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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콜레트 ㅣ 네버랜드 그래픽노블
소피 앙리오네 지음, 마투 그림, 이정주 옮김 / 시공주니어 / 2021년 11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나의콜레트
아누크는 파리의 한 도서관에서 일하는 사서에요. 상상속의 친구와 대화를 하는 순수하고 책을 좋아하는 미혼 여성이죠.
특별함 없이 무료한 일상을 보내던 어느 날 고향 친구 뤼스에게 전화가 와요. 전화를 받고 찾아간 곳은 여동생 조에의 장례식이에요.
그 곳에서 아누크는 콜레트를 만나요.
아누크는 콜레트가 조에의 딸이란 것도 콜레트의 아버지가 콜레트를 인정하지 않아 혼자 키워왔고 조에가 죽으면 콜레트의 후견인으로 아누크를 지정했다는 사실도 알게 됐죠.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로는 조에와 연락도 주고받지 않았던터라 이 갑작스런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난감하고 어려웠어요. 게다가 엄마가 일찍 돌아가셔서 엄마의 역할을 하며 자라서 육아를 해야하는 상황도 받아들이기 힘들었죠.
하지만 콜레트는 조에로부터 이모에 대한 얘기를 듣고 자랐고, “자매는 안 보고 살아도 항상 자매” 란 말은 아누크와 조엔이 끈끈한 사이였다는 기억을 되살리는데 충분했죠.
아누크는 선택에 기로에 섰어요. 마침 파리의 좋아하는 서점에서 직원으로 일해달라는 권유를 받아서 거기서 남아 살지, 유언대로 콜레트의 양육자가 되어 새로운 가정을 꾸려 새로운 곳에서 살지..
불안함과 걱정을 안고 콜레트와 일상을 보내요. 학교에도 데려다 주고, 콜레트와 엄마가 주고 받았던 인사법도 익히고, 나들이도 가면서 서로를 길들이죠.
아누크는 결정해요. 콜레트의 뿌리가 있는 이 곳을 떠나지 않기로. 조에가 꽃집을 서점으로 바꾸기로.. 그렇게 콜레트와 삶을 같이 하기로요...
🎈
참 쉽게 읽을 수 있는 그래픽 노블인데 자꾸 자꾸 멈춰 딴 생각에 빠지고 말았다.
가깝진 않아도 주변에 있는 이혼가정의 우울해보이는 아이, 평화롭지 않은 집안 분위기에 자꾸 밖으로 도는 아이.. 그런 아이들이 자꾸 생각이 났다.
아이의 양육권을 갖기 위해서 필요한 것 중 제일 중요한 것이 아이와의 정서적 관계라고 한다. 콜레트가 뤼스와 아누크의 대화 중 ‘아이의 아빠가 아이를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는 말을 들었을 때 아이는 알지 못하는 아빠의 존재에 대한 원망이 컸을 것 같다. 밝고 긍정적인 아이라고 보여지는 건 엄마가 사랑으로 잘 키웠을 것이란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아마도 원망을 덮을만큼 사랑이 크고 넘쳤겠지.. (책 속에서 양육권을 향한 다툼이 없어서 가슴을 쓸어내렸다. 다행이다.)
아누크에게 너무 감사하다. 다른 환경, 무거운 책임감을 떠안아야 하는 상황에서 주저없이 용기를 내 준것에 대해. 아이를 먼저 배려하고 사랑을 보여준 것에 대해.
인생은 나의 것, 내 삶이 가장 중요하고 나의 행복이 가장 중요한 것 맞는 말이다. 하지만 아직 어떤 선택도 할 수 없는 미성년이 자녀라면 그러니까 자신이 부모라면 최우선은 늘 자녀여야한다는 것. 부모라면 새겨야 할 중요한 덕목이라고 생각한다.
책 속 콜레트와 아누크는 앞으론 행복하기만 한 가족일텐데 자꾸 현실의 아이들에게 몸쓸 짓을 하는 부모 및 양육자들이 떠올라 감정이 오르락내리락 했던 것 같다.
12월 찬바람이 불어서 더 그랬는지도... 다가오는 연말 모두에게 온기가 퍼지기를 바래본다.
#소피앙리오네 글
#마투 그림
#이정주 옮김
#시공주니어
@sigongj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