3,4,5 에서는 관계를 개선하는 엄마의 말투를 비롯하여 자존감, 창의력, 배려를 높이는 말투에 대해서 말한다.

파트2에서의 핵심은 유대감을 쌓기 위해서는 아이를 먼저 존중하라고 하는데 이게 거창한게 아니라 아이 입장에서 조금 기다려주라는 말이다. 누군가가 아이에게 질문을 했다면 아이가 대답하도록 기다리고, 아이가 어떤 일에 대해서 질문을 했다면 엄마가 대신 해결하거나 답을 말해주지 말고 오히려 질문을 통해서 아이가 해결방법을 찾도록 기다려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파트 2에서 읽으면서 유익했던 점은 나름 아이와 유대감을 쌓으면서 친근한 엄마, 친한 엄마로 성장하고 있다고 포괄적으로 생각한 부분들도 꼼꼼하게 체크해볼 수 있어서 도움이 됐다. 나의 입장에서만 생각한 부분을 아이의 입장에서도 생각해 볼수 있는 파트였다.

괜찮으니깐 천천히 얘기해봐. 너는 어떻게 했으면 좋겠니?"

"화가 났다면 그냥 크게 소리 질러도 좋아."

"너의 마음을 엄마에게 설명해 줄래? 그래야 엄마가 도와줄 수 있어."

"마음이 아팠구나, 울고 싶으면 울어도 괜찮아."

"안심해, 엄마가 다 들어줄게."

"그런 일이 있었구나. 속상했겠네."

91,93P

Part3. 에서는 자존감이 높은 아이로 성장하는 엄마 말투의 핵심에 대해서 말한다. 어느 엄마가 자존감이 높은 아이로 키우고 싶지 않겠는가. 하지만 육아를 하다보면 알겠지만 대부분 아이는 하고싶어하고 엄마는 그걸 말려야하는 상황이 정말 많다. 꼭 만화영화에서 나쁜 역할을 도맡아 하는 악당처럼 말이다.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팁을 주는 것은 아이에게 거절 할 때도 부드럽게 하는 방법을 말한다.

Yes, but... 여기서 말하는 Yes란 무조건 그래라고 허용을 하라는 말이 아니고 조금이라도 긍정적인 측면을 먼저 언급해 주라는 말이다.

"그래, 그랬구나."

"괜찮아. 엄마한테 이야기해볼래?"

"힘들었겠구나."

"이게 가지고 싶지?"

125P

위 대화를 기준으로 약간만 변형시켜도 대부분의 상황에서 아이의 마음을 먼저 인정해주고 이유를 설명하면 아이입장에서도 거절부터 당하는 것이 아니라 엄마가 아이의 마음을 알아주고 있다는 위안을 받을 것이다.

또 저자는 아이의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서 금기하는 단어가 더 있는데 그건 바로 "안돼" 이다. 이 단어는 언어폭력은 아니라고 말한다. 다만 아이에게 부정적인 인식을 계속 심어준다면, 언어 폭력 이상의 문제가 생기게 된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부모만큼 생각하지 못하는 존재이다. 그리고 부모의 행동을 쉽게 이해하지도 못하는 존재이다. 그렇기에 엄마에게는 그러한 이유를 설명하는게 때로는 너무 피곤하고 시간낭비라고 여겨질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가 납득하고 이해할 때 까지 천천히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것이 맞다. 가능성이 무한한 아이들에게 가장 무서운 것은 해보지도 않고 쉽게 포기하는 것. 그리고 이것이 한 두번 쌓이다 보면 절대 채워질 수 없는 낮은 자존감을 가진 아이로 성장한다는 것.

내가 부모라서 너무 무겁고 어려운 책임이지만 이 부분을 기억하고 모든 부모들이 해나가고 있는 어려운 일에 나를 비롯한 모든 부모들이 조금 더 힘내길 함께 바래본다.

창의력과 배려심이 있는 아이로 키우기 위한 파트를 읽다보면 앞 파트들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는데 일단 아이의 있는 그대로의 고유성을 인정해주고 존중해주는 것이다. 앞에서 말한 자존감, 창의력 등이 바탕이 되어 배려심이 강한 아이로 성장할 수 있다. 자존감이 낮은 아이가 배려심이 높기는 어렵고 창의력이 낮은 아이가 자존감이 높기 어렵듯이 저자가 내세운 가치들은 독립적이기 보다는 유기적인 관계로서 복합적으로 발달되어야 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물론 각 가치들이 발달 순서는 아이마다 가정마다 조금씩 다를 수는 있겠다.

저자는 마지막에 책에서 이런말을 한다. 이 책을 더불어 수십권의 육아서들을 읽었다고 해서 자녀를 훌륭하게 키울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냐는 말을 한다. 즉 읽기만 해서 다 되는 것은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끊임없이 아이에게 시도하고 실천하려는 부모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조금 서툴러도 좋고 실수해도 좋으니 포기하지 말고 시도하라고 말한다. 너무 신기한 것은 책을 읽고 더 기억하려고 하는 날에는 정말 말투가 부드럽고 아이의 말을 조금 더 듣게 된다.

이 책은 간단명료하다. 그래서 금방금방 읽고 실천할 수 있게 된다.

꼭 한번 아이를 양육한다면 읽어보았으면 좋겠다.

혹은 말투에 관하여 고민이 되는 사람이라면 양육자가 아니더라도 읽어보면 사회생활 및 일상생활에서도 구체적인 조언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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