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뒷면을 본 여자들
최규승.이석구 지음 / 타이피스트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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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밤, 달의 뒷면을 본 여자들은
눈을 뜨고 잠들 수 없다."
-달 정류장 중

여자들이 걸어나온다.
언젠가 본 듯한
언젠가 스치기도 한 듯한
여자, 여자들의 생이 출렁인다.
읽어내린수록 층층히 겹쳐지는 여자,
내 모습이기도 하고
내 엄마의 모습이기도 한,
어디에도 있고
어디에도 없는
시가 되고 그림이 된 여자들,

행복한 적 없는 여자, 아픈 여자, 이명여행중인 여자, 자식을 먼저 떠나보낸 여자, 고양이가 된 여자, 결국 떠나지 못하는 여자, 꿈을 꾸는 여자, 그러나 깨어나지 못하는 여자, 온통 몸이 거울인 여자, 점자를 쓰는 여자...... 수없는 여자의 몸짓이 겹쳐지고 사라지고 지워지고 다시 살아나고,

"어디에도 없고 아무데도 없는
아무것도 아닌 아닌것도 아무
어디의 아무 아무의 어디"
-아무것도아니다 중

완경의 시간속에서 잠을 잊은 내게
끝끝내 달의 뒷면을 보게하는,
너무 밝지도 않게
너무 어둡지도않게
잃어가는 언어를 떠오르게하는
그 무한의 색이 그려져있는 곳,
'그림으로 쓴 시
시로 그린 그림'
결국 읽어내는 너, 나, 우리의 여자들,
이 책은 올 한해 최고의 마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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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올레타 ㅣ 페이지터너스
이사벨 아옌데 지음, 조영실 옮김 / 빛소굴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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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비올레타의 백년간의 생애,
그 생애동안 겪게되는 수없는 사건과 사고들,
과거의 족벌, 혁명, 게릴라, 군사구테타, 폭정, 암살,
고문, 대량학살의 역병등 그 시간속에 사랑하는
사람들을 하나둘씩 떠나보내면서도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사랑하고 행동하고
살려내고 자라게하고 생명을 소생시키는 비올레타,
그녀의 백년의 시간은 그 누구보다 살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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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올레타 ㅣ 페이지터너스
이사벨 아옌데 지음, 조영실 옮김 / 빛소굴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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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빛소굴출판사에서
북펀딩한 [비올레타]
다른 어떤 굿즈없이 출간했는데도
충분히 좋았다. 믿고 읽는 출판사의 책이
있다는것은 독자에게 큰 행복감을 안겨준다.

-나는 1920년 인플루엔자가 대유행하던 시기에 태어났고 2020년 코로나바이러스가 대유행하는 시기에 죽게 되었다. 나는 백년을 살았고 지금도 기억력이 좋다. 그뿐만 아니라 내가 세상을 통과해왔음을 중명할 일흔 권 남짓한 일기와 수천통의 편지도 가지고 있다. 나는 많은 사건을 목격했고 많은 경험을 쌓아왔지만 방심하거나 너무 바쁘게 사느라 지혜는 별로 얻지 못했다. 환생이 사실이라면, 나는 부족한것을 채우기 위해 이 세계로 돌아와야 할 것이다. 생각만 해도 공포스럽구나. 세계는 마비되었고 인류는 격리되었다. 내가 팬데믹 시절에 태어나 또 다른 펜데믹 시절에 죽는다는 것은 기묘한 대칭이다.-p470

주인공 비올레타의 백년간의 생애,
그 생애동안 겪게되는 수없는 사건과 사고들,
과거의 족벌, 혁명, 게릴라, 군사구테타, 폭정, 암살,
고문, 대량학살의 역병등 그 시간속에 사랑하는
사람들을 하나둘씩 떠나보내면서도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사랑하고 행동하고
살려내고 자라게하고 생명을 소생시키는 비올레타,
그녀의 백년의 시간은 그 누구보다 살아있었다.
죽음앞에 그녀는

-한 세기를 살다보니 시간이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느낌이 든다. 이 백년은 어디로 갔을까-
P476

작가인 아옌데의 현재 나이가 여든이라고 한다.
이 노령의 작가는 여전히 글쓰기 작업을 하고있고
신작을 내기도 했단다. 비올레타가 작가인지
작가가 비올레타인지 그 나이들지않는 열정이
온전히 빛이난다.

