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와 너무 따뜻한 그림체의 동화를 재미있게 읽어서 소개해볼게요^^
제목에서도 느껴지시겠지만 이건 가벼운 교훈이 있는 동화는 아니에요. 아이와도 여러번 읽으면서 느끼는 의미가 매번 색달랐던 재미있고 철학적인 동화랍니다. 라무에게 물어봐2를 지은 작가는 지연리입니다. 서양화와 조형 미술을 전공하고 <꾸뻬 씨의 행복 여행>, <북극 허풍담> 등 다수의 서적을 번역하고 <버킷리스트>, <유리 갑옷>, <작은 것들을 위한 시: BTS 노래산문>외 여러 도서에 그림을 그렸어요. 직접 지은 저서로는 <작고 아름다운 쇼펜하우어의 철학수업>, <작고 아름다운 아들러의 행복 수업>,<작고 아름다운 니체의 철학수업>,<라무에게 물어봐_본다는 것에 대하여>,<자루 속 세상> 등 다수의 책이 있어요. 2004년 정현 메세나 청년 작가상, 2020년 눈높이 아동문학대전 그림책 대상을 수상한 탄탄한 활동을 해온 작가이시더라고요.
주인공은 당연히 라무이지만 책 앞 표지에 나온 친구는 와우라는 악어에요.
와우는 책 읽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그 무엇보다도 많이 읽은 똑똑한 악어에요. 왜 와우가 구지 실생활에 필요하지도 않는 어려운 책만 골라서 읽고 그 중에서도 가장 어려운 내용을 골라서 외우려고 애쓸까 생각해보았어요.
토스트기에 우유를 붓고 컵에는 식빵을 구겨넣을 정도로 일상생활에 집중하지 못할만큼 말이에요. 똑똑하지 않다는 이유로 무시를 당했거나 사랑받지 못한 이유가 있진 않을까.. 멋져야지 사랑받을 수 있다는 경험이 있었던것은 아닐까..
요즘 첫째 아이는 한글과 알파벳, 숫자에 부쩍 관심을 가져요. 그리고 친구들 사이에서는 글을 읽는 아이나 구구단을 외우는 아이들도 있나봐요.
하루는 유치원에 다녀와서 "엄마! 00는 똑똑해! 구구단도 외워! 한글도 읽어!" 라고 말하더라고요. 안다는 것에 대한 욕구, 아는 것이 가지는 힘에 대한 것은 어린 아이들도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안다는 것을 보고 내심 놀랬지요.
아마 와우는 그 누구보다도 힘이 센 악어가 되고 싶었나봐요.
하지만 싸움을 잘하거나 사냥을 잘하는 것 보다는 어려운 책을 잘 외우고 기억하는 것이 와우가 선택한 전략이었을지도 모르죠.
그런데 참 아이러니하게도 와우가 어려운 책을 읽어서 똑똑하다고 생각하는 친구들은 없었어요. 와우 혼자 착각하며 살아가고 있었죠.
하루는 우연히 만난 라무에게 와우가 아는 어려운 지식들을 자랑하려고 하는데 도무지 통하지 않는다는걸 알죠.
오히려 와우가 방해하려고 애를 쓰면 쓸수록 라무는 그림에 집중하며 눈이 부셔 선그라스를 끼고 그림을 감상하던가, 그림속에서 반짝이는 빛을 보며 눈이 반짝이기 까지 하죠. 라무는 그림속에 있는 작품과 현실을 마음으로 잘 연결하며 그걸 사랑하는 존재들에게 표현할 줄 아는 그야말로 작품을 감상하고 느낄 수 있는 진정한 아는 힘을 가진 친구였어요.
그림을 감상하다가 눈이 부셔서 선그라스를 끼는 라무 모습이 너무 귀엽고 작가의 의도에 웃음이 나더라고요. 이 부분을 아이도 너무 깔깔거리며 웃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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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는 세상에서 가장 똑똑한 악어가 되고 싶었어. 그래서 수없이 많은 책을 읽고 어려운 단어와 문장을 모아 왔어.
하지만 안다는 것은 그런 게 아니었어.
왜냐하면 그건 만나는 것이었으니까.
자음과 모음이 만나 하나의 단어가 완성되듯이,
강에 놓인 다리가 이쪽과 저쪽을 연결해 서로에게 기쁨이 되듯이, 진정한 앎은 머리에서 시작된 길을 걸어 가슴으로 난 문을 열 때 비로소 찾아오는 거였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