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문밖에서 기다리지 않았다
매슈 설리번 지음, 유소영 옮김 / 나무옆의자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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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트아이디어 서점 점원으로 일하는 리디아는 책을 사러 오는 고객이라기보다 달리 머물 곳을 찾지 못해 편히 쉴 수 있는 서점에 의지하는 사연 많고 개성 뚜렷한 손님들에게 남다른 애착을 갖고 있다. 서점 사람들은 이들을 책 개구리라고 부른다. 소설의 주인공인 리디아는 서점의 폐점 시간 즈음에 일어난 책 개구리조이의 죽음과 조이가 남긴 수수께끼 같던 퍼즐을 풀면서 사건의 전개가 이루어진다.

 

맨 처음 조이를 발견한 리디아는 조이의 시신을 공중에서 내리면서 조이의 주머니 안에서 삐죽이 보이는 사진 한 장을 발견하면서 조이가 남긴 수수께끼의 조각들을 하나하나 풀어간다. 사진의 주인공들은 리디아의 열 살 생일 때 같이 찍었던 친한 친구들인 리디아, 라지, 캐럴이다. 리디아는 아픈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이 사진을 조이가 어떻게 가지고 있었는지에 의문을 품는다.

  

리디아가 어린 시절에 친구 캐럴의 집에서 크리스마스 저녁을 보내면서 캐럴의 아버지와 엄마, 그리고 캐럴이 망치남에 의해 끔찍하게 살해당하는 것을 목격한다. 그곳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리디아는 망치남에 대한 끔찍스러운 기억을 오랫동안 간직하고 있다. 리디아는 조이가 남긴 유품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조이가 남긴 퍼즐이 일정한 형식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비로소 마지막 퍼즐을 풀게 된다. 드디어 조이의 출생의 비밀이 드러난다.

조이가 바로 라자의 엄마인 마야와 캐럴의 아버지와의 불륜에서 태어난 사생아라는 사실을 알아낸 리디아는 마야를 찾아가서 추궁한다. 이 과정에서 리디아는 그녀가 어렸을 때 겪었던 살인사건의 범인 망치남이 라자의 아버지인 로한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때까지 마야는 조이가 자살한 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리디아에 의해 조이의 죽음을 알게 된 후 충격에 빠진다. 마야는 결국 자식을 죽게 한 원인이라는 자책과 함께 남편 로한을 총으로 살해하고 자수하면서 소설은 끝을 맺는다.

 

처음에는 느리게 전개되다가 중반을 넘어서면서 빠르게 전개되는 이야기 속에서 주인공이 겪어야 했던 슬픔이 책속에서 묻어난다. 사건이 하나하나 정리가 되면서 아버지와 남자친구에게 품었던 오해도 풀리고 오랜 추억 속의 살인자 망치남의 정체도 알게 되지만 책 개구리 조이를 떠나보낸 여운은 오래도록 남는다. 외롭고 불행했던 청년 조이의 죽음을 파헤치면서 오랫동안 가졌던 의구심도 자연스럽게 풀어내는 성과도 거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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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본 살인사건 스코틀랜드 책방
페이지 셸턴 지음, 이수영 옮김 / 나무옆의자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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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미국 캔자스에서 나고 자란 딜레이니가 일하던 직장에서 해고된 뒤 새로운 직장을 구하던 중 아무런 연고도 없는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의 고서점 갈라진 책으로 입사하면서 시작된다. 주인 에드윈60대의 노신사로 갈라진 책서점을 운영하면서 책만 취급하는 게 아니라 각종 보물도 함께 취급한다. 이 서점에서 일하는 종업원은 딜레이니 외에도 로지, 햄릿이 있다.

 

서점주인 에드윈에게는 제니라는 동생이 있다. 이들 남매는 사정에 의해 따로 산다. 어느 날 에드윈은 귀족과 재력가들의 모임인 비밀경매를 통해 희귀본을 구입해서 그의 동생에게 맡겨 놓는다. 그러던 어느 날 그의 동생 제니는 자신의 집에서 처참하게 살해된 채로 발견되고 그녀가 보관하던 셰익스피어 2절 초판본은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한다.

