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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국의 결국은 말입니다
강원국 지음 / 더클 / 2022년 12월
평점 :
우리는 말을 항상 하고 산다. 말을 해서 도움을 받고 문제를 해결하는 경우도 정말 많지만 가만히 들어보면 말로 인해서 실수하고 해결하려 들이는 에너지도, 손해보는 경우도 정말 허다하다. 갑자기 자려 들때 오늘 혹은 전에 실수했던 말들이 떠올라 이불킥을 하며 '적게 말하자, 아에 말을 하지 말자' 다짐했던 날도 꽤 많다.
강원국 작가는 '일상은 말로 이뤄져 있고, 말이 모여 삶이 된다' 라고 했다.
맞다. 말 없는 일상이 가능할까?
그렇기에 이 책이 더 호기심이 가고 배우고 싶고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너무 쉽게 할 수 있지만 잘 하기에는 너무나 어려운 말.
본 책은 세가지를 담았다고 한다.
첫째, 2020년 2월 부터 2021년 3월까지 방송한 <강원국의 말 같은 말> 가운데 2021년 6월 출간한 [강원국의 어른답게 말합니다]에 담지 못한 내용
둘째, [강원국의 어른답게 말합니다] 출간 이후 백 번 가까이 말하기 강의를 하며 공부한 내용
셋째, <강원국의 지금 이 사람>을 진행하며 경험한 내용이다.
혹시 강원국 작가의 저서를 읽지 못했거나 강원국 작가의 방송을 보지 못했다 하더라도 본 책을 읽으면 강원국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노른자 같은 메세지는 놓치지 않고 배울 수 있겠다. 이미 강원국 작가를 잘 아는 사람도 기존의 저서와 방송을 보았더라도 그 이후의 노련미가 담긴 확장편을 볼 수 있기에 좋겠다.
1장에는 상대를 받아들이고 내 생각을 확장하는 경청의 태도
2장에는 정확하고 적절하게 전달하는 말하기 기술
3장에는 관계를 다루는 말하기 기술
4장에는 고쳐 쓴 글처럼 견고하게 말하기로 이루어져 있다.
듣기와 말하기는 한 쌍이다.
듣기가 분해라면 말하기는 조립이다.
듣기는 말을 부분 부분으로 나누는 분석이고, 말하기는 부분을 짜맞추는 종합이다. 말하기 보다 듣기가 먼저다.
잘 들어야 상대가 듣고 싶어하는 말을 찾을 수 있다.
경청의 중요성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리고 역시 경청이 정말 어렵다는 것도 누구나 알 것이다. 그러기에 경청에 관련된 책도 참 많다.
저자가 잘 듣기 위해서 신경쓰는 것은 4가지라고 한다.
상대가 하는 말의 줄거리를 단어로 정리하며 듣기
의중을 헤아리며 듣기
맞장구 치며 듣기
내가 할 말을 준비하며 듣기
그 중에서도 저자도 종종 저지르는 실수가 내 말을 준비하며 생각난 말을 잊을까봐 상대의 말을 끊으며 끼어든다고 한다. 혹은 내 생각은 다르다며 반론하고 싶은 충동, 그건 너의 오해라며 변론하고 싶은 마음.
저자가 말한 4가지 중에서도 말하는 사람의 말을 끊으며 내 생각을 전달하는 실수에 대해서는 너무 공감했다.
내가 아는 사람 중에 경청을 진짜 잘하는 지인이 있다.
이상하게 그 사람과 말하면 내 속의 이야기를 술술 하게 되고 나도 모르는 오늘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먼저 물어봐주기도 하고 그 사람과 말하고 나면 내가 고민하던 일을 생각보다 쉽게 결정하기도 했다.
그 지인을 생각하며 저자가 말하는 '기회를 주는 듣기'를 읽다보니 저자가 말하는
경청이 정말 쉽게 와 닿았다.
진정한 경청은 그 사람의 말을 듣는게 아니라 그 사람 존재 자체를 존중하고 받아드리는 것이다.
저자가 말하는 말을 잘 듣는 수준에는 6단계가 있다고 한다.
자신이 어느 단계에 속하는지 점검할 수 있는 척도가 되겠다.
