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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 보이 - 2018년 제14회 세계문학상 대상 수상작
박형근 지음 / 나무옆의자 / 2018년 4월
평점 :
소설의 주인공 ‘김신’은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하고자 우주여행을 떠난다. 우주인 오디션에 선발되어 각종 검사와 무중력 훈련을 마친 그는 ISS에서 2주 동안 머물며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그런데 로켓이 발사되고 ISS에 도킹한 순간 정신을 잃고 전혀 엉뚱한 곳에서 깨어난다. 우주라기엔 놀랍도록 지구와 똑같은 모습이라 놀라고, 샤넬의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의 모습을 한 자가 나타나 또 한 번 놀란다. 라거펠트는 여기는 우주가 맞고, 자신은 외계인이며, 이곳은 지구의 모습처럼 꾸며놓은 거대한 세트장이라고 말한다.
라거펠트는 ‘신’을 데리고 다니며 이곳저곳을 구경시키고, ‘신’이 과거에 경험했고, 방문하고 싶은 장소에서 기타도 치게 하는 등 향수에 젖어들게 한다. 또한 라거펠드는 ‘신’에게 그들이 갖고 있는 능력으로 뇌의 구조를 바꾸기도 하고, 소원을 들어주어 새로운 삶을 살게 해 줄 수 있다고 소원을 말하라고 제안하지만,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기 위해 우주를 방문한 ‘신’은 이를 거부한다. 하도 끈질기게 설득하는 라거펠트에게 ‘신’은 10월 28일에 시원하게 폭우나 한 번 내려달라는 말을 전하고 우주를 떠난다.
라거펠트는 우주를 떠나는 모든 사람들이 그곳에서 본 기억들을 지워서 보냈지만 ‘신’을 믿은 라거펠트는 ‘신’에게만은 그렇게 하지 않고 떠나보낸다. 무사히 여행을 마치고 지구로 돌아온 ‘신’은 우주를 방문한 경험자로서 각종 미디어 매체의 주인공으로 등장하여, 돈도 벌고, 인기도 얻는 새로운 삶을 살아간다. ‘신’이 우주에서 지구로 돌아온 후 이미 유명이 되어있었다. ‘신’은 우주에서의 경험들을 쏟아내며 인기를 구가한다.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던 ‘신’은 10월 28일 시원하게 쏟아지는 폭우를 보며 새삼 라거펠트의 능력에 감탄한다. 그러던 어느 날 ‘신’은 갑자기 무료해진 일상에서 대중이 모인 앞에서 로또복권 번호를 말하게 되는데 이때 갑자기 중심을 잃고 쓰러지는 사고를 당하게 되고 뒤이어 찾아온 라거펠트에게 ‘신’은 사과를 해서 원래대로 돌려놓는다. SF 소설을 닮았지만 지극히 현실적 문제를 다루고 있는 책이다. 그러면서도 철학적인 얘기가 주를 이루고 있어 난해한 면이 많이 내재된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