 

딜레이니가 에든버러에 막 도착해서 자리도 잡기 전에 일어난 이 사건으로 인해 엉망인 가운데 그녀는 사건 해결을 위해 동분서주한다. 주위 사람 누구도 믿지 못하고 사건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새로 만난 남자친구인 과의 데이트도 미루고 제니가 살던 곳을 방문한다. 그녀는 뜻하지 않게 이곳에서 사라진 책을 발견하고 범인 해리와 사투를 벌여 살인범을 잡는데 결정적 기여를 한다.

 

총 스물여덟 꼭지로 진행되는 이 책은 처음부터 아주 흥미진진하다. 두꺼운 책이지만 하도 재미가 있어 금방 읽을 수 있었다. 딜레이니가 결정적 단서를 발견하는 데는 그녀가 사는 건물주의 결정적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결국 범인을 잡아서 에드윈에게 잃어버린 책을 전해주고 딜레이니은 비로소 행복한 데이트를 시작하면서 소설은 끝맺는다. 스릴과 위트 넘치는 내용을 읽으면서 다음 꼭지를 읽지 않고는 궁금해서 단숨에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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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 인해 당신도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고윤석 지음 / 산마을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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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쉽게 내가 하는 사랑이 오래가길 바란다. 그 대상은 무궁무진하다. 부모에 대한 사랑, 아내에 대한 사랑, 형제에 대한 사랑, 자식에 대한 사랑, 남녀 간의 사랑, 친구나 지인에 대한 사랑, 반려종물에 대한 사랑 등 사람은 살면서 아주 많은 사랑을 하면서 산다. 그런 사랑이 세상을 아름답게 하기도 하고 슬프게도 한다. 여하간 이런 사랑들은 그 형태만 다르지 대상은 늘 있게 마련이다.

 

이 책은 시인이 들려주는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때론 고맙고 행복하기만 한 사랑도 있지만 주변을 안타깝게도 한다. 시인이 들려주는 사랑이야기가 새삼 새롭다. 사랑이 우리에게 행복만 주는 것은 아니지만 이 책은 이런 이야기보다 아름다운 이야기가 가득하다. 아련하기도 하고 입가에 작은 미소를 드리우기도 한다. 사랑은 소리 없이 왔다가 가지도 하지만 주변을 요란하게 들쑤셔 놓기도 한다.

 

사랑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다. 사랑이 없다면 세상은 각박하고 메마르기만 할 것이다. 만약, 사랑이 없다면 미움과 고통으로 인간의 삶은 아주 많이 피폐해질 것이다. 이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아마 천문학적인 비용이 필요할 것이다. 가짜 사랑에 현혹됨이 없는 진짜 사랑은 우리들의 마음을 풍요롭게 한다.

 

때로는 넘치는 사랑을 주체하지 못해 벌이는 이상한 행태를 보이는 사람도 있지만 대개는 사랑으로 인해 기쁨과 행복이 충만해짐을 느낀다. 하지만 보통의 많은 사람은 이를 말로 혹은 글로 표현하지 못하고 눈빛으로만 주고받는 경우가 많다. 지금은 옛날과 달라서 눈빛만으로는 안 된다. 글로 혹은 말로 표현해야 한다. 그래야 상대가 좀 더 행복함을 느낀다.

 

지금까지 살면서 사랑을 말로써 혹은 글로써 표현해 본 경우가 드물다. 아주 없는 것은 아니지만 거의 없다. 이제부터라도 부모에게, 배우자에게, 형제에게, 자녀에게, 친구나 지인에게 사랑한다고 말해 보자. 이 말을 들은 상대는 많이 행복해질 것이다. 삶을 아름답고 풍요롭게 가꿔보자. 세상이 너무 각박하고 팍팍해도 내가 보내는 사랑으로 남은 인생이 좀 더 풍요로워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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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읽기 쉽고 편한 책은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전하는 책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글로 옮기는 것은 왠지 꺼려지는 게 사랑 이야기지 싶다. 행여 내가 한 사랑이 우습게 보이지 않을까. 우리가 한 사랑이 남들 눈에는 유치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참 어렵고 난해한 게 이런 사랑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과거의 이야기도 있고 미래의 이야기도 있다. 편안한 마음으로 쓴 글 같지만 각고의 노력 끝에 탄생한 글들이 내 마음을 짠하게 울린다. 읽으면서 재미있는 상상에 젖곤 했다.

