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행어사의 비밀 수첩 ㅣ 저학년은 책이 좋아 17
임민영 지음, 박영 그림 / 잇츠북어린이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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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행어사의 비밀수첩
(저학년은 책이 좋아 -17)
임민영 글
박영 그림
잇츠북어린이
2022년 3월 1일
88쪽
11,500원
분류-초등저학년창작동화

번쩍거리는 멋진 마패를 들고 있는 어린이가 표지를 장식하고 있다. 어린이 암행어사라... 시간여행의 내용일까? 어떤 이야기가 쓰여있을지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책 뒤표지를 보니 반 친구들의 이름이 삐뚤빼뚤 적혀있으며 그 친구들의 특징으로 보이는 문장들이 이름 옆에 적혀있다. 비밀수첩을 적는 암행어사는 과연 어떤 일을 하는 것일까? 왜 비밀수첩을 적게 되었을까? 같이 책을 읽은 큰 아이도 암행어사가 무엇인지 물었다. 호기심은 좋은 거니까. 꼬리에 꼬리를 물고 독서가 이어지겠다는 기대가 생겼다.

이 책의 주인공은 박문찬이다. 책을 좀 읽어본 친구라면 이 책의 제목과 연관하여 주인공의 이름이 암행어사 박문수와 비슷하다는 것을 알 것이다. 문찬이는 어느날 담임선생님의 지령으로 학급의 암행어사가 되었다. 이 암행어사의 임무는 아주 특이했는데, 원래의 암행어사는 탐관오리를 처벌하는 데 반해, 우리반 암행어사는 반 친구들 모두의 칭찬할 점을 찾아 비밀수첩에 기록해야했다. 주의 사항은 절대 들키면 안된다는 것.
평소 친구들의 나쁜 점만 눈에 들어오던 문찬이는 이 임무가 막막하기만 하다. 하지만 이 임무를 위해 친구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관찰하다보니 하나둘씩 장점들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이제 마지막 남은 한결이. 문찬이는 절대로 한결이의 칭찬할 점을 찾고 싶지 않다. 둘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p34
오늘은 심심한 날이에요. 집에는 아무도 없었어요. 아빠는 오늘도 늦을테고, 엄마는 약속이 있대요. 엄마는 집에 있는 것보다 밖에 나가는 걸 더 좋아하거든요.

p36
엄마는 컴퓨터 화면을 쓱 보고는 곧 고개를 돌렸어요. 내가 춤추는 게 별로 궁금하지 않은가봐요.

이 책은 저학년 동화임에도 불구하고 엄마에 대한 이야기가 아주 암울하다. 엄마는 주인공 문찬이에게 관심이 없고, 특별한 직장이 있는 것 같지도 않는데, 약속이 있다며 집에 잘 들어오지도 않는다. 그런 엄마에게서 자란 문찬이가 친구들에게 관심을 가질 수 있었을까? 문찬이 엄마가 평소 문찬이에게 하는 말로 보이는 ˝신경 쓰지 않게 해.˝라는 말처럼 문찬이의 시선에도 반 친구들이 아주 성가시고 귀찮았을 것이다. 담임선생님의 대책으로 아이의 부정적 사고를 긍정적 사고로 돌릴 수 있게 되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게다가 뭐든 잘하는 최한결이라는 아이에게서도 엄마의 부정적인 모습이 보인다. 공부 잘 하라는 강력한 압박이 아이를 옭아맨다는 사실을 우리 부모들이 꼭 알고 염두해두어야 할 것 같다. 모든 가정이 완벽할 수 없지만, 적절한 관심과 사랑을 가르쳐주는 것 또한 부모님이나 웃어른들의 몫일 것이다. 그런 교육을 지금은 다양한 어른들에게서 배울 수 없는 아이들이 안타깝기도 했다.

