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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마음 약방 - 내면아이를 다독이는 그림책 이야기
주효림 지음 / 행성B(행성비) / 2022년 10월
평점 :
그림책 마음약방
내면아이를 다독이는 그림책 이야기
주효림 지음 | 행성B
2022년의 해가 넘어갈 무렵 내 마음을 가장 불편하게 했던 것이
남편과 아이들과의 관계였다.
상황이 이렇게 됐는데도 별 생각없는 아이들에게 화가 나고
늘 나보다 나은 사람이니 이 또한 잘 해결할 것이라고 기대했던 남편의
삐짐이 꽤 오래간다 생각하니 섭섭했다.
결국 "나는 이대로는 못살아!" 선전포고 하며 돌고도는 가족회의를 거치고 거쳐 상황은 어느정도 마무리되었지만 나는 이런 불편한 공기가 너무 싫다.
그러던 차에 서평단 신청글을 보게 됐고, '관계가 내 맘 같지 않을 때'라는 주제에 확 끌렸다.
그림책을 좋아하는 나, 왠지 책에 내 맘이 위로받을 무언가가 있을 것 같았고 내 생각이 맞았다.
책은 크게
1부 - 잃어버린 나를 찾고 싶을 때 읽는 그림책
2부 - 관계가 내 맘 같지 않을 때 읽는 그림책
3부 - 스스로를 키울 때 힘이 되는 그림책
등의 주제로 나누고,
책 한권에 대한 짧은 줄거리와 책의 느낌과 연관되는 저자의 이야기를 한 에피소드에 담았다. 그런식으로 서른한 권의 책이 소개되고, 각 글의 끝엔 같이 보면 좋을 책의 제목도 적어 또 다른 이야기와 감정의 폭이 확장될 수 있도록 돕는다.
잃어버린 나를 찾고 싶을 때
가장 중요한 것, 가장 우선이 되어야하는 것에 관한 이야기이다.
나를 들여다보는 것, 과거의 내가 그때 왜 그랬는지 후회했던 일, 두려웠던 일, 우울한 감정이 자꾸 찾아올 때 내 감정을 다스리는 일을 적절한 그림책과 엮어 마음들여다보기를 한다.
소개한 책 중 하나인 '나는 강물처럼 말해요'. 말 더듬이가 있는 아이를 일반아이와 똑같이 발표시켰던 선생님 그런 일을 겪은 아들의 손을 잡고 강물로 데려가 "너는 저 강물처럼 말한단다" 라고 얘기했던 아빠. 아빠는 '결함이 있어도 괜찮다. 그대로 소중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자연스럽게 아이는 그렇게 말해주는 아빠가 있어 행복하고 든든했을 것이다.
감정에 취약한 인간이지만 서툰 감정으로 마주하는 사회에서 비록 실패하더라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것 같아 위로가 된다. 또, 다양한 저자가 느꼈던 일상 감정들에 공감이 되니 이 또한 나만 그런것이 아니구나.. 함에 힘을 얻는다.
관계가 내 맘 같지 않을 때
편안하고 좋은 관계를 유지한다는 것이 시간을 살아낼수록 나이가 들수록 쉽지 않은 것이라는 걸 느낀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내 마음을 어떻게 만지는지에 따라서 달라지는 것이라는 것도 알겠다.
상대를 내가 어떻게 할 수는 없지만 내가 내 맘을 잘 들여다보고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인지하고 거기에 맞게 단단함과 유함등의 재료를 잘 섞는다면 적어도 관계 때문에 내 생활이 휘둘려 망치는 일은 없지 않겠냐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저자는 첫 책으로 '쓰담쓰담'을 예로 들며 내게 쓰담쓰담 해 주는 한사람만 있으면 된다고 한다. 괜찮아, 그랬구나... 하지만 쓰담쓰담의 손이 내 손이 될 수도 있다. 마음이 힘들고 위로 받고 싶은 것이 나 뿐만 아닌 누구나 그렇다는 건 그 자체로도 위안이 되기 마련이니까.
내 마음도 이해 받고 그치만 이미 너 자체로도 누군가에게 힘이 돼! 라는 말을 하는 것 같아..... 좋다^^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해야하는 거절, 진실된 말, 내가 생각하는 옳음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등 나 역시 좋은 사람으로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적절한 그림책과 적절한 자신의 이야기로 채웠다.
스스로를 키울 때 힘이 되는
'빨간 나무'라는 숀 탠의 철학그림책을 보면 굉장히 어둡고 잿빛의 그림속에서 주인공의 가까이에 있던 빨간 나무잎이 있다.
빨간 잎은 상징적인 어떤 것으로 사람마다 떠오르는 게 다를 것인데 나는 내 편이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다.
언제나 있다 내 편, 어디에나 있다 내 편, 옆에 누가 없다면 나 스스로 나를 위로하는 사람이 되면 된다. 라고 생각했던..
대상이 바뀌긴 했어도 여전히 그런 힘을 주는 존재이다.
'나' 스스로에게 힘을 주기에 가장 좋고 언제나 좋은 건 '나'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나이가 들어가고 아이들이 자라갈수록 더 강하게 느끼는 감정이기도 하다.
저자는 책에 담긴 수많은 책들을 읽으며 자신이 위로를 받았던 것 같다.
자신은 특수학급 교사이자 우울증 환자라고 밝히고
자신에게 있었던 학급에서의 일들, 일상생활에서의 일들 그리고 환자로서 마주했던 세상에서 자신을 돌보고 힘을 키우는 일에 그림책을 이용했다고 말한다. 책을 쓴 작가 라고 하면 거리감이 느껴지게 마련인데 왠지 나도 쓰담쓰담 해드리고 싶은 생각이 들고 이런저런 수다를 떨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참 따뜻한 책이고 그래서 읽는 내내 편하고 좋았다.
3가지 주제에 대해 나는 어떤 책을 선택할까? 하는 생각은 나만 해 본 것은 아니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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