 

저자는 쓴 글들이 난해해서 읽기 어려웠다는 얘기가 아니다. 일기의 여백을 채우듯 쉼 없이 때로는 거침없이 써 내려간 그의 글에는 내가 가지지 못한 빼어난 그 무엇이 있다. 존경심마저 생긴다. 이 책에 실린 글들은 아주 짧고 간결하지만 유쾌한 일상을 담아낸 것 같아 글을 쓸 때의 작가 모습이 눈에 선하다. 때로는 오래 산 사람처럼 인생을 달관한 철학자의 모습도 보이고, 천진난만한 동심의 마음도 보인다. 그의 단순치 않았던 인생이 보이는 듯하다. 산문 형식의 글도 있고 짤막한 시도 있다.

 

아주 편안하게 읽을 수 있었던 책이다. 지하철을 타고 출퇴근하는 내게 지루하지 않은 시간을 준 작가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다. 시인이 아니던 시절에 추억으로 간직했던 소소한 이야기가 책의 중심에 섰을 때 그가 어른이듯 아니듯 한 것은 따지지 않는다. 각 문단의 끝자락에 자리 잡은 에필로그 더하기는 오로지 그만의 전매특허처럼 보인다. 앞글의 후속이 아니라 전혀 새로운 이야기를 풀어 놓고 있다. 인문, 사회, 경제, 과학 등 전반에 걸친 작가의 생각이 들어 있다.

 

책에 담긴 삼십 여 편의 글들은 우리가 일상을 살면서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다. 작가만의 어떤 독특함이 있다고 생각되어지는 것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글들도 많이 눈에 띈다. 바로 우리들의 삶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 아닐까. 그의 글들이 주는 편안함에 나도 모르게 저절로 눈이 감긴 적도 많았다. 비교적 많은 시간이 걸리는 출퇴근 시간이지만 읽는 내내 작가의 마음을 들여다보느라고 나름의 상상력을 발휘하곤 했다. 나름 행복한 시간이었다. 그리고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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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유대인의 생각훈련 - 흔들리는 삶을 바로 세우는 5,000년 탈무드의 지혜
심정섭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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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무드는 오래 전부터 우리의 일상에 깊숙이 개입되어진 책이다. 그 속에 담겨진 얘깃거리가 성장기에는 동화책에서, 성인이 되어서는 자기계발 서적에 어김없이 등장해 왔다. 유대인의 역사라고 불리는 이 경전은 지금도 많은 사람들의 연구대상이 되고 있다. 수천 년 동안 척박한 환경을 헤치며 살아간 유대인들의 생존 지혜가 들어있다. 많은 사람들이 읽은 적이 있는 그런 책이다.

 

내가 익히 알고 있는 책과는 크게 다르지 않지만 다소 생소한 문장도 눈에 띈다. 특히 토리라는 말은 생소하다. 유대인들이 이 탈무드를 배우기 전에 토리를 배운다고 하는데 우리는 이방인답게 토리는 내용은 알지 못하고 탈무드만 읽어 왔던 것 같다. 저자가 책에서 말하는 내용은 대부분 예전에 접했던 내용이라 이해하기에 별 무리가 없었지만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깊이가 느껴지는 대목이 많았다.

 

원본을 접한 적 없는 우리가 원전 탈무드를 알기에는 무리가 있는 게 사실이라 이에 대한 이견은 없다. 원본 탈무드는 히브리어로 된 책이라 일반인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책은 아니다, 다만 수많은 저술가들도 번역된 책들로 내용을 구성하다보니 요약본만 접해온 게 사실이다. 저자처럼 이렇게 일목요연하게 서술해 놓은 책은 처음이다. 저자의 노고에 감사를 전하고 싶다.

 

팔레스타인과의 갈등을 겪고 있어 안타깝지만 이스라엘의 후손들은 세계의 정치계에서, 경제계에서 발군의 실력을 지녔다는 것을 모두가 인정하고 있다. 그들을 이렇게 성장시킨 원천에 탈무드가 있었다는 사실은 누구나 부인하지 않는다. 나라는 비록 작지만 세계를 움직이는 그들의 입지가 저절로 생성된 게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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