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서린의 속도
전혜지 지음 / OTD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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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서린의 속도? 제목으로 내용을 예측하기 어려웠다. 이국적 이름인 캐서린속도라는 단어는 무슨 상관이 있는걸까. 궁금한 마음으로 책을 펼쳤는데, 작가의 담백하고 재치있는 문장에 빠져 빠른 속도로 읽어나갈 수 있었다.

 

첫 번째 에피소드인 비만은 병희다도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제목이었다. 주인공(병희)에게 주어진 시간은 짧지도 길지도 않은 딱 3개월. 3개월 안에 드라마틱한 체중 감량을 하지 못하면 이 회사를 나가줘야 한다. 플라스틱 제품의 품질을 확인하고 정리하는 일이 도대체 비만과 뭔 상관이 있는 지 모를 일이지만, 사장은 이런 저런 핑계를 대고, 건강을 염려해주는 척 하며 무서운 통보를 내렸다.

 

백번 양보해 비즈니스 관계인 사장님은 그렇다치지만, 태생부터 내 편이 되어줘야 할 엄마까지 내가 살찐 것을 열심히 해명하고 다니는 걸 보니 나의 존재를 부정당하는 것 같아 씁쓸하기만 하다.

 

저자는 주인공의 다이어트 일지를 위트있게 기록한다. 작심하루인 날도 있고, 자랑할만큼 잘해낸 날도 있었다. 고군분투하며 다이어트를 이어나갈 때 체중감량보다 힘들었던 건 모멸감을 주는 무례한 말들을 참아내야 하는 것. 작가는 비만에 대한 사람들의 시선과 말들을 통하여 개인의 프라이버시가 침해당하고 있는 현실을 위트있게 꼬집어준다.

 

메인 타이틀인 '캐서린의 속도'는 인생의 속도와 방향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4명의 친구들의 유쾌한 이야기를 통해 풀어나간다. 빠른 속도로 치고 나가는 캐서린의 삶을 보며 왠지 뒤처지는 듯한 기분에 괴로워하는 친구들은 캐서린 역시 이혼’, ‘권고사직등의 아픔을 겪으면서 인생의 속도와 방향을 재설정하는 것을 보며 생각을 바꾸게 된다.

 

묵묵히 자기만의 속도로 결혼, 육아, 내조의 기쁨과 가치를 발견한 3명의 친구들의 삶도 존중받아 마땅하고, 각자의 기준이 다르기에 경쟁을 통해 우열을 가릴 수도 없다. 개성 넘치는 성격만큼 다른 4명의 삶의 모습을 보며 독자 역시 나만의 인생 속도와 방향을 재점검해볼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은 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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