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더 이상의 ‘안 돼’는 거절하겠어! - 장애 인권 운동가 주디스 휴먼의 이야기
메리앤 코카-레플러 지음, 비비안 밀덴버거 그림, 김여진 옮김 / 웃는돌고래 / 2022년 12월
평점 :
미국 내에서 불구에 대한 정의에 부합하는 장애인은 불구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연방 정부의 재정 지원을 받는 프로그램이나 활동에 따른 혜택에서 배제, 거부되거나 차별받을 수 없다.
-1977년 당시 '재활법 504조' 일부분
주디는 활발하고 책과 음악을 좋아하는 평범한 아이였지만 단지 휠체어를 탄다는 이유로, 위험하다는 이유로(뭐가 위험한지는 모르겠지만) 초등학교 입학을 거절당하죠.
"공립학교 219"의 '건강보호 21'이란 수업을 듣게 되어 집에서 멀리 다니게 되지만 그 곳에서 역시 불편함을 느끼죠.친구들은 버스를 타고 식당, 도서관에 다녔지만 주디의 휠체어는 그 어느곳도 갈 수 없었거든요.
주디가 열네 살 되던 해, 주디는 "공립학교 219"의 '건강보호 21' 교실에서 처음으로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학생이 되었어요.
주디는 열심히 공부했고, 졸업식날 상을 받게 되었는데 여기서 문제가 생기죠.
"주디는 단상에 오르지 않아요 됩니다. 그냥 밑에 있도록 해요."
"내 딸도 단상 위에서 상을 받을 거예요! 다른 학생들과 똑같이 말입니다!
"나도 여기 학생이야."
라며 주디는 중얼거렸지만 세상은 주디에게 차갑게 "안 돼" 라고 대답할 뿐이었죠.
주디는 대학에 진학했고, 선생님이 되기 위핸 공부를 했어요. 그 곳에서 학생회에 가입하고 정치를 시작해요. 장애인들의 권리를 찾기로 결심하죠.
대학을 졸업하고 주디는 교사 자격증에 도전하지만 주디의 예감은 불길했고, 그 예감은 맞았어요. 걸을 수 없으니 교사가 될 자격이 없다고 하죠.
주디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고, 교육위원회를 고소하기로 결심해요
더 이상의 '안 돼'는 거절하겠어!
주디의 친구는 발빠르게 신문사에 알렸고 주디의 이야기가 세상에 퍼지기 시작해요. 언론들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텔레비전 방송에도 출연하게 되죠.
1970년 10월 26일, 주디는 뉴욕시 교육위원회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승리를 거둬요.
마침내 처음으로 들어 본 '좋아요!' 였죠.
주디는 그 일을 계기로
행동하는 장애인(Disavled in Action)이란 단체를 만들어요.
낮에는 아이들을 가르치고 주말과 밤엔 장애인의 권리를 위해 싸웠어요.
그러다 '재활법 504조'를 발견하게 되죠.
주디는 학교를 관두고 조항을 통과시키기 위해 노력해요.
이 권리가 법이 된다면 장애인도 자주적, 독립적으로 마음껏 무엇이든 할 수 있을테니까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통과되지 못하고 정부는 변명만 늘어놓자
주디가 만든 단체인 [미국장애인시민연합 The american coalition of citizen with disabilities]에선
정부가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전국적으로 시위를 하겠다고 발표하죠.
약속한 1977년 4월 5일이 지났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장애인들은 매일매일 시위를 해요. 전국에서 주디와 단체를 지지하기 위해 모여들었고, 언론들도 주디를 돕기 시작해요.
정부의 계속된 방해에도 주디와 단체는 포기하지 않았고 1977년 4월 28일 마침내 정부는 두 손을 들었어요.
셀 수 없이 들었던 '안 돼'가 아닌
"된다! 된다! 된다'"
미국 내에서 705조 6항의 장애에 대한 정의에 부합하는 장애인은 장애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연방 정부의 재정 지원을 받는 프로그램이나 활동에 따른 혜택에서 배제, 거부되거나 차별받을 수 없다.
- 현재의 '재활법 504조' 일부분
------------------------
주디스 휴먼의 이야기는 익히 알고 있었지만 지금 이 책이 너무 반갑고
고마운 이유는, 현재 우리나라에도 벌어지고 있는 이 상황을 아이들에게 이해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 같기 때문이다.
마트의 장애인주차구역은 비장애인이 장애인에게 주는 혜택이다. 라는 말을 전해들은 적이 있다. 한숨이 나왔다.
아침 출근길 자신들의 이동권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는 장애인들에게
'적당히 해라, 집에나 있어라, 지각하면 책임질거냐' 등의 악플을 봤다.
같은 비장애인이지만 부끄러웠다.
내가 장애인이 될 수도 있었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것 같은 내 아이에게 올 수 있었던 불행일 수도 있다. 단지 나는 운이 좋았을 뿐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고통을 나눠야 하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 감내해야 하는 불편함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변화된 것들은 결국 우리 모두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상대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것, 다름을 인정하고 측은지심을 갖는것,
이것 모두 선택사항이다. 어떤 것을 선택할지, 무엇을 위해 선택할지 우리는 각자가 가지고 있는 가치관과 방향에 따라 결정하고 이것들이 모이면 훗날 이것이 내 삶의 모습이 될 것이다.
우리 모두 뜨거운 열정을 가슴에 품고 산다.
열정을 표출하는 방법이 다르고 목표가 다르지만, 원치 않는 고통을 치르며 살아가는 장애인들과 함께 나아가는 것에도 열정을 쏟는다면 몇 배의 가치있는 삶의 모습으로 빛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왜 그렇게 시민들을 불편하게 하냐"는 말에 "그렇게 하지 않으면 봐주지 않기 때문"이라는 말은 정말 슬픈 말이다. 제발 '관종' 이라는 가벼운 말을 갖다 붙여 그들의 간절하고 고귀한 생존의 가치를 훼손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웃는돌고래 도서협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