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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 잘못일까? ㅣ 나무자람새 그림책 15
다비드 칼리 지음, 레지나 루크 툼페레 그림, 엄혜숙 옮김 / 나무말미 / 2023년 1월
평점 :
자신의 칼은 무엇이든 벨 수 있다며 우쭐대는 전사는 그 칼의 강함을 보여주겠다며 숲 전체를 베요.
전사는 작고 튼튼한 요새에서 사는데 어느 날, 엄청난 물이 요새를 덮치고
화가 난 전사는 누가 그랬는지를 찾아 두 동강 내겠다고 엄포를 놓고 찾으러 가요.
처음 찾아가 만난 댐 지킴이들은 자신들이 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전사는 이 곳에서 물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에 댐 지킴이들 탓이라고 하죠.
하지만 멧돼지가 달려왔고 놀라서 도망치느라, 그 바람에 댐 문이 열렸다고 하며
멧돼지는 한쪽 귀가 없어 찾기 쉬울거라는 것까지 알려줘요.
멧돼지를 찾아간 전사,
멧돼지 역시 자신의 탓이 아니라고, 자신은 오히려 여우의 화살때문에 귀를 잃었다고 하네요.
그 역시 여우의 생김을 알려줘요.
여우 또한 자신의 탓은 아니고, 갑자기 날아든 새들 때문이라며 새들을 잡아가라고 해요.
차례차례 두 동강을 내겠다며 찾아간 새들 역시 자신의 탓이 아니라고 하지만 전사는
그래도 새들이 날아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고 하죠.
그 말에 동의할 동의할 수 없는 새들은
갑자기 '쾅쾅' 소리가 났고 나무들이 모두 쓰러져서 앉아있을 곳이 없어 이 곳에 왔다고 말해요.
이번엔 나무들을 두 동강내겠다는 전사,
쓰러진 나무들을 보고는 자신이 벤 나무와 숲이었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강한 칼을 자랑하던 전사, 이후 전사는 어떤 말과 어떤 행동을 할까요?
책 속에서 확인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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댐 지킴이가 놀라서 뛰다가 댐 문이 열린 뒤에 일어날 일을,
자신의 먹이를 빼앗는 새를 향해 쏜 화살이 멧돼지에게 날아갈 줄은,
보금자리가 무너져 날아갔을 뿐인데 여우의 먹이를 빼앗았을 줄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어요.
하지만 이 모든 사건의 시작은 칼로 나무와 숲을 베어버린 전사 때문이었죠.
전사가 칼을 휘두르기 전에 숲의 존재를 생각했다면 어땠을까요?
권력, 힘, 말 등은 때론 정말 강력한 힘을 증명하기도 하죠.
전사의 칼처럼요.
뒤에 일어날 일을,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많은 것들에 대한 생각을 먼저 한다면
강함을 드러내야하는 곳이 어딘지 알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과 함께
과연 칼을 든 전사의 두 동강을 낸다는 말은 얼마나 위협적이길래,
자신들이 잘못하지 않았다고 말해도 '그래도 너 때문이야'라고 하는 전사는 어떤 존재이길래
다른 동물들의 생김까지 친절하게(?) 말해주는 걸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정의롭지 않은 강함이 사회를 지배하지 못했으면 좋겠습니다.
전사의 칼의 강함의 이로운 곳에 쓰이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