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발적 방관육아의 저자 최은아는 12년차 초등학교 교사이자 두딸의 엄마이다.

저자가 말하는 자발적 방관육아법이란 아이들을 야생에 놓아주되, 부모가 개입하지 않고 지켜보는 육아다.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은 돕지 않았다고 말한다. 4-10세에 자기 주도력을 길러두면 학습 의지는 절로 따라오기 때문에 한글 떼기나 영어 파닉스, 구구단 외우기에 절대 애쓰지 말라고 조언한다. (하지만 말처럼 이게 쉽냐 말이다!) 자발적 방관 육아의 키 핵심은 편안한 마음으로 느긋하게, 부족한 부분은 조금씩 채워주고(한꺼번에, 많이, 적극적으로 채워주면 안된다!) 적절히 호응해주면 아이가 자발적으로 공부에 몰입하는 육아 초고수의 길을 소개한다.

저자는 ' SBS 스페셜' <내 아이, 어디서 키울까?>와 'MBC 생방송 오늘 아침'에 출연해 아이가 공부하기 좋은 공간에 대해 소개한 바 있고 현재 프랑스에서 자발적 방관육아의 놀라운 효과를 온몸에 체험하며, 아이들과 함께하지만 각자의 인생을 그려나가고 있다.

제목을 보고 호기심은 갔지만 적극적인 호기심은 아니었다.

왜냐하면 육아서는 넘쳐나고 읽으면 다 맞는 소리고 공감이 가지만 내 아이에게 적용하는 데에는 갭을 느낀적이 많았기 때문이다. (책의 문제이기 보다는 나의 문제이다.) 하지만 프롤로그부터 저자는 나의 마음을 싹싹 긁었다. 첫장부터 우리집 풍경이 그대로 그려졌기 때문이다.


첫째의 미운 4세, 36개우러부터 40개월사이. 말도 안되는 것으로 떼쓰고 짜증을 부렸다. ...겨우 달래서 데리고 외출하려는데 방문을 내가 먼저 열고 나갔다고 소리를 지르며 울었다.

현관에 가서 신발을 신는데 내가 먼저 신었다고 또 소리를 지르며 울었다. 분명 여기까지는 잘 참아왔는데, 그래서 이제 조금만 더 참으면 외출할 수 있는데 내가 터져버렸다.

"야! 너만 소리 지를줄 알아? 나도 소리 지를 줄 알아!"

겨우 4세 된 아이에게 한 말이었다.

8-9p.

어쩜 바로 오늘 우리집 모습, 나의 모습이었다.

진짜 반가웠다. 첫째가 1-2달 전부터 집에 오는 손님이며, 나갈 때마다 현관문은 본인이 열어야 하고(자기가 열지 않으면 난리가 날 뿐만 아니라 키가 닿지 않아서 본인이 여는 것 마냥 연기까지 해줘야 한다..ㅠ), 뭐를 할 때마다 "엄마 가치"를 외치며 자기가 서있는 곳에서 가장 먼곳까지 달려가서 거기서 부터 손을 잡고 매번 와야 한다. 그래서 아침마다 어린이집은 매일 늦고 참고 참다가 어떨때는 터져서 결국 울리고 등원할 때도 있고, 울리지 않더라고 협박은 단골메뉴다.

그래서 저자의 프롤로그에서 일단 안도의 한숨부터 쉬었다.

우리 애만 이상한게 아니었구나. 그리고 아직 30개월인데 36-40개월이 피크라니..


언젠가 친구가 했던 이야기가 생각났다. 진짜 고수의 육아는 체력하나 지치지 않고 아이만 지치게 만드는 법이라고..

그걸 기억하고 내가 하는 육아법을 보니 반대였다.

오히려 아이는 지치지 않는거에 비해 엄마는 쉽게 빨리 지쳤다.

아이를 움직이고 반응하게 하기 위해 나는 2배를 움직이고 오버하더니 그렇더라.

육아도 나의 천부적 재능은 아니었다. ㅠ

그래서 저자가 말하는 교사들이 '괜찮은 아이'라고 말하는 그런 아이로 키우고 싶었다는 말에 밑줄부터 그엇고 그 아이들이 가진 공통점이 궁금해졌다.

근데 왜 이런 노하우를 쉽게 알려주지? 싶었는데

내 아이에게 그런 성장과정을 거친 남자친구를 만나게 해주고 싶었고

쉽고 간단한 비밀이 널리 알려져 내 아이 주변에 좋은 친구들이 많아야 한다고 생각했다는 저자의 말에 너무 고마웠다.

책은 1장 공부 잘하는 아이는 뭐가 다르지?

2장 4-7세 스스로 공부하는 아이로 키우는 자발적 방관육아

3장 8-10세 초등 공부가 중고등 실력으로 이어지는 자발적 방관육아로 구성되어있다.

1장에서의 핵심은 정서적 안정, 자기 조절력, 내적 동기, 문해력, 메타인지 이다.

