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름 때문이야
서영 지음 / 다그림책(키다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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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 작가의 다섯번째 창작 그림책 주름때문이야는 기존 다른 작품들과 같이 매우 솔직하고 평범하지만 밋밋하지 않게 풀어낸 그림책이다.

서영 작가는 어떤 소재나 주제가 마음에 와닿으면 그게 '나 자신'되거나 '나의 시선'을 담는다고 한다. 그리고 스스로 느끼는 결핍이 느껴질때는 아이들이 이런 결핍은 느끼지 않고 자라났으면 좋겠다는 바램으로 작품을 그린다고 한다.

이러한 작가의 마음이 엄마독자로서 뭉클해졌다.

엄마로서 구체적으로 느끼지 못했던 부분의 관점을 보고 표현해주니 그것도 참 대단한 직업이고 작업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이 이야기를 떠올린건 약 10년전이라고 한다. 그 10여년의 시간동안 작가님 안에서 만들어지고 다듬어지고 변화되어 나온 책이라고 하니 단순한 그림책이 아니게 다가왔다.

주름때문이야는 주인공 멋진씨가 등장하고 멋진씨가 사는 마을이 배경이다.

멋진씨는 매일 아침 8시에 산책을 하고 모든 사람들에게 인사를 건넬 만큼

활기차고 적극적인 사람이다.

그러던 어느 날 신문이 흐릿하게 보여지고 안경점에 가서 새로운 안경을 맞추고는 평범하던 일상이 바뀌어 버린다.

보이지 않던 주름이 너무 많이 보인 나머지 그 이후로 한동안 마을 사람들은 멋진씨를 만날 수 없게 된다. 각종 주름 없애는 방법을 통달하고 시도해보지만 결코 나아지지 않는다.



마을 사람들은 멋진씨가 지나가는 줄도 모른 체 자기의 삶에 집중하고 바쁜데

멋진씨는 모두들 자기 주름만 보는 듯한 느낌에 고개를 못들고 간다.

이 장면에서 손뼉을 치며 웃었다. 웃는 내 모습에 순간 아이는 멍하게 쳐다보기도 했다. 웃긴 장면이 아닌데 엄마가 너무 웃는다는 표정이었다.

두 아이를 낳고 급속도로 늙어가는 내 모습을 보고 요즘 한숨이 쉬어지긴 했었다.

하지만 작가의 메세지가 아이보다 내가 더 진하게 감동 받았다.

겉모습만 아니라 속에 있는 무궁무진한 나를 더 발견하며 더 사랑해주라는 작가의 마음으로 오늘도 용기를 얻고 내가 갖지 못한 부족한 모습 보다는 이미 가진 좋은 모습에 관심을 갖고 아이에게도 그런 당당함과 명랑함을 보여줄 수 있는 육아를 하며 삶의 태도를 보여줘야 겠다고 다짐하게 되었다.

멋진 씨가 모든 문제는 '주름' 때문이 아니야를 스스로 깨우치는 장면을 작가는 제일 고민했다고 한다.

스스로 깨우치며 홀가분해지는 멋진씨를 보며 아이와 얼마나 통쾌하게 숨을 내쉬었는지 모른다.

그리고 한 마디 덧붙였다. 엄마도 이제 더 나이들고 주름도 많아질텐데 어떻하지? 그래도 괜찮다는 말에 코끝이 찡해지며 더 속을 단단히 채우고 가꿔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영 작가의 또 다른 작품 <달걀이랑 반죽이랑>, <시계탐정 123>,<여행 가는 날>,<비 안 맞고 집에 가는 방법> 책도 궁금해져서 아이와 함께 찾아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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