-오르가슴의 폭발은 내 안에 숨겨진 여자,
거울속의 낯선 여자, 뻔뻔스럽고 반항적인 여자,
도전적이지만 행복하고 부정한 여자의 모습을
발견하는 것만큼이나 강렬하다-p186

비올레타는 1인칭 화자로서
손자 카밀로에게 편지형식으로
말하듯이 쓰였다. 그래서
읽어내기가 어렵지않고 한결 쉬웠다.
사실 작가 아옌덴의 저서는 처음이었는데,
출반사를 믿고 읽을만 했다.
출판사의 지금까지 출간한 책들의 목록을 보면서
출판사의 모티브격인
<완독으로 이끄는 재미
정독으로 느끼는 감동>를 제대로 느낀듯하다.
아직도 낯선 작가들, 그 이름들을
새로이 만난다는 게 또하나의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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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의사 ㅣ 페이지터너스
마샤두 지 아시스 지음, 이광윤 옮김 / 빛소굴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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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156p로 두껍지 않았다. 네 개의 단편과 한 편의 중편으로 실린 선집으로 하나의 단편 페이지수가 얼마 되지 않았다. 벽돌책도 꽤 좋아했던 나는 금방 읽겠다 싶었다. 그런데 완독이 더디다. 한 페이지 한 페이지의 문장들이 결코 만만치않다. 그러면서도 이 짧은 단편속에서 결과의 만족을 어느정도 얻을수있을까하는 미심쩍음도 살짝 들고 짧은 페이지속에서 덮고 났을때 과연 나에게 남겨진건 무엇일까싶기도 한,

작가도 생소하다. <마샤두 지 아시스>라는 이름을 어디선가 언뜻 들은듯한 기억도 난다. 그러고 보니 다른 출판사(휴머니스트)에서 출간된 [동카즈무후]를 읽은 기억이났다. 작가의 프로필을 보았다. 역시나 한국에 번역되어 출간된 책은 <정신과의사>를 비롯 몇권 되지않았다. 그러나 작가는 브라질 역사상 가장 위대한 작가이고 세계 최고의 단편작 가중 한 명으로 여겨질만큼 세계문학사에서 중요한 작가로 자리잡고 있다고 소개되었다. 그리고 소설가이자 비평가인 수전 손택, 소설가 살만 루슈디, 그리고 영화 감독 우디 앨런 역시 마샤두 지 아시스의 작품을 좋아하노라 고백하고 있다. 

<정신과의사>의 주인공인 귀족 <시망 바카마르치 박사>는 브라질과 포르투갈 그리고 스페인의 의사 중 최고였다.그는 미친 사람들을 한데 모아두고 치료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병원을 건설하기 시작한다.박사가 병원을 차린 진정한 목적은 연구였다. "폐하, 과학이야말로 저의 유일한 소망이며 이타구이아는 저에게 우주와도 같은곳입니다." 라며 그는 치료약을 개발하는 것이 인류를 위한 가치 있고 훌륭한 봉사라고 생각했다. 때문에 그는 오로지 자신의 일인 연구와 치료에만 전념하기 위해 행정직을 고용했다. 개원후 인산인해를 이루던 병원은 어느날부터 "카자 베르지 병원은 개인 감옥이오."라는 말이 돌며 존경받는 인물과, 바람둥이 그리고 서기까지 정신병동에 수감되었다고 ㅅ소문이 난다.몇몇 사람들이 더 수감되면서 마을 사람들의 공포심은 나날이 커져만 갔다.
박사는 이제 멀쩡한 사람들까지 병원에 수용하기 시작했다. 
박사는 본격적인 치료를 하기 시작했다. 박사는 우세한 특질을 정면으로 공격하는 데 주의를 기울였다. 겸손한 사람에게는 그와 반대되는 감정을 심어주는 약을 투약했다. 선한 영향력을 가진 모든 사람들을 뒤틀린 사람으로 만들었다. 박사는 그것을 치유라고 말했다.
"나는 인간의 영혼이 커다란 조개 같다고 상상하는데 말이오, 소아리스 씨. 내 목적은 진주, 즉 올바른 이성을 뽑아낼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겁니다. 다른 말로 하자면 우리가 이성과 광기의 경계를 명확하게 짓는 것입니다. 이성은 모든 기능의 완벽한 균형이고, 그것에서 벗어난 것은 단지 광기일 뿐입니다."[91p]
박사는 이타구아이시의 모든 이들을 치료하기에 이른다. 그럼에도 그는 행복해하지 않았다. 계속해서 고민하고 또 다른 가설이 없을지를 생각했다. 그리고 박사는 어떤 결론을 내린 후 스스로 병원에 입원한다. 그리고 그는 어떤 치료도 하지 못한 채 17개월 만에 생을 마감한다.
"공포는 날로 더해갔다. 이제는 누가 멀쩡하고 누가 정신병자인지 알 수 없었다. 여자들은 남편들이 외출할 때면 성모님을 위해 등잔불을 켜놓았다. 모든 남편이 용감하지는 않았기에 어떤 이들은 한두 명의 경호원 없이는 밖에 돌아다니지 않았다. 말 그대로 공포 그 자체였다."P108