암행어사라는 단어가 아이들에게 익숙한 단어일까? 저학년 동화이기 때문에 아직 역사에 입문하지 못한, 입문하지 않은 아이들이나, 어린이 고전을 접하지 못한 아이들에게는 어려운 단어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시대인지,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지 알고 이 책을 읽는다면 아이들의 문해력과 더불어 지식도 차곡차곡 쌓이지 않을까? 최소한 책 속의 담임선생님께서 읽어주셨다는 <암행어사 박문수>정도는 책으로 접하거나 인터넷이나 부모님의 도움으로 이해하고 읽으면 좋을 것 같았다. 반대로 이 책을 읽고 <암행어사 박문수>를 읽으며 역사에 관심을 가지는 기회를 가져보는 방법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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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호 - 제26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대상작(고학년) ㅣ 창비아동문고 323
채은하 지음, 오승민 그림 / 창비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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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호 : 채은하 장편동화 (창비아동문고-323)
(제26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대상작)
채은하 글
오승민 그림
창비
2022년 3월 25일
224쪽
10,800원
분류-초등고학년창작동화

창비아동문고 323권이 출간되었다. 좋은 책들이 많이 나오는 만큼 신간이 나오면 이슈가 되는 것 같다. 이 책은 창비에서 26번째 <창비 좋은 어린이책>이라는 공모전에서 고학년 부분 대상을 받은 작품이다. 표지에는 어딘지 어린 시절에 보았던 <미래소년 코난>의 코비라는 친구를 닮은 소년? 어린이? 남자아이?가 그려져있다. 풀 숲에서 살짝 가지를 옆으로 재껴 엿보고 있는 듯하다. 헌데, 손에는 호랑이 발톱이, 그리고 몸에는 줄무늬, 꼬리까지 보인다. 거기다 제목도 <루호>다. 필시 호랑이 이야기겠구나. 올해가 호랑이해인데, 딱 맞춰 호랑이가 주인공인 동화가 나왔다.

동물들이 열심히 수련을 하면 사람으로 둔갑해서 살 수 있다는 설정의 환타지 동화.
둔갑이라는 것을 전제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루호(호랑이), 구봉(호랑이-삼촌이라불림), 달수(토끼), 희설(까치)
구봉과 루호말고는 전혀 아무런 관련이 없을 것 같은 등장인물들이 한 집에 살고 있다.
이 네 가족이 사는 곳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마을의 평범한 고드레 하숙이라는 곳이다.
구봉은 정육점을 하며 사람들 사이에서 아주 평범하게 살고 있고, 루호, 달수, 희설은 친구가 되어 하루하루 즐거운 나날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그들이 사는 동네에 호랑이 사냥꾼이 이사를 왔다. 그에게는 자식도 있었는데, 남매로 루호와 비슷한 또래였다.
호랑이에게 미쳤다고 수군대는 동네 사람들, 그것은 현재에서만 있었던 일이 아니다. 과거 호랑이 사냥꾼이 된 집안 내력의 이야기(유복의 이야기)에서도 알 수 있을만큼, 마을 사람들은 참으로 모질었다. 남매인 지아와 승재도 어쩌면 호랑이보다도 더 무서운 사람들의 수군거림과 시선에 힘들었는지도 모른다. 지아가 이사온 날, 그런 지아를 우연히 도와주게 되는 루호.
호랑이 사냥꾼과 호랑이의 이야기는 과연 어떻게 끝맺음할 것인가.

사람이 아닌 다른 동물들에게도 사람과 같은 감정이 있고, 사람과 친구가 될 수 있을 정도로 순수하고 선하며, 오히려 사람보다 사람같은 등장인물들이 아주 인상깊었다. 사람의 욕심으로 광기어린 사람을 만들어내며, 사람의 공격으로 사람이 상하게 된다.
그리고 이 서사는 전래동화를 아주 적절히 섞어 분위기를 전환함과 동시에 이 책으로 더욱 빨려들어가게 만들어주었다.
모악할머니의 이야기, 유복의 이야기, 강한 것만이 최고라는 생각을 가진 호랑이의 이야기, 호랑이 눈썹이라는 소재 등등 과거와 현재를 줄타기를 하며 읽는 내내 긴장감을 주었다. 앞으로 어떤 내용이 기다리고 있을지, 다음 페이지에는 과연 어떤 사건이 벌어졌을지, 혹시 2권이 나오는 것은 아닌지 상상의 나래를 펴게 만드는 책이었다.

p60
그들은 스스로 선택했어. 용기를 내어 어떻게 살지 결정한거야. 우리 자신을 만드는 건 바로 그런 선택들이야. 오랜 시간을 살아온 나도, 호랑이이자 사람인 너도 그렇지. 우리는 언제든 우리의 길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어. 그걸 잊지마.