1단계 말귀를 알아먹는 단계
2단계 알아먹은 내용을 요리할 줄 아는 단계-분석력이 좋은 수준
3단계 수동적으로 듣지 않고, 적극적이고 주도적으로 말을 이끌어내는 단계-비판력이 좋은 수준
4단계 말하는 사람의 처지와 심정을 헤아리고 숨은 의도와 욕구, 목적 등을 파악하는 단계-공감력이 좋은 수준
5단계 들은 내용과 다르거나, 그보다 높은 수준의 생각을 떠올리는 단계-창의력이 좋은 수준
6단계 들은 데 그치지 않고 그것을 글로 쓰거나 행동에 옮겨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단계-실행력이 좋은 수준
변화와 혁신은 5,6단계 사람들에 의해 이루어진다고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잘 듣고 잘 말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차에..
(사실 잘 듣는 단계부터 기가 죽어서 잘 말할 수 있는 단계까지 갈 수나 있을까 의문이 들기도 했다. 그래도 첫음부터 잘 할 수 없기에 일단 배우고 담아보자라는 마음으로 계속 했다.)
저자가 말한느 말을 잘하기 위한 여섯 단계는 다음과 같다.
1단계 계기-말을 잘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일
2단계 동기- 계기는 외부의 자극에서 이루어졌다고 하면 동기는 나의 내면에서 말을 잘 하고자 마음 먹은 일이다.
3단계 목적- 계기와 동기로 움직일 수 있겠지만 목적이 없으면 금방 멈춘다. 그렇기에 멈추지 않고 나아가기 위해서는 목적이 필요하다.
4단계 자존감- 말에서 평정심을 갖기 위해서 필요한데, 저자가 생각하는 자존감이란 연봉이나, 사는 아파트의 평수가 아닌 내 생각과 감정이 담기는 말에 대한 평가가 진정한 인정이며, 이로 인해 남을 돕고 영향을 끼치면서 자존감이 단단해 진다고 말한다. 그래서 저자는 자존감을 높이기 위한 말하기로는 자신있는 분야에 관해 집중적으로 말했다고 한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말의 비중을 높이기
5단계 기회- 말을 자주 해야 잘 할 수 있다고 한다.
6단계 즐거움-일단 말하는 것에 두려움을 없애고 즐거움을 느껴야 성장할 수 있다고 한다.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기에 잘할려는 욕심을 내려놓고 조금씩 성장하기를 권고한다. 실제로 저자도 말하기에 대해서 강연을 많이 하면서 말하기의 노하우가 생겼다고 하니 반복하는 사람은 따라올 수 가 없는 말이 맞나보다.
가끔 내가 해야할 말을 하는데 상대방과 관계가 껄끄러워지는 것이 싫어서 말하는게 어려울 때가 있다. 그런데 책을 읽다보니 아마 내 감정을 전달하는 것에 급급해 지켜야할 매너를 지키지 못해 그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참을 줄 알면 예의 있다는 소릴 듣고, 남들이 듣고 싶어하는 소리를 하면 배려가 깊다는 소기를 듣고, 마땅히 해야할 말을 할 때 품위있다는 소릴 듣는다.
태도가 반듯해야 말이 좋다. 좋은 태도와 매너에서 피어나는 향기는 그 어떤 향수보다 향기롭다.
2장에서는 정확하고 적절하게 전달하는 말하기 기술에 대해서 말한다.
말을 잘하기 위한 공식같은 셈이다.
13개 파트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중에서 2파트만 간단하게 소개해 보고자 한다.
먼저 말잘하는 사람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주어와 서술어가 따로 놀지 않는다.
앞뒤 대등 관계를 지킨다.
한자 보다는 우리말을 쓰려고 노력한다.
숙어도 많이 안다.
양태부사 사용에도 능하다. 양태부사란 문장 전체를 꾸미는데 예를들어, 과연, 어찌, 설마, 하물며, 결코, 조금도, 제발, 모름지기, 응당, 설령, 실로, 아마, 부디, 만일, 가령 등이다.
단어의 뉘앙스 차이를 중요하게 여긴다.
서술어를 다양하게 쓴다.
일본어 잔재도 쓰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잘못된 표현도 쓰지 않는다. 예를 들어 좋은 하루 되세요가 아니라 좋은 하루 보내세요. 윗사람에게 명령하는 말의 수고하십시요는 쓰면 안된다.
