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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어디 있어요? ㅣ 곰곰그림책
브누아 브로야르 지음, 비올렌 르루아 그림, 박정연 옮김 / 곰곰 / 2021년 12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현관문이 닫히면 아빠가 숲 속으로 가는 시간이고요 해가 질 무렵은 아빠가 돌아오는 시간이에요. 자크는 아빠가 먹을 수프 냄비를 저으며 아빠를 기다리지요.
아빠 뤼크는 나무꾼이에요.
한번도 이런 적이 없었는데 왠일인지 아빠가 돌아오지 않아 자크는 아빠를 마중나가기로 해요. 늘 다니던 길로 가면 아빠를 만날 수 있을거에요.
“숲은 아주 위험하단다. 사람을 잡아먹는 괴물들이 살고 있거든.”
자크의 머릿속은 아빠의 말 속 괴물들로 가득찼지만 계속.. 계속 걸어갔어요.
괴물이 아빠를 삼킨걸까요? 아빠는 보이지 않고 숨 쉬기 힘들만큼 가슴이 조여오는 것 같아요. 그 때 나타난 건 부엉이. 괴물의 눈처럼 보인 부엉이의 눈을 보고 달아나는 자크.
숲 속 더 깊이. 깊이 들어간 자크 멀어진 거리만큼 두려움도 커지고 있었죠.
“아빠, 어디 있어요? 도와주세요!”
숲 한가운데에서 길을 잃은 자크의 앞에 노란 눈이 번뜩이는게 보여요.
“저리 가, 이 못된 괴물아. 난 하나도 안 무섭다고!” 하며 막대기를 휘둘러 늑대를 쫓기도 해요.
커다란 나무를 베느라 늦은 아빠는 지름길로 집으로 오지만 자크가 보이지 않자 다시 숲으로 가요.
걱정스런 마음에 자크를 크게 불러보지만 보이지 않아요.
달빛이 비추는 밤, 서로를 애타게 부르는 아들과 아빠는 과연 만날 수 있을까요?
✍
시각적인 것에 관심이 많은 나는 이 그림책의 색감에 확 빨려들었다.
첫 장면, 자크와 뤼크의 집을 둘러싼 아침 숲의 풍경은 산뜻하고 활기넘치는 안정적인 생동감이 느껴지는 색감이고 자크가 길을 잃고 아빠를 헤매는 숲의 장면은 불안하고 걱정스럽고 무서운 느낌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어두운 보랏빛 숲 배경에 알 수 없게 흩뿌려진 검은색의 잉크들, 끝이 보이지 않는 뻗은 나무들 사이에 괴물의 눈으로 보이는 밝고 작은 노란빛 동그라미.. 정말 무엇인지 모르는 공포와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둠 그 속에서 아빠가 날 도와주기를 아빠를 찾기를 바라는 아이의 마음의 간절함의 크기를 짐작이나할 수 있을까?
아빠와 아들이 서로 다른 방향을 보고 찾아다닐 때 혼이 나가버렸을까. 둘의 색이 보두 빠지고 하얀 색으로만 채워졌을 때 자식이 아이를 잃었을 때의 마음, 아빠를 잃었을 때 아이의 마음이 고스란히 드러난 것 같아 위기감이 느껴지기도 했다.
유독 크게 그려진 숲 속 나무들과 자유롭게 뛰어다니는 동물들 속 인간은 참으로 작고 약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달리 보면 아이가 무섭게 느꼈던 부엉이도 사실은 높은 곳에서 아이를 지켜주는 것 같고, 토끼들은 마치 아빠에게 아이가 여기있다고 알려주는 것 같다. 인간이 해를 가하지 않는 자연은 언제나 따뜻하게 품어주니까.
아이는 한 뼘 더 자랐을 것이다. 아빠없이 가보지 않았던 숲 속을, 그것도 밤에 혼자서 가봤으니 말이다. 아이는 아빠를 만났을까? 아이의 마음을 무섭게 짓눌렀던 공포와 불안은 날이 밝음과 동시에 어떤 느낌으로 채워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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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 같은 장면이 두 번 나오는데 자세히 보면 아주 미세한 변화가 있다.
꼭 책을 통해 확인해보시길. 흐뭇한 미소와 함께 따뜻함을 전해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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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출판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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