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36개월이 지난 큰 아이는 여전히 아기다.
그런데 동생이 태어나면서부터 의도치 않게 큰 아이 대접을 받는다.
큰 형아 대접이 뿌듯할 때가 있지만 자고 일어나서, 잠이 들때, 졸리거나 배고플 때는 영락없는 애기다. 그럴 때마다 동생때문에 뒷전으로 밀려날 때면 그렇게 서럽게 울어 제낀다. 할머니나 아빠가 도와주는 것도 싫다고 떼쓰며 엄마만 찾는다.
이상하게 내 아이들은 가장 중요한 먹을 때나, 잠들 때는 무조건 엄마만 찾는다.
그래서 아빠가 있어도 무용지물이다. 제발 모든 아이들이 그런거길....
큰 아이에게는 짠하고 미안한 마음이 많이 든다.
아무것도 모르고 대화가 안되는 둘째를 이해시키기 보다는 첫째가 낫다는 이유로
설득보다는 강요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매일 미안함이 쌓이는 중이다.
그런 아이가 나를 기쁘게 하려고 노력할 때면 더 고맙고 능숙하지 못한 엄마여서 미안하다.
늦은 휴가를 다녀왔다.
낯선 환경을 유독 힘들어하는 아이라 간 첫날부터 자기 침대에서 자고 싶다고 집에 가자고 졸랐던 아이다. 그런데도 우리가 엘레베이터를 탈 때 문을 잡아주는 어른에게 웃으면서 감사합니다. 하고 대견하게 말하는 아이를 보고 새삼 놀랬다.
분명 쑥쓰러워서 내 뒤로 숨던 아이인데.. 어느순간 성장하고 발돋움해서 자기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었다. 신랑도 깜짝 놀라는 눈치였다. 요즘 많이 밝아지고 활달해 졌다고..
"어린이의 말"을 읽으면서 한장면 한장면 나의 아이가 기억나고 떠올랐다.
이미 아이를 키운 부모여도 추억을 벗삼아 읽어도 좋을테고
아이를 키우는 부모여도 나의 삶을 돌아보기 위해서도 좋겠고
아이를 기다리는 사람이어도 꿈꾸며 읽어보아도 좋을 것 같다.
정말 내 아이뿐 아니라 이 세상 아이들의 웃음을 지켜주고 싶다.
그 웃음을 최대한 오래 많이 지켜주고 싶어서 좋은 어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아이들이 살아가기에 좋은 세상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