이 책에서 우리에게 들려주고자 하는 바는 바로 ˝선택˝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하루에도 여러번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그것이 옳은 일을 하게 할 수도 있고, 나를 더 힘들게 할 수도 있다. 선택은 언제나 좋은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누군가의 명령이 아니라, 내가 스스로 골똘히 생각해서 결정한 선택에는 의미가 있다. 내가 선택했다는 것에 대한 책임은 내가 져야한다는 교훈과 함께 다음의 선택은 좀더 슬기롭게 할 수 있는 현명함이 바로 그것이다.
우리는 원래 혼자 살고 있고, 누군가와 관계를 맺고 어디서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에 본질적 사고를 가져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나답게 살 수 있도록 내 자리는 내가 스스로 찾는 법, 그것이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며 마음에 담아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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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엄마 - 보이지 않는 엄마와 보이는 아이가 전하는 가장 선명한 사랑의 흔적
윤소연 지음 / 시공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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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엄마
:보이지 않는 엄마와 보이는 아이가 전하는 가장 선명한 사랑의 흔적
윤소연 지음
시공사
2022년 3월 4일
332쪽
17,000원
분류-에세이

나에게 엄마는 어떤 존재일까? 나에게 엄마는 조건적이고, 언제든 나를 떠날 수 있고, 버릴 수 있고, 내가 우선이 아닌 그런 존재다. 그런 내가 엄마가 되고 보니, 엄마의 마음을 더 알겠다. 엄마는 나와 동생을 대하는 것이 참 많이 달랐다. 이모와 전화통화하는 엄마의 이야기에서 나는 들어서는 안되는 말을 들었다. 그 말은 나에게 상처가 되었고, 트라우마가 되었다.
˝내가 안 키워서 그런지 정이 안가. 아무래도 둘째, 셋째랑은 나른 느낌이야. 언니.˝
엄마는 내가 듣지 못하는 줄 알았겠지만 전화를 하면 한시간씩 통화하는 엄마의 수다를 듣지 않을래야 안들을 수가 없었다.
나는 그런 엄마가 되지 않겠노라고 다짐을 하였지만, 보고 배운게 그것뿐이라, 나역시 엄마와 같은 길을 걷고 있었다. 그것을 알게 해준 내 아이에게 감사함을 느낀다. 저항하고 반항하는 아이의 모습에서 내 어린시절의 눈빛과 마음을 읽을 수가 있었다. 엄마는 그냥 엄마이고, 아이에게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주어야하는 사람이다. 미성숙한 자가 엄마가 되면 아이는 불안감을 느낄 뿐더러 감정까지 파괴된다.

이 책을 보고서는 마음이 동했다. 그냥 엄마. 책의 제목에서부터 마음이 뜨끈했다. 엄마. 그냥 엄마는 어떤 존재일까?
눈이 보이지 않는 3명의 엄마에 대한 이야기가 실려있다. 그녀들은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사랑으로 아이들을 보살핀다. 그랬기에 눈이 보이지 않더라도 아이들은 온전히 그 사랑을 느낄 수 있고, 잘 자랄 수 있었다. 그녀들의 자식사랑에서도 무조건적인 사랑이 아니라, 그녀들만의 규칙이 있고, 아이들에게 모범이 되고, 엄마로써 부족한 점을 인정하며, 진정으로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녹아있었다.

이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엄마 김은선과 딸 은솔이의 이야기
2장 엄마 이지영과 딸 지윤이의 이야기
3장 엄마 박민정과 아들 민준이의 이야기
4장 평범하지만 특별한 사람들의 이야기

이 책은 눈이 보이지 않는 세 명의 엄마들과 그 아이들의 사연을 담은 책이다. 눈이 잘 보이는 나도 엄마라는 것이 어렵기만 한데, 눈이 보이지 않는 그녀들은 어떻게 아이들을 사랑으로 돌보았을까?
˝좋은 엄마는 혼자되는 것이 아니라 아이와 함께 되어가는 것이다.˝
이 문장은 서문에서 언급한 말인데, 작가의 말씀에 완전 공감한다.