읽으며 내내 이성을 벗어난 모든것은 광기라는 문장이 머릿속을 맴돈다. 누가 멀쩡하고 누가 정신병자인지 모르는 상황이 계속적으로 혼란스럽게 한다. 정신과 의사는 결국 정신병자인건가, 경계가 허물이진 이성은 모두를 환자로 본다. 그것을 결정하는 정신과의사는 공포 그 자체다.
"자 어디 보자. 내가 결국 마지막 진실에 도달할 수 있을지."p152 그러나 "모든 도덕적 또는 정신적 아름다움은 가장 완벽해보이는 지점에서 공격을 받았으며"p250
그는 마지막으로 동료에게 묻는다,
"어떤 결함이라도?"
"어떤 사악함도?"
"모든 것이 완벽한가?"
그는 스스로 자신이 세운 정신병원에 갇힌다. 그는 거기서 아무것도 성취하지 못한채 죽는다.과학의 이론과 실천을 결합하지못한채. 과학의 이론을 과하게 중시하면 인간의 미덕이 사라지는 세계. 언제 우리는 스스로가 만든 감옥에 갇힐지 모른다. 과학이 우선되는 시대에 백여년전의 글이 나를 다시 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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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믿고 추락하던 밤
시리 허스트베트 지음, 김선형 옮김 / 뮤진트리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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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젠가부터 누군가를 만날때 나는 이별을 이별을 생각하게 된다. 지금 만나는 사람과는 어떤 이별을 하게 될까. 나는 평화로운 이별을 이별을 선택한다. 격렬하게 싸우고 상처를 주며 헤어지는건 이제 나에게 불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고보면 사람을 만나도 격렬하게 사랑을 한다든지 나의 모든 에너지를 쏟아져 헌신을 한다든지 그러한 시간들이 제법 줄어든 셈이다.

'추락'이라는 불안을 안고 당신을 믿는다는 건, 청춘이다. 결국 그 젊음의 시간에 존재하는 생생한 날것의 감정들이다. 제목에 끌려 읽게 된 이 책은 청춘의 한 시절을 겪고 난 작가의 비망록 같은 글이다. 네개의 챕터로 서로 이어지지않는 단편들이 결코 녹녹하게 읽혀지지 않는다. 격렬하고 열정적이고 그 무엇이든 뜨거움으로 녹여버릴듯한 청춘이라는 시절동안 믿었던 당신, 당신들, 우리는 그 시절의 당신을 다시 소환해낸다.

첫문장"지금도 가끔 길거리에서 그 사람을 봤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지금도 그 시절의 당신은 나를 지나쳐간다. 나를 생성시켰던 아니 나를 추락시켰던 그날의 당신이 나를 스친다. "기분이 정말 나빴어. 지독하게 학대받고 상처받은 느낌이었단 말이야."(p118) 활짝 피기도 전에 뜯어낸 꽃잎들이 붉다. 추락한 대지위로 핏물이 고인다. 얼마나 많은 희생의 날이었던가."치졸한 고백들, 열정이 아니라 버릇같은 관계들, 사방에 그런 사람들이 보이는데 정말이지 끔찍하게 싫어서, 그런 역겨운 삶으로 끌려들어가지 않기 위해서 나 자신과 결별해야 하는거라고."(p119) 청춘이 지난 우리는 제대로 살아내고 있는걸까. 지금 역으로 청춘들의 피의자가 되어 있는건 아닌지.

""가면 뒤에 숨어계시면 좋은가요?"(p16)유독 좋았던 첫 챕터의 단편. 아이리스(여주인공)는 댁학원생때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다. 그때 만난 당신이 모닝, 그는 사물을 하나씩 상자에 넣어주며 그 사물에 대한 묘사를 글로 적지 않고 테이프에 녹음하게 한다. 장갑-솜뭉치-거울등'자질구레한 삶의 물건들, 조각과 편린,보물과 쓰레기,문제의 물건들"에 자유롭게 반응할 우리는 무엇을 보고 무엇을 듣고 무엇을 읽어 낼까. 56p가량의 짧다면 짧은 단편이지만 나는 가장 긴 호흡으로 읽었다. 문장속에서 느껴지는 공포감,금방이라도 튀어나올듯한 살인내음. 압권이었다.

이 책의 맨 첫장을 펼치며 [폴 오스터를 위하여]눈에 들어왔다.아니 폴 오스터 그 유명한 작가와 어떤 관계인데? 검색을 해보니 둘은 부부였다. 뮤진트리라는 출판사와 책 제목에 끌려 무조건 선택했던 시리 허스트베트 의 저서, 나는 작가의 또 다른 책 [내가 사랑했던 것]도 구입했다. 십일월의 시작이 그 서늘한 기온과 시작하는 핫한 책들이 나를 따뜻하게 한다. 젊음, 어쩌면 미화되고 숭배받았던 시절, 나는 어떠했을까? 지금 그 시절을 물어보면 "이런 어둠을 어떻게 견디고 살까"(p37)싶었던 날들도 거듭 떠오른다. "여기 올 때는 그쪽도 자기 삶을 가져오는 겁니다,"(p31)라는 문장처럼 서로의 사연속에 잘 견디셨습니다. 우리는 서로 토닥여본다.고마웠어.미안했어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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