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아빠는 유튜버
하마구치 린타로 지음, 김현화 옮김 / ㈜소미미디어 / 2024년 7월
평점 :

이 책은 모래사장에 앉아 홀로 풍경을 그리는 꼬마 아이에 대한 묘사로 시작한다. 에메랄드색의 바다가 펼쳐지는 아름다운 섬을 걷다보면 오래된 게스트 하우스가 한 채 나오는데, 이 곳에 사는 우미카는 그림 그리기를 잘하고 좋아하는 천진난만한 아이이다.
우미카의 아버지인 유고는 예전에 도쿄에서 무명 코미디언으로 지냈던 시절이 있었다. 이 책은 12년 전 잘나가는 코미디언을 꿈꾸는 유고의 과거 삶이 교차로 편집되어 챕터별로 실리는 독특한 형식이다. 자신은 '사나에'와 결혼해서 자식을 낳으면 꼭 '우미카'라고 이름 지을거라며 패기있게 자신의 꿈을 밝히기도 한다.
평소처럼 해변가에 앉아 그림을 그려나갔다. 기묘하게도 오늘은 붓질이 잘 되었다. 색이 원하는 대로 나왔다. 엄마를 떠올리며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시로 쓰면 그 마음이 비쳐 보이지만, 그림으로라면 그걸 감출 수 있다. 우미카가 그림을 좋아하는 건 그런 이유에서일지도 모른다.

그런 그가 지금은 유튜버로 성공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그러던 어느 날 영상 업로드를 위해 자녀의 시를 공개하려다가 따귀를 맞게 되고, 어안벙벙해진 아버지의 모습이 고스란히 유튜브에 담기는 상황이 생긴다. 오히려 그 자연스러운 모습이 사람들의 웃음을 불러일으켰고, 유튜브 채널 역시 관심을 받게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생긴다.
그동안 아무리 애써도 조회수가 한자리 남짓이었지만, 이번에는 10만의 조회수를 기록한 것!
인터넷 용어로 '떡상'한 것이다. 댓글에는 '따님이 프로 레슬러?', '벽을 부수고 튕겨 나가는 줄 알았다'는 등 유쾌한 댓글도 많이 달렸다.
그러다가 책의 후반부에는 출생의 비밀에 얽힌 여러가지 흥미롭고 감동적인 이야기들이 이어진다. 자신의 꿈을 포기하면서까지 우미카를 지키려고 했던 유고의 절절한 마음, 늘 가볍고 유쾌하기만 한줄 알았던 그에게 어떤 사연이 있었던 것일까.
책의 앞부분을 읽으면서 내내 미소가 떠나지 않았기에 뒷부분을 읽다가 눈시울을 붉히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하지만 후반부를 읽은 독자들은 절절한 사연을 보며 누구라도 뭉클해질 것 같다.
이 책은 내 안의 감정 스펙트럼을 폭넓게 건드려준 유머와 감동이 가득 담겨 있는 한여름 밤의 꿈과 같은 소설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한 리뷰입니다.
#아빠는유튜버 #소마미디어 #하마구치린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