마음이 흔들리거나 육아가 힘들다고 생각이 들 때, 이 책을 꺼내봐야겠다. 나는 눈은 성하지만 마음으로 보는 것에 있어서 한 없이 부족한 엄마다. 아이를 키우는데에는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아우르고 토닥이는 것이 더 중요한 것 같다. 진정으로 우리에게 평범한 엄마는 무엇일까? 아이를 위해, 그리고 엄마인 나를 위해, 어떤 엄마가 될 것인지 고민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엄마로써 한 살 한 살 먹어감에 따라 퇴보하지 아니하고, 아이와 함께 성장하는 엄마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할 수 있었다.
친정엄마에게서 받지 못했던 그냥 엄마라는 의미를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나도 멋진 엄마, 완벽한 엄마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엄마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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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의 기억, 베스트셀러 속 명언 800 - 책 속의 한 줄을 통한 백년의 통찰
김태현 지음 / 리텍콘텐츠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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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의 기억, 베스트 셀러 속 명언 800
:책 속의 한 줄을 통한 백년의 통찰
김태현 지음
리텍콘텐츠(RITEC CONTENTS)
2022년 2월 3일
356쪽
15,800원
분류-인문/교양(인문에세이)/자기계발(처세술/삶의자세)

표지에는 노를 저어 배를 타고 가는 한 사람이 있다. 이 사람이 상징하는 바는 무엇일까? 표지를 보면 그 책의 힌트가 반드시 있다. 나의 생각으론 이 책을 읽는 독자가 100년의 기억, 베스트셀러들을 노저어 지나가는 사람이 된다는 뜻인 것 같다. 나도 이 책을 읽음으로써 100년의 기억, 베스트셀러를 조금이라도 알 수 있는 한 명의 독자가 되지 않을까?

이 책은 베스트 셀러 속 명언집으로 800권에 대한 명언이 실려있다.
part 1 좀 더 느리게 걷다 보면 보이는 것들
part 2 버림을 통해 채움을 얻는 방법
part 3 지친 마음을 보듬어주는 책 속의 한 줄들
part 4 픽션으로 세상을 보다
part 5 역사도 인생도 똑같이 반복한다
part 6 미래를 움직이는 인문학
part 7 꿈과 목표는 어떻게 인생을 바꾸나
part 8 나의 시간을 내가 지배하는 법
part 9 미래와 미경험의 세계를 도전하는 힘
part 10 인생의 안목과 센스를 기르는 방법
part 11 인간관계에도 정답이 있다면
part 12 0.1% 탁월한 사람들이 인사이트
part 13 돈의 사이클을 만들어내는 부자들의 비밀
part 14 천재들은 어떻게 사고하는가

정말 다양한 주제의 다양한 책들이 다정하게 조언하고 충고하는 문장들이 한 문단의 분량으로 짤막짤막하게 쓰여있다. 나는 그 중에서 가장 와닿은 부분들이 있다. 그것은 part 3의 지친 마음을 보듬어주는 책 속의 한 줄들, part 7의 나의 시간을 내가 지배하는 법이 가장 인상 깊었다. 아이들에게 올인하다보니, 내 삶이 없어지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나도 사라졌다. 하지만 또 아이들이 자라감에 따라 엄마의 모습도 변화해야 된다는 것을 최근에 알게 되었다. 3학년 반이 확정되기 전의 2월의 아들래미와 3월의 아들래미 모습과 행동과 사고는 하늘과 땅차이이다. 이 책을 읽고서는 마음을 다잡았다. 아이가 커감에, 독립해나가는 것에 서운해하지 않고, 나도 내 내면을 더 튼튼히 하자. 그리고 소홀했던 둘째에게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이 들었다.

알쓸신잡이라는 프로그램으로 정재승 박사님의 매력에 빠졌다. 말도 어찌나 조근조근 이해가기 좋게 말씀해주시는지 입담과 재치에 더 반해버린 것 같다. 그런 박사님이 집사부일체라는 프로그램에 나오셨는데, 박사님의 집은 그야말로 책을 위한 집이었다. 인스타그램도 팔로우가 되어 있어서 스마트폰 속에서도 종종 보았었는데, 확실히 전체를 화면에 담아 내다 보니, 책 2만 여권의 장엄함이 느껴졌다. 박사님의 말씀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책을 읽다보면 책이 또 다른 책을 부른다.˝라는 말이다.

나처럼 독서초보자들은 어떤 책을 골라 읽어야 할지 서가 앞에 서면 막막하기도 하다. 어떤 카테고리에서 어떤 책을 선택할지 망설인다. 하지만 <백년의 기억, 베스트셀러 속 명언 800>을 읽다보면 그 망설임이 잡힐 것 같다. 14개의 주제, 그 속의 800권의 베스트셀러들만 읽더라도 우리에게 돌아오는 긍정적인 효과는 어마어마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이 책을 부른다. 이 책으로 다른 책을 읽을 수 있는 시작이 될 수도 있으며, 책을 읽다가 이 책으로 그 책의 핵심문장을 짚어내게 되는 확인서도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올해는 망설이지 말고, 이 책에 있는 3가지 주제들 정도만 골라서 독서를 꾸준히 해보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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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영혼의 이용
마쓰다 아오코 지음, 권서경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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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영혼의 이용: The sustainable Use of Our Souls
마쓰다 아오코 지음
권서경 번역
한스미디어
2022년 3월 3일
280쪽
15,000원

