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라는건 참 내뱉기가 쉽기도 하고 참 어렵기도 하다. 말의 영향력, 생각하면서 말하려면 사실 그 어떤 말도 쉽게 할 수 없겠지만 하루를 살다보면 또 가장 많이 사용하는게 말이다 보니 아이러니 속에서 항상 실수를 반복하며 사는 것 같다.
저자는 두명인데 그중 한명은 조성은 스피치 대표로 20년 넘게 사람들을 코칭한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이고 다른 저서로는 <어떻게 말해야할까>가 있다.
또 다른 저자 황재호 이력이 좀 특이했다. 육군 정보통신 장교로 복무한 예비역 소령이자 말하기와 글쓰기를 코칭하다가 농업회사법인 트루엔팜을 설립한 대표이다. 최근에는 건강한 먹거리로 사람들에게 힘이 되고자 ‘진심 밥심’ 이라는 식품 브랜드를 론칭하고 꼭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만 향한 바램이 아닌 모든 사람들에게 따뜻한 한마디로 힘이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그리고 여기서 나오는 엄마의 말투를 실천함으로써 모든 사람들에게 아주 보통의 하루(이보하)가 있길 소망하면서 썼다고 한다.
아주 많은 육아서들 중에서 이 책이 다른 차별점을 갖고 있다고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육아서들 중에서도 "말"을 다룬 책 들은 대부분 사례위주의 아이에게 어떻게 말해줘야 하는지를 말하는 책들이 많다고 한다. 하지만 구체적인 사례라 해도 실질적으로 책을 읽는 독자의 상황을 아우르는 사례는 없기에 훈육을 포기한다고 하는데 이 책은 제안에서 그치지 않고 적용이 가능한 말투의 원칙과 방향을 제시한다고 한다.
둘째, 자녀 교육에서 중요한 가치를 특정한다고 한다. 듣고 보면 다 좋은 말이다. 하지만 육아서를 읽고 혼란을 가져오는 경우는 아마도 이것 저것 좋은 가치들을 많이 언급하기에 정작 남아있는 알맹이가 없어서 아닐까라는 말을 한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자존감, 창의력, 배려심"이라는 핵심 가치를 내세워 기본으로 삼고 다른 가치들은 자연스레 따라오는 방식을 제안한다.
셋째, 자녀 교육의 확고한 신념과 철학을 담았다고 한다. 경험과 성찰을 통해서 부모들이 혼란없이 실천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한다고 한다.
부모로서의 완벽함보다는 함께 성장해가는 과정을 강조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책은 총 6가지 파트로 나눠져 있다.
Part1. 엄마의 마음이 변해야 말이 변한다.
Part2. 아이와의 관계를 개선하는 엄마의 말투
Part3. 아이의 자존감을 높여주는 엄마의 말투
Part4. 아이의 창의력을 길러주는 엄마의 말투
Part5. 남을 배려하는 아이로 키우는 엄마의 말투
part6. 시대와 환경의 변화 이후 필요한 엄마의 말투
사실 이 책을 집었다가 놓기를 반복했다. 유독 나의 말투나 화법 혹은 단어 선택에 너무나도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지금 아이는 잠들어 있는 시간 오늘 하루에 있었던 일들이 스쳐 지나갈 때 아이와 잘 했던 일보다는 후회가 밀려오는 대화가 바로 떠오른다. 즉 책에서 말하는 '의욕만 앞선 육아"를 오늘도 꾸준히 해왔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부정적인 감정을 최대한 배제해보자라고 마음 먹었는데 오늘 한가지 실천 할 수 있었다. 아이가 유치원 수첩에 언어전달 메세지를 쓰고 가방에 넣어야 하는 상황인데 항상 다른 일에 분주하다보니 지시어가 아닌 완곡한 표현을 매번 사용하기가 정말 어렵다. 지시어를 쓸때면 아이는 꼭 "방금 할려 그랬어!"라고 소리를 친다. 그럼 그렇게 소리친 아이의 말에 나 역시 주눅이 들면서 감정이 상하고 얼굴이 굳어져 버리고 언성이 높아진다. 계속 악순환이다.
그런데 오늘은 어쩐 일인지 아이 스스로 수첩을 가방에 집어 넣을려고 하는 찰나를 보았고 둘째 아이를 챙기다보니 그 찰나가 지나쳐버렸다. 그 후 저녁식사를 준비하다가 문득 아이가 스스로 수첩을 정리한 일이 생각나서 칭찬해주고 싶은 맘이 들어 말을 하려는데 순간 칭찬이 아닌 확인을 강조한 듯한
"수첩 넣었니..?"가 나오려는 순간 꾹 참고
"아까 수첩을 이미 넣었드라~" 라고 말했다.
아이는 으쓱대며 "이미 넣었지~" 라며 스스로도 뿌듯해했다.
이렇듯 나는 긍정적인 말, 자존감을 높여주는 말을 하는게 참 어렵다.
아마 나만 그런게 아니라 대부분의 양육자들은 쉽게 느끼는 어려움일거라 생각한다. 유독 이런 부분이 어려운 이유는 생각해보면 나의 엄마가 나를 이렇게 양육하며 그런 분위기, 말투에 익숙했기 때문에 나 역시도 내가 흔히 접했던 단어, 말투, 분위기를 내 아이에게도 그대로 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심리학자 엘리슨 고프닉은 부모를 두가지 유형으로 비교했다. 목수와 정원사.
단어에서도 두 단어의 차이가 확연히 드러난다. 당연히 정원사 부모가 아이를 자유롭게 성장할 수 있게 양육하는 좋은 유형이다. 그래서 말한다. 부모는 목수이지만 정원사처럼 행동해야 한다.
요즘 첫째 아이가 부쩍이나 말대답이 너무 심했졌다. 너무나 당연한 변화라고들 말하지만 거의 모든 순간을 (가끔은 너무나 말이 안되게 우기는 상황까지) 말대답으로 하니 폭발하는 순간이 오곤 한다. 내가 요즘 아이에게 쓰는 빈도가 높은 표현이 뭔가 했더니 "그냥 네 하면 되."라는 표현을 자주 쓰고 있었다.
책에서 말하는 소통이 아니라 일방적인 명령이었다. 저자는 이 때 아이들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부모에게 순응하면서 다음에도 똑같은 잔소리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돌고 돈다는 말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