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부분을 읽으면서 상상된 색깔은 잿빛이었고 어둑어둑해지는 시간이긴 했지만 밤보다 더 어두운 느낌에 길고 아주 뾰족한 코끝을 지닌, 숱이 거의 다 빠져가고 머리카락에도 생기나 영양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푸석함이 느껴지는 흰 머리칼을 지닌 추운 겨울이었지만 결코 따뜻해보이는 코트가 아닌 얇은 코트를 입고 한껏 웅크린 노인이 그려졌다.
그런 스크루지에게 오랜 동업자이지만 7년전 크리스마스 이브에 죽은 말리의 유령이 찾아오면서 스크루지의 여행은 시작된다.
첫번째 유령은 스크루지를 찾아와 과거의 스크루지를 만나러 함께 간다.
과거의 스크루지를 만나면서 안도의 숨을 쉬었다랄까. 처음부터 스크루지도 그렇게 인색하고 옹졸하고 자기만의 세계에 갇힌 노인 죄인은 아니었구나 싶어 다행이라 느껴졌다. 첫번 째 유령이 스크루지를 찾아온 이유는 스크루지를 회복시키기 위함이다. 어린 스크루지는 너무나도 외로웠고 추웠고 절망적이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젊은 스크루지에게도 즐거움,환희, 열정 이란 것들이 느껴지는 순간들이 있었다. 그리고 감사해하는 모습도 있었다.
그렇지만 이러한 긍정적인 에너지가 느끼는 것도 또한 잠시였다. 이러한 첫번 째 유령과의 과거로의 여행에서 모든 것이 찰나라고 느낄 만큼 변화가 빠른건 아마도 그 당시 영국의 상황이 매우 급진적이고 혼란스럽고 변화가 많은 시대이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보니 인생의 한번 만날까 말까하는 사랑을 만나고도 그 사랑을 지키지 못하고 현실에 급급하다 보니 변해가는 사랑 앞에 스크루지 역시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고 만다.
두번째 유령과의 여행에서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은 그 어떤 상황에서도 감사할 수 있는 일은 있다라는 말을 하고싶었던거 같다. 꼭 상황이 완벽하고 모든 것이 갖추어야지만 만족하고 감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한가지라도 안도하고 감사하고 그것에 위안을 얻을 수 있는 그래서 주변 사람들과 작은 것일지라도 그것에 대한 감사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