<82년생 김지영>을 감명깊게 읽은 나로서는 ‘<82년생 김지영>에 대한 세계의 연대‘라는 이 책의 소개를 보고 읽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 책은 페미니즘 소설로 나도 여성이기에 관심이 갔다. 과연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까? 일본의 페미니즘 작가가 쓴 소설 속 사회 모습이나 인물의 모습은 어떨까. 제발 한국과 다르기를...여성이 살기 좋은 환경이기를 바랬다. 아니나 다를까. 소설 속 세상도 지금 현실과 별반 다를게 없었다.

어느 날 갑자기, 아저씨들이 소녀들을 더이상 보지 못하게 된다. 볼 수 없게 된다. ‘아저씨‘들의 노골적으로 소녀들을 바라보는 성적인 시선에서 소녀들은 자유를 만끽한다.
성희롱과 성차별로 인해 퇴사하고 캐나다에 다녀온 게이코.
그녀는 일본 여성의 모습을 더욱 깨닫게 된다. 그녀의 눈에 비친 일본여성의 모습은 존재감도 없고, 순종적이고, 얌전하다.
이 아저씨에 저항하기 위해, 아저씨가 만든 세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지금까지 봐왔던 여성아이돌의 모습과는 다른 여성 아이돌과 혁명을 하기로 하는데...

p270-271
지금껏 이 사회는 아저씨가 움직여왔다. 아저씨가 지휘하는 한 어디든 예외없이 똑같은 결과가 나왔다. 사회가 아저씨에 의해 운영되는 이상 여자아이는, 여성은, 어디에 있든 무엇을 하든 아저씨의 손으로부터, 아저씨의 눈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없다. 최후의 순간만큼은 아저씨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다. 아저씨가 정하지 않은 세계를 보고 싶다. 아저씨가 사라진다면 사회구조는 극적으로 바뀔 것이다.

아이 학교 옆에는 중학교가 있다. 중학교는 남녀공학인데, 모든 여학생들이 그런건 아니지만, 정말 심하다 싶은 점들이 있다. 그것은 바로 치마의 길이인데, 치마가 너무 짧고 폭이 좁아서 같은 여자인 내가 보아도 눈살이 찌푸려진다는 것이다. 그것은 왜일까? 내 나이 또래의 사람도 그렇고, 그 전 세대도 그렇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단정하지 못해서 눈살이 찌푸려지는 것이 아니라, 저러고 다니면 남자들의 눈에 쉽게 닿기에 안타까운 것이다. 지나가는 남자들이 다 쳐다본다. 훑어본다. 나이에 상관없이 10대, 20대, 30대, 하다못해 60대, 70대 할아버지도 수고롭게 고개를 돌려 보며 지나간다.

게다가 어느 젊은 여성은 Y존이 확 부각되는 쫄쫄이 레깅스, 엉덩이를 덮지않고 대놓고 입고 다닌다. 몸매가 그대로 드러나는 전신 수영복을 입은 것 같은 모습으로 길거리를 돌아다닌다. 자전거를 타고 가던 할아버지가 앞은 안보고 그 젊은 여성에 눈이 돌아가있다. 실컷 보더니, 혀를 끌끌 찬다. 쳐다보지나 말든가. 욕을 하지나 말든가.

나는 이 소설을 읽기 전에도 ‘아저씨(부정적인 남성이라고 지칭하고 싶다. 모든 남성이 그런것은 아니니까.)‘라는 존재가 이 책에 가깝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 소설의 ‘아저씨‘는 긍정적인 남성의 모습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음탕하고 음흉한 남성을 지칭하는 말로 쓰였다. 그 아저씨 속에는 여성이면서도 그 아저씨급으로 영향력을 가진 여성도 포함된다. 여성의 적은 여성이라는 말도 있듯이, 일본도 제도권안에 들어간 성공한 여성은 소녀들의 적인가 보다싶었다.

가히 충격적인 소설이다. 이 소설을 읽고 느낀 점은 나도, 내 아이도 아저씨화 되지 말자는 다짐과 함께 분노와 슬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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