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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사춘기 대 갱년기 ㅣ 문학의 즐거움 72
제성은 지음, 이승연 그림 / 개암나무 / 2024년 11월
평점 :
아들 사춘기 대 갱년기
(문학의 즐거움 - 72)
제성은 글
이승연 그림
개암나무
2024년 11월 20일
176쪽
14,500원
분류 -초등고학년 창작동화
올해 하반기 들어 아들래미 정수리에서 뭔가가 감지되었다. 아, 드디어 사춘기라는 녀석이 불쑥 다가왔나? 나는 남자도 아니고, 남자 형제를 가지지도 않았는데, 남자의 사춘기는 너무도 막막하다. 사춘기 책들을 한 권 두 권 보고 있는데, 아이와 함께 나눌 수 있을 정도의 책을 아직 찾지 못해서 조금 아쉽기도 하고, 더 막막했다. 그런데, 이번에 개암나무출판사에서 아들의 사춘기에 대해 풀어가는 동화가 한 편 나온 것이다.
이번 이야기의 주인공은 초등 5학년 수호. 두둥. 수호는 사춘기가 시작되었다. 콩나물처럼 자라는 키와 주체할 수 없는 퀴퀴한 냄새, 그리고 폭발할 것 같은 여드름, 게다가 좋아하는 여자친구도 생겼다. 사춘기라 예민하다 호소해보지만, 누나는 수험생, 엄마는 갱년기가 시작되었단다. 오르락 내리락 하는 엄마의 기분과 그런 엄마의 잔소리가 못마땅한 아들 수호, 후회의 말을 중얼거리는 수호네 아빠.
그날도 엄마의 잔소리를 피해 집밖으로 나갔다가 우연히 만나게 된 래나에게 반해버린 수호. 수호의 첫사랑은 이루어질 것인가?
요절복통 수호의 이야기.
이 책은 사춘기 아이와 갱년기 부모의 이야기를 담은 <사춘기 대 갱년기>시리즈의 세번째 이야기다. 이전 작품들에선 사춘기를 맞은 주인공들이 여자 어린이였던 반면, 이번 <아들 사춘기 대 갱년기>에선 남자 어린이가 사춘기를 맞았다. 아직 두 전 작품들을 읽지 않았지만, 아들 사춘기라는 제목에서부터 왠지 모를 격한 공감대를 형성하며 이 책은 꼭 읽어야지 싶었다.
나도 이제 곧 갱년기가 올텐데, 본격 사춘기가 온 아들과의 한바탕 전쟁이 무섭기도 하고, 기대되기도 하다. 부디 무사히 서로 상처주지 않으면서 잘 지나갔으면 하는 게 내년, 후내년까지의 소원이랄까?
작가님께서 ˝선 넘네.˝라는 말에서 강한 인상을 받으셨다는 것처럼, 나 역시도 이 부분에서 가장 인상이 깊었다.
불현듯 다가올, 어쩌면 이미 시작되었을지도 모를 ˝선 넘네.˝
자기의 ‘선‘을 침범했다면서 부모에게 자꾸 ‘선‘을 넘는 사춘기.
부모가 그어놓았던 선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선을 그어나갈 내 아들들, 서로의 차이를 이해해가는 과정이 우리에게도 곧 올 것이다.
이 책을 읽고보니 이전 작품인 두 권도 읽고 싶어졌다. 도서관에 가서 빌렸더니, 인기가 많은 책이었는지 책 상태가 썩 좋지 않다. 여자 아이들의 사춘기는 어떨까? 같은 반 친구들 사이에서 남자 친구도, 여자 친구도 사춘기를 맞이한 친구도 있을텐데, 사춘기에 살짝 접어드는 우리 아들도 이 시리즈로 서로를 이해하는 계기가 될 것 같다. 여러 친구들과 함께 사춘기를 잘 보냈으면 좋겠다. 물론 나하고도 말이다.
사춘기를 시작한 아이와 부모가 함께 읽고 대화를 나누기에 정말 좋은 책이고, 정말 좋은 시리즈다. 강력추천한다.
이번 동화를 읽는 것을 기회로 제성은 작가님을 알게 되었다. 작가님의 다른 책도 어여 읽어봐야겠다. 멋진 작가님을 또 한 분 알게 되었다.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