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표지부터 참 따스하고 평범하게 생겼다. 그래서 더 펼쳐보고 싶어졌다. 주부가 아닌 사람들에게는 궁금하지 않으려나.. 내가 주부이기에 펼쳐보고 싶은걸까..
주부가 되기 전에는 전업주부였던 엄마의 노고와 헌신과 희생을 전혀 몰랐다. 마치 물위에서는 유유자적 노닐어 보이는 하지만 물 아래에서는 보이지 않게 물장구를 열심히 치는 백조 같았다.
차라리 백조는 우아하기라도 하지..
등원시키전 세수할때 내 얼굴을 처음 볼때도 많았다. 우아하고는 참 거리가 멀었다.
다들 이렇게 살아갈거다 위로하며 지나가는 날도 많았고 버티는 날도 많았다.
하지만 생산적이고 싶었다. 사랑하는 가족과 아이들을 키우는 것도 뿌듯하고 따뜻해지는 순간들이 많다. 그렇지만 나를 더 알뜰 살뜰이 우선으로 챙기고 싶은 날도 많았다. 바로 이럴 때 만난 책이 바로 최진경님의 주부, 퇴근하겠습니다 이었다.
책을 받고 놀랍게도 맨 앞장에 붙여진 최진경님의 손편지를 받고 더 신이 났다. 왠지 나를 바로 옆에서 토닥이고 응원하는 듯한 메세지에 힘이 났다.
그리고 한장 한장이 더 소중하게 읽혀졌다.
주부가 아니더라도 가장 가까운 사람을 더 이해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또 미래 우리가 꼭 주부가 아니더라도 직장을 가진 사람으로 다른 무언가를 하고 싶을 때라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 하면 이 책을 펼쳐보면 좋겠다.
책은 총 3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은 어쩌다 전업주부
2장은 전업주부 레벨 업
3장은 주부 너머의 세계
책을 읽으며 어릴적 나의 집이 더 새록새록 생각났다. 기억이 생생한 초중등 시절에는 복도식 아파트를 살았고 그때만 해도 미세먼지, 낯선 이의 경계가 심하지 않았던 터라 늦가을과 추운 겨울만 빼면 현관문을 거의 열고 살았던거 같다.
학교 다녀올 때쯤 간식으로 빵을 구웠던 엄마, 그때 빵을 굽던 오븐을 떨어뜨려 고장났을 때 어찌나 아깝고 속상했던지..
내 몸이 힘들다 힘들다하면서 순간 잊고 있었다. 나의 일상이 조금씩 모여 아이에게는 어릴적 추억이 되고 남편에게는 따뜻한 집이 된다는 편안함이라는것..
1장을 읽으면서 어쩜 이렇게 다 내 이야기 같았는지..
반가우면서도 동지애가 느껴지면서도 같이 아쉬워하기도 하면서..
저 깊은 마음속을 표현하기 힘들었던 부분까지도 글자로 읽으니 더 속이 시원했던거 같다.
2장에서는 가장 어려운 주부들에게 바쁜 시간 사이에 틈을 내서 생산적일 수 있는 조언을 해준다. 아이들만 등원시키고 나면 자유로운 듯 자유롭지 않은 사람이 주부이다. 시간이 넉넉한 듯 하지만 집안일을 조금 하고 SNS나 TV 조금만 보고 나면 벌써 하원시간, SNS도 온전히 나를 위한 정보는 이제 거의 없다. 똑똑한 빅데이터로 인해서 나의 SNS는 어느새 육아, 살림에 관한 정보와 광고로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