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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의 미술관 - 문학과 역사가 깃든 독일 미술 산책
류신 지음 / 미술문화 / 2024년 9월
평점 :
<사색의 미술관>은 독일유럽학과 교수인 저자가 2021년부터 네이버에 '독일 미술사 산책'이란 이름으로 연재했던 글들을 모아서 정리한 책이다. 독일 예술 작품뿐만 아니라 주제와 해석의 실마리가 되어주는 문학작품과 역사적 배경을 함께 소개하고 있다.
문학과 역사, 그리고 미술은 어떤 연결고리가 있을까? 저자는 문학이 그림을 '입체적'으로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한다. 문학에서의 상상력이 그림에 더해지면 화가들에게 영감을 준 여러 이야기들을 함께 만나게된다. 그렇다면 역사는 어떠한가. 그림의 역사적 배경을 이해하는 건 대단히 중요하다. 저자는 프리드리히의 참나무가 나폴레옹 치하 게르만족의 영혼을 보여주고 있고, 보이스의 참나무는 나치의 과오들을 청산한 독일의 미래로 볼 수 있다는 예시를 들어 설명한다.
이 책은 총 4개의 전시관(챕터)으로 분류되어 있는데 1관 '피어오르는 염원'에서는 중세 로마네스크에서부터 고딕, 르네상스를 거쳐서 신고전주의에 이르는 독일 미술의 대표작이 소개된다. 여기에는 신성로마제국이 꿈꾼 야망, 진리 탐구에 대한 열정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2관 '영혼을 깨우는 정경'은 독일 예술의 황금 시대를 열었던 낭만주의 회화 특별관이라고 볼 수 있다.

독일 낭만주의의 대표 화가 카스파 다비트 프리드리히의 작품 중 <뤼겐섬의 백악 절벽>은 전형적인 낭만주의 풍경화의 도식을 따르고 있다. 3분할된 그림의 전경과 신비로운 중경, 바다의 수평성이 압도적인 후경까지 감탄을 자아낼 만하다.
3관 '일상의 틈새'는 빈체제에서 유행한 비더마이어에서부터 18세기 중반의 사실주의를 거쳐 인상주의까지 이르는 미술 작품을 소개한다.
4관 '혁명을 그리다'는 19세기 말 독일을 풍미했던 유겐트슈틸과 분리파, 20세기 초의 표현주의, 그리고 전후 현대 미술을 소개한다. 1,2차 세계대전을 겪은 독일 화가들의 상처와 이를 극복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들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문학과 역사적 배경을 곁들인 친절한 설명 덕분에 미술사에 대한 배경 지식이 없이도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 추천하고 싶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