사소해 보이는 것들이 대부분이지만 사소한 것에서 말의 품격이 다르게 느껴진다.
또 말 잘하는 사람은 세가지로 말한다고 한다.
과거-현재-미래
현상-진단-해법
문제점-비판-대안제시
저자는 이 세가지가 기억나지 않으면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잡스같이 말해도 된다고 한다. 첫번째 이야기는~ 두번째 이야기는~ 세번째 이야기는~ 물론 첫째, 둘째, 셋째의 구성이 간결하고 연관성이 있고 기승전결이 포함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강조할 것은 한가지만, 비교나 대조를 할 때는 두가지를 갖고 하지만, 열거할 때는 스티브 잡스처럼 세 가지로 정리해 말하는 버릇을 들이면 좋다. 세가지를 열거할 때는 사람들이 관심 갖는 것부터, 복잡하지 않고 간단한 것부터, 어렵지 않고 쉬운 것부터, 멀리 있는 것 말고 가까이 있는 것부터 머릿속에 번호를 매겨놓고 또박 또박, 천천히 말한다.
3장에서는 관계를 다루는 말하기 연습에 대해 말한다. 즉 대화를 잘 하는 노하우이다. 13파트 중 역시 두 파트를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백발백중 성공하는 부탁법이다.
저자가 추천하는 성공하는 부탁 노하우는 5가지이다.
큰 부탁은 뒤로 미루고 사소한 부탁부터 가볍게 한다.
자신의 어려움을 너무 강조해 과한 부담감을 주거나, 예전에 부탁을 들어준 적을 언급하거나, 부탁을 들어주면 무엇을 해주겠다말을 하면 부탁을 떠나 관계가 단절될 수도 있다.
부탁의 내용이 명확하지 않거나, 부탁의 의도가 명확하지 않아야 한다.
부탁을 안들어주면 나쁜 사람으로 매도하거나 부탁하는 사람의 노력이 느껴지지 않은 경우는 매너가 없다.
부탁이 어려운 것은 거절에 대한 두려움때문이다. 즉 부탁할 때는 거절당할 것을 미리 각오하고 후일을 도모하는 자세로 임하는게 좋다.
되는 부탁을, 되는 방법으로, 용기 있게, 그러나 무례하지 않게, 실패를 줄이는 최선의 부탁 전략이다.
대화의 달인이 되려면 이라는 파트에서는 저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대화의 목적에 맞게 할것
상대의 마음을 편하게 만들것
대화의 주인공을 상대방으로 둘것, 즉 상대방에서 주파수를 잘 맞춰서 상대를 만족하는 대화를 해야한다. 주파수를 잘 맞추는 방법은 니즈와 원츠를 잘 파악해야 한다고 한다. 니즈는 필요한 것 원츠는 원하는 것인데 니즈는 겉으로 들어나지만 원츠는 꼭꼭 숨겨져 있기 때문에 잘 파악해야 한다고 한다.
상대를 배려해라.
작가는 말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한다.
하지만 작가가 전달하는 노하우를 바탕으로 조금씩 노력하다 보면 '말 닮은 글'
, '글 닮은 말'을 할 수 있다고 다독인다.
책을 읽으며 사실 '어렵다'는 생각을 참 많이 했다.
그냥 일단 말을 잘하려면 많이 생각하고 되뇌이고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근데 가끔은 생각없이 편하게 '수다'를 떨고 싶은 경우도 있는데
이렇게 생각하고 다듬어서 말하려면 참 피곤하겠다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반대로 조금씩 잘 다듬어서 말하다 보면 어느 순간에는 습관이 되어 점차 쉬워지지 않을까라는 용기를 얻으며 책을 마무리하게 되었다.
어쨋든 가볍게 막 '수다'를 떨기 보다는 살아가면서 잘 말하는 법이 더 많을테니 말이다. 이 책은 한번 읽고 소화하기에는 곱씹고 되뇌이어야 하는 부분들이 너무 많다. 빌려보기 보다는 소장하고 조금씩 조금씩 내 것으로 만들며 실천해보길 추천한다. 오늘보다 내일이 서로에게 말로 용기를 주고 희망을 주고 해답을 제안해주고 웃음을 줄 수 있는 말들이 더 많이 오고 가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