정서적 안정이 되야 공부에 에너지를 쏟는다는 말이다.

정서적 안정이 된 아이는 학교에서 보건실에 안간다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즉 가정에서 충분한 인정과 사랑을 받으면 학교에서는 공부하고 알아가는 즐거움의 현장이라는 말이다.

1학년이 되면 줄넘기는 필수라고 들었는데 사실 그 속뜻은 자기 조절력이 핵심이었다. 자기 조절력은 자신을 스스로 통제하여 상황에 맞게 행동하는 능력을 말한다.

문해력은 학습능력, 육아서에서 단골로 나오는 단어라서 익숙했지만

문해력을 기르기 위해 종이접기를 하라는 조언은 꿀이었다.

종이접기 책을 스스로 읽고 생각하는 과정을 통해서 문해력이 는다는 것이다.

서점에 가서 마음에 드는 종이접기 책을 한 권 구입하고, 색종이 한 상자만 사주면 엄마의 역할을 끝이라는데..한번 이건 꼭 한번 도전해봐야겠다.

종이접기에 관심을 안보인다면 곤란하겠지만 관심을 갖길 제발 바라며...

2장에서는 4-7세 스스로 공부하는 아이로 키우는 자발적 방관육아다.

4-7세에 흔하게 나타나는 놀이 후 정리하기, 음식 스스로 먹기, 또래 관계, 시간개념 이해하기 등의 주제를 다룬다.

2장에서의 핵심 역시 주도권을 엄마가 아닌 아이에게 주라이다.

놀이를 하면서 집이 너무 지저분하니 아이는 놀고 엄마는 정리하는 모습이 아닌, 놀이를 스스로 마치고 정리할 수 있도록 물어봐주기, 먹는 양에 집중하지 말고 스스로 먹도록 내버려두기, 친구와의 관계에서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이 아니라 감정에 공감해주기 등 엄마의 기준이 아닌 아이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한 발 물러서야 한다.

저자가 조언한 시간개념을 이해하기 위한 꿀팁!

바로 타임 타이머이다. 어플로도 가능하지만 실제로 된 시계를 사서 곳곳에 비치하라고 한다. 잔소리를 하기 보다는 이 시계를 통해 아이에게 시간의 흐름을 직접 느끼게 해주라는 꿀팁!


3장에서는 중고등학생때까지 영향을 미치는 초등학습에 관해서다.

초등기에는 마음을 조금 내려놓자. 초등학교 성적은 어디에도 필요가 없다. 중고등학교가 올림픽이라면 초등학교는 태릉선수촌이다. 초등기는 아이들이 중고등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하기 위해 연습하고, 실패하고, 공부 근육을 만들고, 실패 근육을 만들며 시도해보는 시기다. 6년 동안 아이가 시행착오를 겪고 나면 중고등학교에 진학새 비로소 자신만의 공부법을 만들게 된다. ..초등2학년에 배우는 공부가 제일 중요하다. 이때 잘 다져두어야 12년의 공부 레이스를 무사히 완주할 수 있다.

142-143p.

글을 읽다보니 학습에 관련된 글이지만 결코 학습에만 국한되어 있지는 않다.

학습이 주된 목적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 주도하여 생활을 하다보면 따라오는 일종의 결과물인 셈이다. 저자는 계속 말한다. 혼자 두지 말고, 혼자 하게 두라고.

아이가 할수 있는 것들을 제약 없이 스스로 함으로써 주도성과 자율성을 충분히 채워야 한다고 말한다. 아이들이 아무것도 안하는것 같아도 다 생각이 있고 계획이 있다고 말한다. 결과물이 예쁘게 나오건 아니건 그건 아이의 몫으로 남겨두고

아이에 대해서 여유있는 마음으로 지켜봐야 한다고 말한다.

인생이라는 여행에서 여행을 대신 가주는 것이 아니라 그 여행이 따뜻하고 순탄하고 즐겁고 해동복하도록 그리고 그 여행을 그렇게 아이 스스로 만들 수 있도록 성인이 될 때까지 부모는 든든한 여행사가 되어주라는 말을 하면서 책을 마친다.

초등학교 교사로서 너무 당연해서 놓칠 수 있는 주제부터 실용적인 팁까지 알차게 준비한 책이었다. 실제로 부록1,2에 나온 초등학교 입학 전 준비해야할 생활, 학습편은 학부모가 되는 친구에게 전달하니 너무 고마워하고 좋아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주방에도 아이가 올라설 수 있는 계단을 준비했다.

돈가스에 뿌리는 케찹도 스스로 해보도록 허용했다.

항상 청소하기 급급해서 종종대는 엄마라 허용하는 엄마를 보는 아이 눈빛이

"왠일이지?" 였는데 이 책을 통해 아이 스스로 주도하는 인생을 살아가도록 사소한 생활습관부터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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