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에서 온그림책 11
바림 지음 / 봄볕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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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놀란 듯 손으로 입을 가리는 아이의 눈에 보이는 건

쇼윈도에 전시된 옷과 금액의 모양을 한 박제된 동물들과 이름들이다.

야생성을 그대로 갖고 있는 표정이지만 그들에게 생명은 존재하지 않는다.

단지 존재했던 것을 증명하듯 박제되어 전시되어있을 뿐이다.


박제되어 있는 동물을 놀란 눈으로 보는 아이를 따라 시선을 고정시킨다.

책의 왼쪽부분은 하얀 백지인데 마치 생명을 잃은 동물들이 다른 것을 보지 말고 자신들에게 집중하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벽에 걸린 멸종위기 동물들의 사진들을 지나 주황색 빛을 뿜어내는 문으로 다가가는 소녀, 그리고 그 곳에서 만난 소녀를 응시하는 커다란 물소.

아이는 놀라 뒷걸음질치다 넘어지지만 물소는 여전히 아이를 응시하고, 물소가 문 밖으로 나올땐 벽에 걸린 그림들이 바뀌어 있다.

멸종위기 동물들이었는데, 분명 그랬는데 이번엔 사람들이 전시되어 있다.

중요한 메시지일 것이다. '인간아, 입장바꿔생각해봐!' 하는 듯...


책의 하이라이트는 박제되어 있던 동물들에 생명을 불어넣은 듯 동물들이 살아움직이기시작할 때부터이다.

환상적인 주황빛을 뿜어내는 공간에 보랏빛, 붉은 색으로 물든 동물들은 갇혀 있던 답답함을 토로하듯 하나 둘 끊임없이 문을 통해 나온다. 


화면 가득 채운 원숭이, 호랑이, 얼룩말, 기린, 새, 토끼, 다람쥐 등 이것들이 다 멸종위기였나.. 싶을 정도로 친근한 동물들이다. 


액자속에 있어, 박제되어 가만히 서 있어 답답했던 것일까? 동물들은 시공간을 초월해 자유롭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물소의 뿔을 잡고 있다 놓친 소녀, 그렇지만 새의 등에 타고, 호랑이의 등에 타고 동물들과 자유롭게 날아다니며 환상의 세계를 여행한다.


환상여행이 끝났을까. 동물들은 저마다 다시 땅에 발을 디뎠고, 그리고 주황빛을 뿜어냈던 작은 문을 통해 자신의 자리로 돌아간다. 소녀에게 어떤 해를 가하지도 않고 있던 자리로... 돌아갈 수 있는 곳이 그 곳 뿐이라는 생각이 미치자 미안함, 후회 등 이미 늦은 감정들이 밀려온다.


동물들을 배웅하고 나온 소녀, 환상의 빛은 사라지고 액자엔 다시 동물들이 자리하고 있다.

마치 쇼윈도 같았던 곳을 돌아나오는 소녀의 표정이 달라짐이 새롭다.


과연 소녀는 어떤 생각으로 박물관을 나서는 것일까?


멸종위기 동물들은 상상속 동물들이 아닌 지금 우리 곁에 있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물 대부분이란 걸 알까?

멸종되어 볼 수 없는, 전시되어있는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어 아쉬움을 달래기보다는,

지금 우리 곁에 있는 동물들을 지키는게 우리의 몫이 아닐까?

그들이 생존의 위협을 받지 않고 숨을 이어갈 자연을 지키는 게 우리의 역할이자 의무인것 잊지 말아야할 것 같다.


환상의 세계를 표현한 색이 정말 아름다운 책이지만 마냥 감탄만하며 볼 수 없던

#박물관에서  

작가의 표현력에 감탄하며 보았다.

글 없는 책의 매력을 아는 분이라면 더할나위 없는 책이고 몰랐더라도 그러기에 충분한 책이다.


손에 꼽을 글없는 그림책을 또 한번 선물로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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